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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업체·프리랜서가 수백억 감리…제도 허점 파고든 이권 카르텔 [위기의 LH②]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08 10:13

원희룡도 놀란 이권 카르텔의 질긴 생명력, 꼬리 무는 전관예우 사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라 눈치 많이 봐” 중견 건설사들은 남모를 속앓이

지난달 31일 열린 LH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지난달 31일 열린 LH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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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전국 공공주택의 보강철근 누락 등 대대적인 부실사태가 또 한 번 LH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지난 2021년 3기신도시 사전투기 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달라진 것이 없는 모습에 국민들은 물론 정부의 비판까지 한몸에 받고 있다. LH가 그간 드러냈던 문제점과 해결 시도, 향후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확인한 이권 카르텔 세력의 끈끈함과 질긴 생명력에 정말 놀랐습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원희룡 장관은 이번 부실아파트 사태의 원인으로 LH의 ‘이권 카르텔’을 정조준하며, 과거로부터 관행화된 담합과 유착을 모두 걷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 공개한 '공공기관 불공정 계약실태' 보고서에서 LH의 전관 특혜 문제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H가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5년 3개월간 맺은 1만4961건의 계약 중 3227건(21.6%)을 퇴직자가 재취업한 전관 업체와 맺었다. 계약 규모는 총 9조9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LH가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 3건 중 1건(34.1%)은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이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LH와 LH 퇴직 직원 사이의 사전 접촉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LH와 LH 퇴직자 재취업 업체가 체결한 계약 총 332건에서 LH 심사·평가위원과 퇴직자의 통화 현황을 분석해 보니 58건에서 심사·평가위원이 퇴직자에게서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장관은 “최근에 설립된 업체가 수백억 짜리 감리를 맡는 ‘이권 나눠먹기 구조’ 아래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겠나”라며, “LH에 기생하는 '전관 카르텔'의 나눠먹기 배분구조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LH 퇴직자가 설립, 주식을 보유한 한 업체는 4년간 166억원 규모의 감리용역을 수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 장관은 "전관을 채용하지 말라고 하면 새끼 회사에 채용해 세탁하고, 그걸 단속하겠다 하면 프리랜서로 뛴다"며 "이를 제어하기 위해 취업 제한을 하는데, 몇 년간 한 건 밖에 취업 제한된 사례가 없다는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LH는 우선 설계·시공·감리 등 공사 참가업체를 선정할 때 LH 출신 직원이 누가 있는지 명단을 제출하도록 하고, 허위 명단을 제출하면 계약을 취소하고 향후 입찰을 제한하기로 한 상태다. 전관이 없는 업체에는 가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국토부 산하 공기업 눈치” 자재품질·공사단가 등 중견사들은 말 못할 고민

LH의 감독 부실이 시공품질 저하로 이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건설사들도 책임도 작지 않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일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공발주 공사의 경우 조달청 e나라장터에서 자재를 수급해야 하는데, 중소기업 판로지원법 때문에 시공사들이 관급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관급 자재의 질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회사 이미지 제고 및 향후 추가적인 사업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공공발주 공사를 수주한다는 중견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희망한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 공사의 경우에는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더 크게 먹기 때문에 솔직히 수주했을 때의 메리트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그렇다고 그런 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하면 나중에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지도 모르고,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라는 LH의 지위 때문에 싫다고 말할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지방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 공사는 민간사업보다 훨씬 사업비도 빠듯하고 공기도 여유롭지 않은 편”이라며, “공사단가 현실화에 대한 필요성을 온갖 공청회나 토론회를 쫓아다니며 이야기해도 정부가 들어주지 않아 매번 막힌 벽에 대고 혼자 소리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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