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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SPC그룹…허진수·희수 제빵 형제 ‘따로 또 같이’ 달린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29 05:00 최종수정 : 2025-09-29 08:57

형은 파리바게뜨 해외 사업 더해 안전경영 이끌어
동생은 쉐이크쉑 이어 치폴레로 외식 사업 ‘승부수’

‘3세 경영’ SPC그룹…허진수·희수 제빵 형제 ‘따로 또 같이’ 달린다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SPC그룹 오너가(家) 허진수·허희수 형제가 아버지 허영인닫기허영인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형인 허진수 SPC그룹 사장은 계열사 안전사고 문제를 예방하는 총책을 맡았으며, 동시에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동생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미국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에 이어 치폴레 국내 사업을 따내면서 외식사업 강화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28일 SPC그룹에 따르면,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 내 제빵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SPC그룹은 이번 공장 건립에 총 2억800만 달러(약 2900억 원)를 집행,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내걸었다.

첫 단계로 2027년 1만7000㎡(약 5100평) 규모에 이어 2029년까지 2만8000㎡(약 8500평) 규모의 생산단지를 조성한다. 앞서 SPC그룹은 지난 2월 15만㎡(약 4만5000평) 크기의 부지를 사들였다.

SPC그룹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현 250여 개 수준인 파리바게뜨 매장을 오는 2030년까지 1000여 개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텍사스주 제빵공장을 중미시장의 교두보로 삼고, 생산과 물류 등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허진수 사장이 파리바게뜨 글로벌 개척에 전력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실제로 허 사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와 예비 가맹점주, 협력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해외 첫 가맹점 간담회를 열었다. 행사 기간 250여 명이 참석해 파리바게뜨 가맹사업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허 사장은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 그들을 일일이 챙겼다.

허 사장은 미국 가맹사업을 더욱 체계화함과 동시에 고도화해 글로벌 가맹사업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로 했다. 허 사장은 미국 외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제빵공장을 짓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허 사장은 지난 3년간 자사 계열사에서 발생한 세 차례 사망사고 관련 매듭을 짓고자 의지를 내보였다.

SPC그룹은 지난 7월 사내 계열사 대표들이 모인 ‘변화와 혁신 추진단’을 꾸렸고, 추진단장으로 허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 추진단은 SPC그룹 사내 계열사 대표들로 구성된 ‘SPC 커미티’에 안전사고 예방 관련 개선책을 직접 제시한다. 추진단에는 안전시스템·행복한 일터·준법 등 3개의 소위원회도 별도로 만들었다.

추진단은 SPC그룹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스템 전반에 걸쳐 대응책을 마련한다. SPC그룹은 이달 들어 생산직 근무제도를 개편했다. 그룹 전 계열사 생산현장에서 현 2조 2교대 근무를 3조 3교대 체제로 바꿨다. 생산직 근로자의 야간근무 시간도 8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이에 SPC그룹은 생산직 250명을 추가 고용한다.

SPC그룹 전체 직원 2만2000여 명 중 생산직은 65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30%에 이른다. 그만큼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동생인 허희수 부사장은 외식사업에 힘을 기울였다. 허 부사장은 현재 SPC그룹의 외식사업 계열사인 빅바이트컴퍼니와 디저트사업 계열사인 비알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최근 허 부사장은 빅바이트컴퍼니의 신사업으로 미국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의 국내 사업 전개를 알렸다. 빅바이트컴퍼니는 현재 미국 햄버거 브랜드인 쉐이크쉑과 스무디 브랜드 잠바주스의 국내 사업을 맡고 있다.

빅바이트컴퍼니는 지난 2023년 12월 SPC그룹의 지주사 격인 파리크라상으로부터 쉐이크쉑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파리크라상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앞서 파리크라상은 지난 2016년 7월 서울 강남역 부근에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쉐이크쉑 첫 매장을 냈다. 이후 출점 전략을 펴면서 국내 32곳의 쉐이크쉑 매장을 두게 됐다.

최근에는 미국 본사로부터 쉐이크쉑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해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빅바이트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1065억 원으로, 전년(895억 원) 대비 19.0%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허 부사장은 ‘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과 손잡고 합작법인 ‘S&C Restaurants Holdings’를 세웠다. 내년 서울과 싱가포르에 첫 매장을 내면서 국내외 사업을 동시에 개시한다. 치폴레가 합작법인을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부사장은 비알코리아에서 디저트 브랜드인 던킨과 배스킨라빈스의 국내 사업도 담당한다. 비알코리아 역시 올해 활발한 행보를 보였는데, 던킨은 국내 론칭 30주년을 맞아 콘셉트 매장 격인 ‘원더스’를 공개했다.

이전과는 달리 개방감 있도록 공간을 꾸몄고, 도넛을 취향에 따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시스템도 선보였다. 허 부사장은 브랜드 로고 디자인부터 메뉴 개발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 또한, 배스킨라빈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아이스크림을 추천해주는 매장(‘워크샵’)을 내놨다.

이처럼 SPC그룹은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자사 브랜드와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 던킨 등 46개의 브랜드를 아우른다.

SPC그룹은 고 허창성 창업주가 지난 1945년 세운 ‘상미당’을 전신으로 한다. 허창성 창업주는 당시 황해도에 제과점을 냈으나, 6·25 전쟁으로 인해 서울로 터를 옮기게 된다. 이후 1959년 사명을 ‘삼립제과공사(현 삼립식품)’으로 바꿨으며, 크림빵과 삼립호빵 등 양산빵 시대를 열었다.

현재의 SPC그룹은 허창성 창업주의 차남인 허영인 회장이 만들었다. 허영인 회장은 삼립식품 매출의 10% 규모인 샤니를 물려받았으나,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 등을 통해 제과 본업에 집중,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허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에 처한 삼립식품을 인수, SPC그룹을 국내 최대 제빵기업 반열에 올렸다.

현재의 사명 ‘SPC’는 지난 2004년 지은 것으로, 삼립식품과 샤니를 뜻하는 ‘S’와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의 ‘P’ 그리고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등 나머지 회사들, 즉 ‘other Companies’에서 ‘C’를 땄다. SPC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8조2729억 원이다.

어느덧 허 회장의 대를 이어 허진수·허희수 형제의 SPC그룹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 파리크라상 지분구조는 현재 아버지 허영인 회장이 63.31%를, 허진수 사장이 20.33%를, 허희수 부사장이 12.82%를, 형제의 어머니 이미향 씨가 3.54%를 들고 있다. 지분에서는 형제 간 쏠림 현상은 없지만, 형제는 각자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 가며 SPC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SPC그룹 측은 “텍사스 공장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맛과 행복한 맛을 전하고, 파리바게뜨를 최고의 글로벌 베이커리로 만들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치폴레에서는 미국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해 고객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 글로벌 외식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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