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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비비고 없지만···” 쿠팡, 1분기 식품 판매액 20% 증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6-16 16:30 최종수정 : 2023-06-16 17:02

쿠팡, 1분기 식품 판매액 20% ↑
CJ제일제당, 맞불 작전 나섰지만 쿠팡 의존도 높아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과 CJ제일제당의 납품가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승부의 추’가 점점 쿠팡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의 부재에도 쿠팡의 식품 판매액은 증가했고,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중소·중견기업의 매출도 덩달아 상승해 ‘상생’까지 챙기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이 ‘反쿠팡연합전선’을 구축해 맞불을 놓고 있음에도 쿠팡의 ‘로켓파워’는 계속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쿠팡, CJ제일제당 없어도 잘되네?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 인프라로 식품부문이 성장했다고 말했다./사진제공=쿠팡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 인프라로 식품부문이 성장했다고 말했다./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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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올해 1분기 식품 판매액(신선식품 제외)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 늘어났다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식품 판매액 성장은 같은 기간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식품 판매 성장률의 3배 이상이다. 쿠팡은 “국내 유통시장을 덮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악재 속에 일궈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한 무수한 중소·중견 식품 기업들이 가성비와 품질로 무장한 좋은 상품을 늘린 점이 핵심 원동력을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지역 곳곳의 중소·중견 식품 제조사들이 가성비와 품질을 갖춘 식품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쿠팡이 강조한 것은 ‘로켓 물류 인프라’다.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익일 로켓배송과 당일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식품 성장세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쿠팡이 로켓배송 등 물류와 유통, 고객 응대(CS)를 책임지고, 식품 제조사는 오로지 제품 생산과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 덕분이다.

실제로 쿠팡의 ‘로켓 인프라’와 중소·중견기업의 상품은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쿠팡이 올해 1~5월 식품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밀가루,부침 카테고리에서 대한제분(98%), 광천우리밀(41.6%) 등이 크게 성장했다. 김 카테고리에서는 중견기업 풀무원식품(234%)을 비롯해 충청도 소재 주식회사 광천김(49%), 어업회사법인 순수해작(221%), 농업회사법인 자연향기(615%) 등 전국 곳곳의 중소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쿠팡은 좀처럼 밝히지 않았던 입점 업체의 매출과 식품 판매액 성장률을 공개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 등 제조사와 갈등이 계속되자 직간접적인 수치로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데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제조사와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CJ제일제당, ‘反쿠팡연합전선’ 맞불

CJ제일제당의 제품은 현재 쿠팡에서 로켓배송으로 구매할 수 없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제품은 현재 쿠팡에서 로켓배송으로 구매할 수 없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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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CJ제일제당의 싸움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사는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 일부 상품 납품단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요구한 무리한 마진율을 맞추기 힘들다며 발주를 중단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반해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수차례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발주 약속 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로 ‘갑질을 당했다’고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양사의 갈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쿠팡에서는 로켓배송으로 CJ제일제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 대신 쿠팡이 직매입 하는 것이 아닌 개인 사업자가 판매하는 CJ제일제당 제품을 살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1100만명의 유료멤버십 회원을 보유한 쿠팡에서 방을 빼며 자연스레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의 유통사(이마트, SSG닷컴, G마켓)와 컬리, 11번가 등과 손을 잡고 나선 것이다. 일명 ‘反쿠팡연합전선’을 구축, 다채널 전략을 펼쳤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최근 신세계그룹 유통 3사와 공동 상품 개발에 나섰고, 컬리와는 지난 3월 공동 상품 기획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네이버쇼핑이 운영하는 지정일 보장 서비스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는 11번가의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관에 대표 브랜드로 나섰고, 이달에는 티몬과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체험형 마케팅 행사 ‘티몬XCJ 푸드마켓’도 진행 중이다.

◆6개월간의 지난한 싸움, 승자는

쿠팡은 올해 1분기 식품 부문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20%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쿠팡

쿠팡은 올해 1분기 식품 부문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20%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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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갈등은 벌써 반년을 넘어섰다. 그 사이 1분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땐 쿠팡이 유리해 보인다. 쿠팡은 올해 1분기 7조4000억원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이 2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37억원), 4분기(1133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 품목별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이 빠졌음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식품사 중에서도 유일하게 저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때 CJ제일제당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 1분기 식품사업 매출액은 2조7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가 뚝 떨어졌다.

이 가운데서 눈에 띄는 점은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랐는데,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것이다. 해외 식품 매출은 1조3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50% 이상 증가했다. 국내 매출액은 1조4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가량 소폭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는 쿠팡과의 갈등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JP모건이 발행한 CJ제일제당 분석보고서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3분기 국내 식품 매출 중 15%는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쿠팡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쿠팡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 갈등이 길어질수록 불리해지는 건 CJ제일제당일 것”이라며 “쿠팡은 중소, 중견기업이라는 대체제가 있지만 CJ제일제당은 26조 규모의 마켓 대체제를 찾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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