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피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 가능…정부부채 늘면 중장기 신용등급에 부정적"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2024년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1% 대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기대 이상 선방함에 따라 연간 전망치에 대한 조정을 염두한다는 뜻이다.

또 인구구조 압박 등을 따라 정부부채 비율이 높게 올라가면 중장기 한국 국가 신용등급과 관련해서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2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2024 피치 온 코리아' 연례 컨퍼런스에서 "1분기에 원래 애초에 생각보다 좀 더 낙관적인 경제 성장률이 나왔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 2.1%보다 업사이드(upside)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피치는 한국의 2024년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0.5%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날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1.3%라고 발표했다.

주크 이사는 "특히 순수출 요인이 부각되는데, 대외 수요가 강력하기 때문이다"며 "특히 반도체가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크 이사는 "저희는 아마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아마도 6월 글로벌 세계경제 전망을 내놓으면서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가 신용등급 관련해서는 재정정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피치는 지난 3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주크 이사는 "신용등급 차원에서 접근하면 한국의 재정 여력 버퍼(buffer)가 있기는 하지만 2019년 대비 팬데믹 전보다 줄어들었다"며 "최근 정부가 총선 결과로 인해 야당과 많은 협상이 필요해서 속도 면에서는 재정 건전화가 좀 더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 한국의 부채비율을 보면 국가신용등급이 AA급인 유사 국가들 중간값과 비슷하다고 짚었다. 다만 주크 이사는 "고령화와 인구구조 압박으로 한국은 조금 더 급격한 변화가 예상돼 정부부채가 장기적으로 훨씬 많이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주크 이사는 "공공 재정에서 부채비율이 좀 더 올라가면 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좀 더 줄어들면, 재정적 부채 경감에 따라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