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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앞둔 KT…‘티빙・웨이브’ 합병도 속도 낼까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4 14:55 최종수정 : 2025-12-04 15:19

KT 수장 교체 임박…미디어 사업 재편 ‘관건’
KT, 유료방송 기반 vs 콘텐츠 성장 딜레마
정부 주시·내부 과제 속 합병 방향에 ‘촉각’

사진=각 사

사진=각 사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KT 새 대표 선임 절차가 진행되면서 미디어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가 새 리더십 아래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KT는 그동안 이익 불투명성과 복잡한 지배 구조를 이유로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오며 논의가 2년 가까이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군을 7명으로 압축했다.

압축된 7인 후보로는 김철수 전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 C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주형철 전 대통령실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사장 등으로 알려졌다.

앞서 KT는 김영섭닫기김영섭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가 연임 포기를 밝히면서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9일 2차 회의를 열어 후보를 3~4명으로 다시 압축한 뒤, 16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KT는 새 대표 조건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시장 변화 대응 역량을 갖춘 인물”을 제시했다. 보안 사고 수습, 내부 통제 강화, 수익성 개선 등 단기 과제 외에도 미디어·플랫폼 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리더십 교체를 계기로 KT의 미디어 사업 재편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KT가 그동안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빅딜 티빙-웨이브 합병 여부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KT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키워왔다.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2대 주주(지분 약 13.5%)로서 CJ ENM, JTBC 등과 합병 논의의 한 축을 맡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KT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 배경에는 단순히 주주가치문제뿐만 아니라, KT 사업 구조 전반과 직접 연결된 이해관계가 자리한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지상파 중심 플랫폼의 독점력이 이미 약화된 상황에서 단순 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KT가 티빙·웨이브 합병에 신중한 이유는 자사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 우려 때문이다. 현재 국내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KT는 IPTV 서비스로 가입자 생태계를 굳히고 있다.

자료=와이즈앱/리테일

자료=와이즈앱/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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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으로 OTT의 자체 플랫폼과 구독 모델이 강화되면, 이용자들이 IPTV 셋톱박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OTT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KT의 유료방송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합병이 성사될 경우 티빙의 CJ ENM 콘텐츠와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가 묶이면서, KT스튜디오지니가 미디어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콘텐츠 공급자이자 플랫폼 사업자인 KT 입장에서는 이중의 부담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합병 추진은 2022년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사전 협력은 진행 중이지만 각 주주의 이해관계 조율이 진척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KT 새 대표가 미디어와 콘텐츠 부문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삼을 경우, KT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통신사인 KT는 IPTV 중심에서 OTT로 이동하는 이용자 흐름을 막기 어렵고, K-콘텐츠 글로벌화 속에서 콘텐츠 공급자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졌다.

때문에 KT는 장기적으로 OTT·콘텐츠 시장에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KT는 통신 사업 중심의 구도를 넘어 콘텐츠와 플랫폼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으려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KT는 미디어 매출 5조원 목표를 세웠고, 인공지능(AI) 콘텐츠・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숏폼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포트폴리오도 재편 중이다.

이러한 전략 전환 과정에서 리더십 교체는 단기적으로 합병을 현실화하진 않더라도, 미디어 포트폴리오 재편과 OTT 생태계 참여를 위한 협상 판도를 새로 짜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질 협상이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T는 최근 보안 사고 수습과 조직 안정화라는 내부 과제를 안고 있고, 티빙은 제작비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대표 교체로 합병 판에 새 돌파구가 열릴 여지는 있지만, KT가 내부 현안을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느냐가 전제 조건”이라며 “새 리더십이 미디어 사업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티빙·웨이브 합병의 속도와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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