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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면 못 크고, 지면 더 크게 다친다”…삼성증권, ‘리스크 자격 시험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2 16:19

IB 확대는 부담, WM은 한계…“성장할수록 커지는 리스크 역설”

“안 지면 못 크고, 지면 더 크게 다친다”…삼성증권, ‘리스크 자격 시험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삼성증권이 성장과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공격적 확장은 수익 기회를 키우지만 동시에 리스크 노출을 확대하고, 보수적 전략은 안정성을 높이는 대신 성장 속도를 제한하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안 지면 못 크고, 지면 더 크게 다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증권사일수록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단순 비용 관리 수준을 넘어 경영 전략 자체로 격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고 한 번이 구조 전체 흔든다”…대형사일수록 커지는 부담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 경쟁력의 중심은 수익성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전산장애, 해외주식 주문 오류, 파생상품 손실 분쟁, 가상자산 관련 민원 등 다양한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금융민원은 12만8000건을 넘어섰고, 처리 기간도 증가하면서 업권 전반의 관리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객 기반이 큰 대형 증권사는 동일한 사고라도 영향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특징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사는 개별 이슈지만, 대형사는 시스템 이슈로 확산된다”고 말했다.

대표 사례로 2018년 삼성증권의 배당 오류로 발생한 ‘유령주식 사태’가 꼽힌다. 당시 약 2조 원 규모의 잘못된 주식 입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와 신뢰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됐다. 이후 내부통제 기준은 강화됐지만, 구조적 리스크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스템 기반 금융업 특성상 단일 장애가 대규모 고객 영향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리스크 비용은 손실 보전보다 신뢰 훼손으로 더 크게 전이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IB 확대, 성장 축이지만 동시에 리스크 핵심 구간

이 같은 환경은 성장 전략과 직접적으로 충돌한다.

현재 증권업계의 핵심 수익 축은 투자은행(IB) 부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등 고위험·고수익 영역에서 수익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IB 부문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속도를 조절한 성장 전략을 유지해 왔다.

초대형 IB 인가 부재와 함께, 대형사 특성상 내부통제 비용과 리스크 관리 부담이 공격적 확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PF나 구조화 딜은 한 건의 부실이 수천억 원 손실로 이어질 수 있고, 대형사의 경우 재무적 손실보다 신뢰 훼손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결국 IB 확대는 수익성 개선 요인이지만 동시에 리스크 노출을 확대하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WM도 구조 변화…“안정 성장의 한계”

삼성증권의 또 다른 축인 자산관리(WM) 부문도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삼성증권은 2025년 기준 순이익 1조84억 원, 영업이익 1조3768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고객도 6000명을 넘어서는 등 고액자산가 기반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WM 성장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거래대금 감소는 수수료 수익 둔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ETF 및 패시브 투자 확대는 전통적인 중개 수익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겹치면서 수익 구조의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WM 부문이 안정적 성장 기반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성장 구간보다는 저성장 안정 구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격보다 정교함”…전략은 리스크 선별로 이동

삼성증권이 선택 가능한 전략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 기반의 선택적 성장 전략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초고액자산가 중심 WM 강화, 디지털 자산관리 고도화, IB 부문 내 리스크 선별적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규모 중심 경쟁에서 정밀도 중심 경쟁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속도와 안정 사이…대형사의 구조적 딜레마

금리 환경 변화, 부동산 PF 조정,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외부 환경 역시 증권사들의 전략 선택 압박을 높이고 있다.

삼성증권을 포함한 대형 증권사는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인지, 아니면 리스크 관리 중심의 안정 전략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요구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일수록 리스크 관리 기준이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며 “성장과 안정이 동시에 요구되는 구조 자체가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결국 삼성증권의 경쟁력은 단순한 수익 규모가 아니라 리스크를 감당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역량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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