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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銀 증권계좌 1662건 부당 개설…금감원 “내부통제 소홀 임직원 엄중 조치” [구멍난 은행 내부통제]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0-12 14:31

영업점 KPI·개인실적 확대 반영 유인으로 작용
지방금융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 점검

DGB대구은행 본점. /사진제공=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본점. /사진제공=DGB대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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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이 직접 서명하지 않은 신청서 사본(출력본)을 활용해 증권계좌 1662건을 부당 개설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대구은행이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 KPI와 개인 실적에 확대 반영하고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데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관련 임직원에 대해 내부통제 소홀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은 지난 8월 9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대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통해 56개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 114명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고객 1552명에 대해 예금계좌와 연계해 다수의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1662건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증권계좌에서 발생한 자금이체와 주식 매매 등 실제 거래 내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들은 고객이 직접 전자 서명한 A증권사 증권계좌개설신청서를 최종 처리 전 출력해 B증권사의 계좌개설신청서로 활용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직원들은 고객에게 출력본 활용을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금감원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적 증빙이 없고 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증권계좌 추가 개설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직원들은 출력본에 기재된 14개 증권사 이름 또는 위탁·선물옵션·해외선물 등 증권계좌 종류 등을 수정테이프로 수정해 다른 계좌 신청서로 재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력본을 제대로 수정하지 않아 신청서상의 증권사 이름과 증권계좌 종류 계좌 명의인 정보가 실제 개설된 증권계좌 정보와 불일치하는 경우도 669건 존재했다.

또한 일부 직원 7명이 고객 연락처 정보를 허위의 연락처로 변경하고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증권계좌 개설 사실과 관련 약관 등을 안내받지 못한 사례도 32건이나 존재했다.

대구은행은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지난 2021년 8월 증권계좌 다수 개설 서비스를 개시하고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 KPI와 개인 실적에 확대 반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영업점 KPI의 증권계좌 개설 만점 기준을 고객당 1계좌에서 2계좌로 확대하고 개인 실적에도 중복 반영한 사실이 증권계좌 부당 개설 유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부당 개설 계좌 1662건중 90.5%가 KPI 변경 시점인 지난해 발생했다. 주요 시중은행도 예금 연계 다수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나 KPI에 반영하지 않거나 1계좌 또는 계열 증권회사의 계좌만 인정하는 등 영업점 직원들이 증권계좌 개설 업무를 무리하게 취급할 유인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금감원은 대구은행이 증권계좌 개설 업무와 관련해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업무절차, 전산통제, 사후점검 기준 등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다수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신규로 시행하면서 관련 내규 등 별도 업무처리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며 내규상 은행 입출금계좌와 연계해 다수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내용만 기재돼 있다.

대구은행은 고객이 전자서명한 서류를 전산오류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어도 출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증권사 계좌개설신청서로도 이용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예금거래 등 다른 금융거래와 달리 증권계좌 개설 시에만 담당 직원이 고객 휴대폰 정보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은행은 고객이 증권 거래 전용 휴대폰을 별도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변경 가능하도록 했다고 주장했으나 금감원은 고객의 주요 연락처를 변경하는 대신 다른 번호를 추가해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판단했다.

또한 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신규 시행하고 관련 KPI 강화 등으로 부당 취급 발생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를 자점감사 기준 등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월 A부서는 고객 휴대폰 번호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고객이 직접 기재하지 않은 인쇄된 서류를 이용한 사례 등을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지침 없이 전 영업점에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만 발송했다.

이에 따라 이후 실시된 영업점 및 본점 자점감사에서 다수 직원이 사본서류를 이용한 사실과 신청서상 흠결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청서상 표시된 증권사·증권계좌 종류와 실제 개설된 증권사·증권계좌 종류가 일치하지 않는 등 신청서의 형식적 흠결이 669건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 내부통제 소홀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또한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었지만 금감원에 이를 지체없이 보고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6월 30일 증권계좌 임의 개설 민원이 접수돼 7월 12일부터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자체 검사를 실시했으나 사고 내용 확인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금감원이 검사에 착수한 8월 9일 전까지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최근 잇따른 지방은행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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