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그룹 지주사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대전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는 안건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의 사내이사는 현재 윤여원 대표와 조영주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기획본부장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남은 임기는 약 2년이다.
윤 부회장의 결정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있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가 2021년 이후 실적 부진, 주가 하락 등으로 계속 고꾸라지고 있다”면서 ”투자 대비 아쉬운 연구개발 성과와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 영업이익 등으로 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매출 6156억 원, 영업이익 24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지난 2021년 916억 원이었던 때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윤 대표 측은 이사회 개편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윤 부회장 측이 이사회 개편을 통해 윤 대표를 수장직에서 끌어내리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실적 턴어라운드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 및 이사회 변경 요구는 시기상조”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최근 2년간 건강기능식품 산업 전반이 침체됐음에도 업계 내 유일하게 매출 성장을 이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단기 실적 개선에는 상당한 부담이 됐지만 그 과정에서도 주주 배당금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지속해 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남매 간 지분 불균형이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와 핵심 계열사인 한국콜마를, 윤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하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책임지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은 콜마홀딩스가 44.6%를 보유하고 있으며 윤 대표 지분은 7.8%에 그친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도 3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윤 대표가 지분율에서 크게 밀리는 만큼 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지분구조 상 우호지분을 모은다고 경영권 분쟁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법적대응도 검토하고 있지만 원만히 해결하는 게 최선이다. 임시 주총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설득하는 방법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2021~2022년 호실적에 대한 역기저 효과로 현재 실적이 주춤하고 있지만 단 2년 만의 성적으로 윤 대표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건 부당한 처사”라며 “정기 주주총회가 불과 한두 달 전쯤인데 벌써 이사진을 교체한다는 건 너무 급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