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되짚어보는 갑질①] 왜 유독 ‘프랜차이즈’ 일까 Ⅰ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입력 : 2017-09-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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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갑질’ 몸살을 앓은 대한민국. 어제 오늘일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되풀이되는 이유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미 지나버린 갑질을 되짚어보며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줄줄이 감자”

지난 6월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파문을 시작으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모음집’,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의 ‘똥개교육’ 등 국내 프랜차이즈업체의 갑질 온상이 밝혀지자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평했다.

여기까지는 사실로 밝혀진 사례다. 공재기·공동관 피자에땅 공동대표의 ‘가맹점주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는 검찰 수사 중이며 외식프랜차이즈업체 쿠드가 운영하는 신선설농탕의 ‘보복출점’등의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의 ‘갑질’은 오랫동안 있어왔다. 대기업의 하도급업체 ‘기술 탈취’와 백화점의 납품업체 ‘판촉행사비 전가’, 지난 2013년 남양유업 사태와 같은 ‘대리점 밀어내기’ 등 산업 전반에는 이미 만연하다. 최근에는 ‘갑질’ 잡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른바 ‘쭈쭈바 갑질’과 한 국장의 여성 사무관들과의 술자리 마련 지시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업계에만 유독 갑질이 만연한 것은 아니다. A업체에 논란이 불거져 B사를 살펴보니 같은 구조. 또 C사를 파악해보니 역시 같은 행태. 이런식으로 연쇄적으로 엮어져 나오면서 전체 산업 구조에 관심이 모아진 것이 갑질의 온상으로 비춰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제왕적 권위의 CEO…산업규모 못 따라가

프랜차이즈업계에 갑질이 만연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 이유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오너 마인드가 꼽힌다. 회사가 성장하는 속도만큼 창업주인 오너의 윤리의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 해 ‘틈’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신봉섭 한국프랜차이즈학회 부회장(경희사이버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은 “대기업 오너들의 경우 가족승계를 거치며 대대로 경영수업을 거치지만 프랜차이즈의 경우 급성장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가들의 마인드가 이를 따라가지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국 프랜차이즈 역사는 1977년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치킨 프랜차이즈 ‘림스치킨’을 시작으로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이후 1990년대말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으며 은퇴자들이 쏟아나져 나왔고, 이는 곧 프랜차이즈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공교롭게도 갑질 논란이 불거진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과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 등은 이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1세대 창업인으로 불린다. 최 회장은 1999년 대구 지역에서 영업을 시작해 지난해 1000점에 달하는 가맹점을 냈다. 지난 2015년에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300억원대의 빌딩을 매입해 ‘호식이타워’라는 간판을 달며 화제를 모았다.

정 전 회장은 1990년 일본 미스터피자 상표권을 도입, 1호점인 이화여대점을 시작으로 국내 피자업계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 가맹점 수는 400여개에 달한다.

최 전 회장은 20대 여직원을 주말 저녁시간에 불러내 술자리를 가진 뒤 성추행한 혐의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정 전 회장은 1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와 전직 점주들에 대한 ‘보복출점’과 이른바 ‘치즈통행세’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는 1998년 트럭 행상으로 시작해 매출 400억원대의 브랜드로 키우며 ‘청년 창업신화’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른바 ‘따귀 교육’과 직원들에게 상납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갑질 대명사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비판이 일자 이 대표는 “생존을 위해 밑바닥부터 치열하게 장사를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욕부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까지 무지했고 무식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협회 제재수단 부실·친인척 경영 화 불러

이 같은 일부 프랜차이즈 오너들의 제왕적 권위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6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MP그룹과 호식이두마리치킨을 협회에서 제명시켰다. 이는 지난 1998년 협회가 생겨난 뒤 19년만의 첫 제명이다.

회원사 제명은 협회가 정관에 따라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다. 협회 측은 앞으로 물의를 빚은 회원사가 발생할 경우 협회 정관에 따라 강력한 제재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습 마약 투약으로 논란이 된 오세린 대표가 운영하는 봉구스밥버거도 지난 9일 협회에서 제명됐다.

친인척이 과도하게 연관된 경영도 불투명한 유통구조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정 전 회장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공급하는 치즈 유통단계에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 넣어 폭리를 취해 약 5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정 전 회장 측은 “정 전 회장은 동생에게 영업의 기회를 주고 대가를 가져간 것일 뿐, 그룹 차원의 부당지원이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피자에땅의 경우 식자재 유통회사는 공재기 대표의 부인이, 박스 제조업체는 아들이, 도우를 납품하는 업체는 딸이 각각 대표를 맡고 있다. 피자에땅의 경우 미스터피자와 마찬가지로 통행세를 붙여 식자재를 시장 공급가대비 20~30%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피자에땅 측은 “동종업계와 시장가격을 비교해봤을 때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며 “식자재 유통회사의 경우 물류배송 시스템 정비를 위해 설립한 것으로 설립 이전과 이후로 공급가격에 대한 변화는 없다”고 반박했다.

신봉섭 한국프랜차이즈학회 부회장은 “대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사회 등을 구성할 때 측근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내부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프랜차이즈 갑질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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