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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노믹스 원년] “데이터결합 기회” 은행 한 목소리…신한·하나 AI 노크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3-02 00:00

데이터임원 “비금융제휴 새먹거리…고객분석↑”
마이데이터 신규 진입…경쟁압력 커 준비 단단

[데이터노믹스 원년] “데이터결합 기회” 은행 한 목소리…신한·하나 AI 노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오는 8월 5일 개정 신용정보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업계도 새로운 데이터 비즈니스 확장을 꾀하고 있다.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같은 신(新)산업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고안하지 못한 잠재력 높은 빅데이터 사업 영역 검토에 힘을 싣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 가명정보 활용 날갯짓…신사업 물꼬

1일 한국금융신문이 주요 시중은행 데이터 부문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터 3법’ 시행 이후 전략에 대한 서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 임원들은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 비즈니스 기회 찾기를 공통적인 키워드로 꼽았다.

하나금융지주 그룹데이터총괄(CDO)이기도 한 김정한 하나은행 Innovation&ICT 그룹 전무는 “가명정보 활용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유통·통신 등 비금융 회사와의 데이터 결합이 가능해져 다양한 외부업체와의 데이터 교류를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 개정 신용정보법의 핵심은 추가 정보 없이 특정 개인을 알 수 없게 조치한 가명정보를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도 통계작성(상업적 목적 포함), 연구(산업적 연구 포함),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비식별 조치가 됐다면 일일이 동의를 받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니 빅데이터 활용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국내 은행업계 첫 빅데이터센터인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김철기 본부장도 “빅데이터 분석과 이용의 법적 근거 마련으로 데이터 유통 시장 활성화 등에 따른 새로운 수익원 발생이 기대된다”며 “이(異)업종 데이터 결합을 통한 분석 역량도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간 단절돼 있던 정보 문이 열려 데이터결합을 통해 고객 이해의 폭이 넓어져 신규 비즈니스 기회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인 황원철 상무도 “비금융 개인정보를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 등 은행에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마이데이터 신사업 물꼬가 트인 점에 특히 관심이 높다. 은행, 카드, 보험 등 통합 신용정보 관리부터 소비패턴을 분석한 맞춤형 상품·서비스 추천과 자문으로 개인자산관리(PFM) 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비금융전문CB(신용조회업)·개인사업자CB 신설도 주목하고 있다. 주부·학생 같은 금융이력부족자(Thin Filer·씬파일러)나 자영업자에 대한 데이터가 전방위로 확충돼 신용평가상 불이익이 일부 해소되면 예컨대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 데이터 독점주의 끝…“통합 데이터플랫폼 중요”

기회도 있지만 금융그룹은 법개정에 따라 경쟁요인에 준비태세를 갖춰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일단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정보주체의 개인신용정보 이동권을 기반으로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서비스를 타진할 수 있게 된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신설되면 은행의 고객 데이터 보유 강점은 줄어들고 금융사간 정보비대칭성 해소로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기 은행권이 마이데이터 산업에 진입하기 어렵다면 제휴나 지분투자를 강구해 볼 수 있고 내부적으로 개인자산관리(PFM) 서비스 정비로 고객이탈 최소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시했다.

기존 금융회사 이외 다양한 경쟁자가 출현하고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전보다 경쟁 압력이 커지는 게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3법에서 금융 데이터는 금융사가 아닌 고객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어서 기존 금융사와 IT·핀테크 기업간 업(業)의 경계를 넘는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은행만의 강점을 살려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도 신용정보업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꾀할 텐데 이때 정보보호나 각종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체계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도 “그룹 통합 DB(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현황 공유 플랫폼을 잘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아무래도 데이터 전문인력 확보도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제시했다.

데이터 3법이 어렵게 국회를 통과하긴 했지만 첫걸음일 뿐 시행령 등 하위법령에서 어떻게 세분화된 기준이 마련되느냐가 사업성에 관건이라는 게 금융업계 중론이다.

현재 기획재정부 1차관을 주재로 한 ‘범정부 데이터 경제 TF(태스크포스)’를 통해 데이터 경제 3법 하위법령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개정 신용정보법 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는 3월 중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하고, 이어 4월에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변경 예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를 허가제로 도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마이데이터 허가방안은 오는 4월 중 발표할 예정이며, 이르면 5월부터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데이터분석·컨설팅, 일정한 투자일임업·투자자문업 등을 부수·겸영업무로 허용할 예정이다.

◇ 데이터 연계 AI금융 속속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은행 디지털화 대표사례는 RPA(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가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비대면 뱅킹 확대로 최근 2~3년간 빠르게 확산돼 왔다.

특히 RPA에 AI(인공지능)를 결합하는 시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의 ‘RPA ECO(에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단순 RPA 프로세스 확대가 아닌 RPA 서비스 플랫폼화가 목표다.

AI를 활용해 비정형 문서처리까지 확장을 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도우미로 ‘IPA(Intelligent RPA)’를 타진하고 있다. AI 신기술을 연계해서 고난도 업무에 RPA를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순차가동으로 올해 10월 그랜드오픈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더케이(The K) 프로젝트’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개발환경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또 ‘HR 딥체인지(Deep Change)’ 프로젝트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사람 손이 아닌 AI 기반 알고리즘에 따라 영업점 이동과 배치도 시도한다.

하나은행은 대화형 AI 뱅킹 서비스인 ‘하이(HAI)뱅킹’을 전진배치 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연계한 개인화된 상품·서비스 추천 알림, 은행 업무에 대한 지식 기반 질문·답변(KBQA) 기능 확대 등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핵심 거점국가인 베트남에서 AI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했다. 베트남 국가신용정보센터(CIC) 신용정보와 통신사 데이터를 AI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한 개인신용평가 모형을 적용해서 모바일 뱅킹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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