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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Hiʼ 출격…‘더 현대 신화ʼ 정지영, 이커머스 승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0 00:00 최종수정 : 2026-04-20 00:57

현대百, 더현대 서울 성공 발판 온라인 혁신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도입…프리미엄 지향

‘더현대 Hiʼ 출격…‘더 현대 신화ʼ 정지영, 이커머스 승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더현대 서울을 통해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현했듯 더현대 하이(Hi)를 통해 디지털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입니다.”

정지영닫기정지영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 사장이 ‘더현대 하이’ 이커머스를 론칭하면서 한 말이다.

2021년 ‘쇼핑 불모지’였던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안착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이커머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오프라인 중심이던 현대백화점에 ‘더현대 하이’는 새로운 성장 실험이자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기존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한 ‘더현대 하이’ 운영을 개시했다. 각 분야의 특화 전문관을 숍인숍 구조로 구현해 프리미엄 큐레이션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돌다리 두드리던 현대百, 이커머스 ‘실험대’

‘더현대 하이’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현대백화점의 경영 기조가 있다. 그간 안정적인 운영을 중시하며 돌다리도 수십번 두드려보는 전략을 유지해온 터라 이커머스 론칭이 이례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공격적인 확장보다 검증된 사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 성공을 발판으로 온라인 영역까지 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이번 ‘더현대 하이’ 론칭의 중심에는 정지영 사장이 있다. 정 사장은 ‘더현대 서울’을 주도하며 오프라인 혁신을 이끈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당시 현대백화점에 부담이 적지 않은 도전이었다. 쇼핑 수요가 크지 않던 여의도에 신규 점포를 내는 것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개점은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현대백화점 경영진 사이에서도 더현대 서울 추진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설 정도로 고민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정 사장은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으로서 ‘더현대 서울’이라는 새로운 브랜딩을 앞세워 프로젝트를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우려 속에 세상에 나왔지만, ‘더현대 서울’은 가시적인 성과를 빠르게 입증했다.

백화점업계에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없이도 최단 기간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했고,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7위에 오르며 출점 5년 만에 주요 점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더현대 서울을 통해 오프라인 혁신을 이끈 정 사장이 이번에는 온라인에서도 변화를 시도하고 나선 셈이다.

더현대 하이는 현대백화점의 올해 중요 사업 중 하나로, 긴 시간을 들여 나온 서비스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몰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더현대 하이를 선보이게 됐다”며 “단순히 상품 판매를 넘어 콘텐츠를 결합한 프리미엄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더현대 하이, 뭐가 다른데

‘더현대 하이’는 가격과 할인 중심의 기존 이커머스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특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계절·공간·취향에 맞는 패션·리빙·식품·뷰티 상품을 묶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구조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각 카테고리별 전문관을 숍인숍 형태로 구성한 멀티 전문관 체계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상품 구성에선 선별 전략으로 기존 이커머스와 차이를 뒀다. 일정 기준만 통과하면 쉽게 입점할 수 있는 오픈마켓형 이커머스와 달리 더현대하이는 현대백화점 바이어가 직접 검증한 3000여 브랜드만 입점시켜 큐레이션의 밀도를 높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검증된 브랜드와 차별화된 신규 브랜드를 함께 배치해 선택의 폭과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즉 백화점에 직접 가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막스마라’, ‘메종 마르지엘라’, ‘RRL’ 등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사몰 못지않은 수준의 전문관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 백화점 ‘봉마르쉐’의 최고급 식품관 ‘라 그랑드 에피세리’ 전문관 등도 선보이고 있다.

접근성 확대를 위한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더현대 하이가 카카오톡 프리미엄 이커머스 영역 파트너사로 합류하면서다.

카카오톡 내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서비스와 연계해 이용자 질문 맥락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특정 스타일이나 선물 추천을 요청하면 관련 상품을 큐레이션 형태로 제공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하이’의 성패가 현대백화점의 온라인 경쟁력 확대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큐레이션과 브랜딩 전략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통할지,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더현대 하이는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취향 기반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려는 시도”라며 “상품 수 확대보다 선택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규모 경쟁보다 브랜드 정체성 구축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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