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김영목, 연-緣, 2023,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금박, 60×40cm. 우) 김은영, Life, 2023, Acrylic, Gold on Canvas, 54x45.5cm.
이미지 확대보기금에 대한 부귀와 화려함, 어진의 보(補)에 쓰일 만큼의 귀한 상징성 등을 해체하면서 색을 대체하거나 금이 가진 감정적 존귀(尊貴)가 어떻게 드러날 것인가에 대한 참여화가의 각각의 해석이 중심축이 된다. 이는 현대미술이 가지고 있는 재료적 측면과, 감상자들이 작품이미지에서 이해하는 보통의 상식과의 대면이 어떠한 결과로 드러날지에 대한 감시창이기도 하다. 최소한 금(金)이라는 물질을 두고 회화작품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결과는 선명하리라 기대해 본다.

좌) 김현아, 달빛2, 2023, mixed 보media, 45.5x53.0cm. 중앙) 라상덕, 피다-second wind, 2023, charcoal powder on canvas, 45.5x54cm.우) 박미진, Combine cell series-Silver&Black,2023, Acrylic.Silver leaf on Paper, 57.0cmx75.0cm
이미지 확대보기김영목은 <갑부 Hero>,<연-緣>을 출품하였는데 <갑부 Hero>은 금 자체에 대한 자본적 가치를 이야기 하였고, 작품 <연-緣>은 금이 지닌 상징적, 사회적, 문화적 관계를 연출한 작품이다.
김은영은 변질되지 않는 자연의 이미지에 대한 파동으로서 금이라는 금속성 소재를 작품의 재료로 인식하였다. 비가시적인 자연의 흐름을 지구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금속인 금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행에서 만나는 다양한 풍경을 집을 본향(本鄕)으로 삼는 김현아는 금이 지닌 색상 자체를 변화하지 않는 자연의 빛으로 화(化)하였고, 얇게 부순 숯 알갱이를 채어걸러 일정한 크기를 만들어서 캔버스에 붙있다. 캔버스위의 숯 알갱이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이다. 여기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상황과 삶의 새 국면을 이야기 한다. 라상덕은 자본적인 측면과 감성적인 측면으로 다가서기 위해 금을 벽과 꽃으로 하고 있다.
삶의 궤적이 둥글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박미진의 금은 삶은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다름을 유지하는 부분으로 접근한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면서 각기의 부족분을 서로의 부족분으로 상호 교환하는 방식이다.

좌) 이병례, 숨겨진이야기-1, 2023, Acrylic,Korean papper, gold on canvas, 54x45.5cm. 우) 정서윤-BLOSSOM3, 2023, 자개.금.mixed media on canvas, 53x45.5cm.
이미지 확대보기옛 문살과 문고리를 평면의 이미지로 그리면서 고향의 감성을 이야기하는 방복희는 금이 지닌 빛깔을 볕의 의미로 전환시켰다. 볕은 에너지이며, 삶의 감성이다.
자개로 항아리를 빚는 오정은 자개조각을 붙이거나 일정하게 편으로 잘려진 조각들을 붙여나간다. 캔버스에 소성된 항아리에 빛이 스민다. 오정이 사용한 금은 재료가 아니라 무언의 빛이며 조명이 된다.
물감을 쌓아올린다. 한 층, 한 층 쌓여지는 물감의 사이에는 시간이 묻어 있다. 외부에 발려진 금은 다른 어떤 불순이 섞이지 않은 그냥 그대로의 모습인 순연(純然)의 영역에서 힘을 발휘한다. 오지윤의 금은 금색이 아니라 의미를 강조시키기 위한 금 자체로 이해되어야 한다.
종이가 말려져 부피를 만들고, 부피가 있는 말려진 종이 꼬투리가 모여 평면의 사회를 대변한다. 이병례의 작품에는 말려진 종이의 중앙에 금박이 평원처럼 펼쳐져 있다. 협소한 캔벗에 우주 공간을 마련한다. 이병례의 금은 우주이며 공간이다.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난다. 꽃은 자신을 뽐내고자 화려함을 치장한다. 금박이 덧붙여진다. 보통의 모양과 일반의 색, 화려한 패턴에서 한층 더 강조되는 화려함이다. 정서윤의 금은 화려함에 숨겨진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간다. 금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연결점이다.
회화작품에 금이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되는가에 대한 접근과, 금에 대한 귀함으로 시작된 이번 전시는 2023년 8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삼청동 더아트나인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도움말 : 김지윤 큐레이터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