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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학점' 코오롱 이사회…‘오너 4세’이규호 투입 달라질까? [2024 이사회 톺아보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22 00:00

사내이사 5인에 사외이사 2인‘기이한 구조’
의장 선임 정관 개정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

‘B학점' 코오롱 이사회…‘오너 4세’이규호 투입 달라질까? [2024 이사회 톺아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코오롱그룹이 1984년생 오너 경영인 이규호닫기이규호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을 경영 전면에 등판시킨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올해 불혹을 맞은 그가 다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지주사 ㈜코오롱 지배구조에 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국내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코오롱은 B+(양호) 등급을 받았다. 평가대상 상장기업 791사 가운데 상위 28~42%에 속한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사회적 책임은 A(우수), 환경은 B+를 받았지만, 지배구조에서 B(보통)를 받아 전체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지표는 이사회 구성, 주주 보호 제도 등으로 주로 이사회 리더십을 평가한다.

코오롱이 지난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15가지 핵심지표 가운데 7가지를 준수하고 있다. 이사회와 관련한 지표는 6가지 가운데 1개(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존재 여부)만 지키고 있다.

코오롱 이사회는 사내이사 5인과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인 대다수 대기업과 달리 코오롱은 회사측 인사가 더 많은 구조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 최소 3인, 이사회 인원 50% 이상을 구성해야 한다. 코오롱은 지난해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1조5700여억원이다. 지난 2010년 사업부문을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분할한 이후, 계열사를 관리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외이사 구성 일반 기준인 25% 이상만 지키고 있다.

사외이사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 명예교수와 장다사로 전 대통령실 총무기획관이 각각 2021년과 2023년부터 재직하고 있다. 둘은 친기업·친시장 성향이 강한 인사로 분류된다. 최 교수는 최대한 자율적 기업 활동을 중시하는 기업법 전문가다. 장 전 총무기획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관을 지냈다.

두 사외이사는 1950년대생으로 나이가 높은 연령대에 속한다. 역시 1957년생인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안병덕 부회장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인사로 보인다.

코오롱도 사정은 있다. 지난 2018년 코오롱 3세 오너 경영인 이웅열 명예회장이 예고 없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경영 공백이 우려됐다. 이에 그룹 비서실에서 20여년간 이동찬 전 회장과 이웅열 명예회장을 보좌했던 안병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가 꾸려졌다. 2019년엔 코오롱생명과학이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판매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자, 코오롱은 유병진 전무를 사내이사로 올렸다. 유 전무는 검사 출신으로 준법·윤리경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5년간 안병덕 체제를 이어 온 코오롱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이웅열 명예회장 장남인 '코오롱 4세' 이규호 씨가 지주사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작년까지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사업부에서 인적분할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를 맡았었다. 경영수업을 받던 이 부회장이 그룹 중심으로 본격 들어와 경영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오롱으로서도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화학, 건설 등 그룹 주력 사업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젊은 오너 경영인에게 미래 사업 발굴을 맡겼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과 함께 정관을 변경한 것도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 선임 조건을 대표이사에서 모든 이사로 정관을 고쳤다. 당장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는 없지만 대표이사로 제한했던 의장 자리를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끔 문을 열어둔 것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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