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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이커머스①] G마켓·11번가·티몬·위메프, 벼랑 끝 1세대 이커머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7-15 17:11

잘나가던 1세대 이커머스들의 위기
오픈마켓 1등 G마켓, CEO 교체
11번가, 매각 지연…누구 품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지급 논란

1세대 이커머스 기업 G마켓. /사진=G마켓 홈페이지

1세대 이커머스 기업 G마켓. /사진=G마켓 홈페이지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인터넷, PC보급이 활발하던 지난 2000년대 초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이커머스들이 벼랑 끝에 섰다. 실적부진, CEO교체, 매각지연, 정산금 미지급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잇따르면서다. 이런 배경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커머스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온라인 쇼핑 활성화를 주도한 화려했던 1세대 이커머스는 이제 뒷방 신세가 된 모습이다.

G마켓과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은 오픈마켓을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온라인쇼핑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이들은 꽤나 긴 시간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과거 G마켓·옥션이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70%에 달했던 점만 봐도 당시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저력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유통 트렌드가 급변하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재편됐다. 직매입을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들이 가격경쟁력과 새벽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단숨에 시장리더로 떠오르면서다. 그 기간 1세대 이커머스들은 서비스 차별화 타이밍을 놓쳤고, 자체적인 경쟁력이 약화되자 잇달아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업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보다 기존의 것에 안주한 결과”라며 “자금력이 풍부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등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더 힘들어졌다”라고 말했다.

◆G마켓, ‘정통 이베이파’ 떠난 자리에 외부인사

최근 G마켓(대표이사 정형권)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지 3년 만에 경영진 물갈이가 이뤄졌다. 이베이코리아에서만 20여 년간 근무한 전항일 대표가 물러난 대신 알리바바, 쿠팡을 거친 정형권 前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이 신임 대표가 됐다. 주요 핵심 임원들도 모두 쿠팡과 네이버를 거친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신세계는 아마도 인수 당시 G마켓이 유일한 흑자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점, 긴 업력을 통한 1세대 이커머스 노하우 등을 매력점으로 여겼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네이버쇼핑, 쿠팡보다 한 발 느린 서비스와 시스템, 오픈마켓 경쟁력 약화, 배송 경쟁력, 가격 등 1위 사업자를 따라가기엔 한참 뒤쳐져있었다.

G마켓은 신세계에 인수되고 다음해인 2022년 ▲1분기 -194억원 ▲2분기 -182억원 ▲3분기 -149억원 ▲4분기 -130억원 적자를 내며 그 해에만 65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321억원, 올해 1분기에는 85억원의 손실을 냈다. 수익성이 악화했다.

G마켓 내부에서도 오픈마켓 경쟁력에 대한 한계, 여러 이커머스 기업에 이리저리 치이는 애매한 포지션 등 위기를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 20%에 달하던 G마켓은 이제 SSG닷컴과 합쳐도 20%가 채 되지 않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

이런 이유로 신세계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에서 벗어나 외부인재 영입을 통한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는 국내 대표 이커머스로 불린 G마켓이지만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점 약화하면서 그때 그 시절의 명성은 옛말이 된 모습이다. 정형권 G마켓 신임대표는 지난 8일 처음 출근해 전 직원들에게 1위 탈환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오아시스 품에 안길 뻔한 11번가

11번가 본사 소재 서울스퀘어 전경./사진=한국금융신문DB

11번가 본사 소재 서울스퀘어 전경./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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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스퀘어가 운영하는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대표이사 하형일·안정은)가 새벽배송기업 오아시스에 매각되는 게 아이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해프닝’으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8000억 매출을 내는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가 이 매출의 절반 수준인 4000억을 내는 오아시스 품에 안길 뻔 했다. 오아시스와 협상 논의가 결렬된 데는 앞서 큐텐과 협상 결렬 이유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맞교환 방식을 원해서다.

매각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은 큰 고민이다. 고물가로 소비가 침체되고,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한 데다 5000억에 달하는 매각 금액 규모 때문에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서다.

특히 SK그룹 전반이 어수선한 상황인 점도 11번가 매각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번가 최대 주주인 SK스퀘어 측에서 적극적으로 매각 작업에 돌입하지 않은 것도 매각 지연의 이유 중 하나다. 앞서 11번가의 새 주인으로 아마존, 알리바바, 큐텐 등이 언급됐지만 모두 현실화되지 못하면서 피로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11번가는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2번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서울역에 있던 본사도 광명으로 이전한다. 이에 따른 내부 인력 이탈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11번가는 오픈마켓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3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성공했다. 오픈마켓 사업에서 지난 1~5월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 개선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도 기록했다. 또 전사적인 차원에서 손익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11번가 전체 영업이익이 200억원 가까이 개선됐다.

◆‘한 지붕’ 티몬·위메프, 큐텐 뒷배 안전하나

위메프는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로 논란이 됐다./사진제공=위메프

위메프는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로 논란이 됐다./사진제공=위메프

싱가포르 이커머스 기업 큐텐과 큐텐(대표이사 구영배)에 인수된 티몬(대표이사 류광진)과 위메프(대표이사 류화현)를 둘러싸고 판매대금 미정산 논란이 발생했다. 위메프에서 정산 시스템의 오류로 미지급이 된 것이 확대 재생산된 것인데, 이는 큐텐 전체의 위기설로 번졌다.

지난 10일께 위메프로부터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 500여 명 이상이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 AK몰 등 대거 인수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저하돼 판매대금 정산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티몬과 위메프에서 선불충전금과 문화상품권을 선주문 방식으로 판매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 점도 불을 붙였다.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와 닮아 있어서다. 하지만 티몬은 “셀러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미지급 문제는 자금과 관련된 게 절대 아니다”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올해 3월 이커머스 5사를 기반으로 ‘큐텐 유니버스’를 완성한 큐텐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기업 간 시너지 확대를 통한 국내 시장 공략보다 몸집을 불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주된 목적으로 풀이된다. 티몬과 위메프가 자본잠식에 빠졌고,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 등이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큐텐의 목적이 뚜렷하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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