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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오는 IFRS17의 압박…보험업계 지급여력 빨간불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23 00:00

KDB생명·MG손보 위험…대형사도 예외없어

조여오는 IFRS17의 압박…보험업계 지급여력 빨간불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2021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앞둔 국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확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0개 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52.4%로 전년 276.6%에 비해 24%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자본 여력 및 재무건전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수치로, 비율이 하락할수록 자본 여력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생보사 울고 손보사 웃고…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 잰걸음

업권별로 살펴보면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지급여력비율이 손보사들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해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생명보험사들에 비해 저축성 상품을 적게 판매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국내 생보사들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60.9%로 2016년 같은 기간 308.8% 대비 47.9%나 급락했다.

개별 회사를 살펴보면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108.5%로 가장 낮았다.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업 감독규정상 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이 보험사에 적용된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부터 업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꾸준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다행히 큰 고비는 넘긴 상태다. 이들은 상반기 중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단행하고 지급여력 비율을 1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KDB생명 외에도 DB생명(174.2%), 신한생명(175.4%), 현대라이프생명 (175.9%), 하나생명(178.3%), 흥국생명(180.2%), DGB생명(184.2%), KB생명(186.8%) 등도 200% 이하의 지급여력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생보업계 ‘빅3’에 속하는 한화생명 역시 규모에 비해 지급여력비율은 206% 수준으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317.81%, 295.97%로 높은 것에 비해 그다지 여유롭지 못하다.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많이 판매한 한화생명으로서는 다른 대형사들에 비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며 자본확충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5000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발빠른 자본확충에 나섰던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17년 발행한 5000억 원의 원화 신종자본증권과 더불어 이번 발행을 통해 2021년 시행 예정인 IFRS17을 체계적이며 계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사적인 역량을 모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손해보험사들의 사정도 녹록치만은 않다. 이들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32.2%로 전년 동기 222.9%에서 15.3%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개별 회사 중에서는 MG손해보험이 111.0%로 손보업계 최하위의 지급여력 비율을 기록했다. 잇따르는 경영 난조에 매각 이슈까지 겹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4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부결하면서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MG손보는 최근 영업력이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대폭 인하하고, 블록체인 사업에도 손을 뻗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실시한 ‘보험금지급능력평가’에서 MG손보의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되는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MG손보 외에도 흥국화재(164.6%), 롯데손해보험(170.1%) 등 중소형사는 물론, 현대해상(186.8%)과 메리츠화재(189.8%) 등 대형사들의 지급여력 비율도 200% 이하로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에만 5조 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썼으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의 대규모 자본확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친 한화생명에 이어, KDB생명과 현대라이프 등도 신종 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이며, 삼성생명 등 사옥 매각 등 부동산 처분으로 자본확충에 나서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 금융당국 “보험사별 준비상황에 맞춘 단계적 제도 도입 추진할 것”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보험사 CEO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4차 IFRS17 도입준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신지급여력제도의 도입 초안인 ‘K-ICS 1.0’ 및 보험감독회계기준 개정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및 보험·회계 전문가가 함께 긴밀히 협의하여 마련한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초안인 ‘K-ICS 1.0’과 보험감독회계기준 개정방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2018년 중 영향평가(QIS)를 통해 IFRS17 및 K-ICS의 도입이 보험회사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업계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산출기준을 수정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보험회사의 준비상황 및 수용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방안 등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준비가 부족한 보험사의 경우 금융당국과의 경영개선 협약을 통한 공동 대응도 고려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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