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충당은 기업이 판매를 위해 보유하거나 제작 중인 제품 등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때, 예상되는 손실분을 재무제표에 미리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팔지 못한 재고는 시간이 지나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미리 영업손실로 회계 처리했다.

정확한 충당금 규모는 회사가 실적 설명회 당일 발표할 전망이지만, 삼성전자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증권사들이 예상한 영업이익 전망치(6조1800억원)가 실제 수치(4조6000억원)과 1조6000억원이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재고충당을 5조원으로 2023년(7조4000억원) 대비 크게 줄여 설정했다. 당시만 해도 AI 서버 수요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세를 보였고, 엔비디아향 HBM 공급이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엔비디아 HBM 품질 테스트는 올해 7월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삼성전자에 타격을 입혔다. 미국 매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판매길도 제한이 걸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로 판매 제약 및 관련 재고충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단 삼성전자가 상반기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했기에 하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회사는 "개선된 HBM 제품이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가 진행 중"이라며 "비메모리도 점진적 수요회복으로 적자 출소를 기대한다"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