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왜 일본 위기를 다시 부검하나?

김성민 교수(전.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교수)

smkim54@gmail.com

기사입력 : 2025-02-03 15:40 최종수정 : 2025-02-03 15:45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왜 일본 위기를 다시 부검하나?
일본의 금융 위기는 30년이 지난 까마득한 옛이야기인 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은 심심치 않게 일본의 위기를 언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정황이 일본 위기를 둘러싸고 있던 상황과 너무 유사하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상황도 일본과 유사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15년 이상이 지났지만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은 자국 경제가 일본과 같이 인구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에 따른 저성장이 장기간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소위 경제적 일본화(Japanification)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2010년 유로위기(Euro Crisis) 이후 유로지역(Euro area)은 저성장과 저물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코로나 발생 이후 소비심리 둔화, 주택 불황, 지방정부 부채 급증 등에 따라 매우 취약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도 도매물가지수가 2024년 12월 기준으로 27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2013년 12월에 비해 0.1% 상승하는데 머물렀다.

많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와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책당국은 디플레이션 심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에게 디플레이션 용어 사용까지 금기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적 일본화를 피하기 위해 정책당국자들과 학자들은 1990년대부터 진행된 일본의 위기와 대응을 살펴보면서 교훈과 시사점을 찾기 위해 일종의 부검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위기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첫째로 버블 붕괴 전 전세계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일본 경제가 버블 붕괴 후 왜 갑자기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 대변되는 장기 불황이 수십년간 진행된 상태로 전락했는가에 관한 의문점이다. 일본 경제의 불황이 버블 붕괴로 인한 민간 수요의 부족에 있었다면 불황이 장기화될 수는 없다. 팽창적인 통화와 재정정책을 통한 수요 진작으로 장기 불황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둘째로 위기 당시 일본 경제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의 급진전, 재정 세수의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현안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일본 정부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개혁에 늑장 대응한 배경으로 정치적 리더십 부족이 자주 지적되고 있는데 많은 국가들이 처한 정치 상황도 일본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선출직 정치인들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재선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행태를 잘 나타내는 것은 룩셈부르크 총리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위원장을 역입한 장크로드 융커(Jean-Claude Juncker)의 발언이다. 2014년 6월 그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유럽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는 잘 알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를 시행했을 때 우리가 다시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라고 답변했다.

선진국들 중 처음으로 일본의 1990년대 위기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한 연구는 2002년 6월 미국 연준이 발표한 “디플레이션의 방지: 일본의 1990년대 경험의 교훈(Preventing Deflation: Lessons from Japan’s Experiences in the 1990s)”이다.

연준이 이러한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은 연준이 2001년초부터 정책금리를 4.75%포인트 인하해 1.75%까지 낮췄다. 이러한 큰 폭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고용사정은 호전되지 않았다. 연준은 명목 금리가 제로 금리 하한(zero lower bound)에 도달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 무력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연준은 1990년대의 일본 경험을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었다.

연준은 일본의 1990년대의 버블 경제의 정점과 그 후의 성장 둔화 과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선진국의 경기 순환과정과 유사한 형태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대차대조표상 순자산 가치 폭락,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증가, 엔화 강세 등 경기 하락을 이끄는 일본 특유의 요소들이 가세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디플레이션의 사전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통화 및 재정 정책을 과감한 팽창기조로 조기에 전환했으면 디플레이션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연준의 보고서는 순수한 경제적 측면에서 전개과정이 이미 알려진 일본의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정책을 모델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한 것이기 떄문에 사후약방문과 같다는 점에서 분명히 한계는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6년 후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응할 때 이 보고서를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본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정책금리를 2007년 9월의 5.25%에서 2008년 12월에는 0-0.25%로 신속하게 대폭 인하했다. 정책 금리가 0%까지 인하되어 제로 금리 하한에 도달해 금리 인하 등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의 효과가 의문시되자 연준은 미래의 금리 수준에 대한 시그널을 통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소위 선도적 안내(forward guidance)와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 또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등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신속하게 동원했다. 그 결과 연준은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회복시킬 수 있었다.

6년전 일본의 경험을 면밀하게 연구한 연준의 선견지명이 디플레이션 발생을 방지하고 경기를 회복하는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민 전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교수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고백인가 압박인가: 2001년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선언의 명암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1년 3월 일본 경제는 전후 일본 경제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3월 16일 일본 정부는 월례 경제보고를 통해 일본 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10년 넘게 구조적 불황을 부정해 오던 일본 정부가 결국 자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 있음을 비로소 공식 인정했다.정부의 충격적인 진단이 나온 지 불과 사흘 뒤인 3월 19일 일본은행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문 실험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의 도입이었다. 이에 앞서 2월 정책위원회에서 2000년 8월의 성급했던 금리 인상을 번복하고 제로금리 2 보험사 품는 사모펀드, 대주주 심사 재고해야 보험계약은 길게는 수십 년간 이어진다. 보험사는 상품을 판 뒤에도 계약이 끝날 때까지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동안 충분한 자본을 쌓고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도 보험사의 몫이다.보험사를 품은 사모펀드(PEF)의 경우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사모펀드는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낸다.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각을 전제로 한 경영은 보험사의 장기적인 자본관리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최근 롯데손해보험 매각 과정에서도 이 같은 간극이 드러났다. 롯데손보 사례를 통해 사모펀드가 보험사를 인수할 때 대주주 자격을 어디까지 살펴야 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롯데손보 CSM 3 성수용 한국금융인재개발원장 “금융윤리는 금융회사의 ‘신뢰자본ʼ 키우는 교육” 금융회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제도를 갖추는 것만큼 이를 실제로 움직이는 임직원의 윤리의식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금융사기 피해 속에서 성수용 한국금융인재개발원장은 금융인의 윤리의식을 조직 안에 뿌리내리는 교육이 금융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역량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성 원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가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고 성장하려면 핵심 자본이 신뢰자본"이라며 "금융윤리는 금융회사의 핵심 자본인 신뢰자본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의 국민이 예금과 투자금 등을 금융회사에 맡기는 기반에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이익을 위해 윤리적으로 행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