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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대형 로컬은행이 경쟁자…진정성으로 승부”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08-07 01:11 최종수정 : 2017-08-07 06:18

현지인에 전결권 신한베트남 파격 성과
일본·미국 ‘핀테크 글로벌’ 점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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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

△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500개 이상씩 지점을 갖고 있는 대형 현지 로컬은행과 10개 안팎 점포로 경쟁해야 하니 얼마나 어려움이 크겠어요.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투자가 없으면 백전백패합니다. 신한은 글로벌 사업을 생존의 문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사진)은 최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대형은행 뱅커라기 보다 외국계 소형은행법인장처럼 현지를 공략할 글로벌 사업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영택 부행장은 “로컬 대형은행들이 어떻게 하는지, 대형 외국계 은행은 어떻게 하는지 들여다보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거쳐 국내로 복귀해 작년부터 신한은행 글로벌부문을 총괄해온 허영택 부행장은 올해 지주와 은행·카드·금투·생명 5곳 임원(부사장)을 겸직하는 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이라는 새로운 직책도 맡아 시너지를 내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현지인 지점장·언어 공용화…‘차별화’에 방점

허영택 부행장은 지난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올해로 30년차 뱅커다. 그의 경력은 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 뉴욕지점으로 발령받은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업무로 향했다. 2004년 신한은행이 1인 주재원 제도를 도입하면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주재원으로 새 시장 개척 임무를 맡기도 했다. 이후 2006년 인도 뉴델리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2년에는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해 현지 은행 두 곳 인수합병(M&A)을 통해 60개 지점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진출 초석을 닦았다.

특히 2013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으로 3년간 역임하면서 실적에서 큰 성과를 냈다. 작년 금융감독원 주최 간담회에서 은행 부문 발표자로 나선 허영택 부행장은 신한은행의 베트남 시장 진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허영택 부행장은 베트남 법인장 당시 현지인 지점장을 보임하고 전결권을 주는 파격을 단행했다. 앞서 한국인 주재원을 보내서 해외 사업을 하는 방식을 취했던 것에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또 다른 실험은 언어였다. 언어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영어를 내부 공식어로 전격 채택했다. 사실 글로벌 은행들은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쓰고 있는 데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사람을 쓰는 것이다. 허영택 부행장은 “업무의 주체가 주재원에서 현지 직원으로 옮겨가게 했다”며 “반대도 있었지만 우리가 (현지 직원을) 믿지 않으면 그들도 우리를 신뢰하지 않고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중앙은행 인가를 받은 4개 지점이 올해 안에 영업을 시작하면 신한베트남은행 현지법인의 점포는 22개로 늘어난다.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네트워크 1위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영택 부행장은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우 현재 지점이 18개인데 내년이면 30여개가 된다”며 “30개 중 20개에는 현지인 지점장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7년 6월말 기준 신한금융(은행·금투·자산운용·카드·생명) 글로벌 비즈니스는 총 20개국·168개 네트워크이다. 이중 신한은행은 20개국 150개 네트워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지법인 기준으로만 따져도 베트남 18곳, 중국 18곳, 미국 15곳, 일본 10곳, 인도네시아 60곳 등 13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 디지털은 단계적으로…‘그대로’ 이식 경계

글로벌 디지털 전략은 단계적 진출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영택 부행장은 “디지털은 단계가 있고 국가 별로 발전단계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만 봐도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머징 국가 중에서는 나라 별로 카드 침투율이 5~10%밖에 안 되고 대부분 현금을 쓰는 결제문화가 아직 팽배한 편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분류 국가들과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허영택 부행장은 “이머징 국가의 경우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 플랫폼을 고도화 해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 핀테크 사업은 일단 일본·미국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이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는 ‘LINE Pay 외화환전’ 서비스가 있다. SBJ은행은 지난 5월 라인페이와 디지털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 뒤 이번에 첫 번째 결과로 ‘LINE Pay 외화환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일본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뱅킹이 새로운 성장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위주 환전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하는 점에 주목했다. 'LINE Pay 외화환전' 이용 고객들이 SBJ은행에 계좌가 없어도 외화를 환전할 수 있고 환율도 우대받을 수 있도록 차별화하면서 고객이 점증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또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올해 5월 미국 주요 한인 포털 사이트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한인사회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 토대를 구축했다.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올해 중 온라인 계좌 개설 플랫폼을 개발해 미국 진출 한국계 은행 최초로 비대면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허영택 부행장은 “물론 이머징 국가에서도 20~30대 중심으로 비대면 거래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예를들어 베트남, 중국 등은 모바일 뱅킹 거래량이 1년에 100% 이상씩 늘기도 해서 거기에 맞춰 단계별 디지털화 하고 있다”며 “다만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기본으로 업무의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고 했다.

또 한국 금융제도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영택 부행장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에서 가장 실패하는 점 중 하나가 한국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것 때문”이라며 “국가 별로 법과 규제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서 한국 것을 그대로 들고 나가서는 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해외순익 20% 향해 ‘틀깨기’

신한금융은 올 6월 그룹의 글로벌 사업부문도 매트릭스 체제로 구축하고 오는 2020년까지 그룹 순이익에서 해외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초 취임 일성으로 ‘글로벌’을 꼽으며 “해외시장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오가닉(Organic) 성장과, 아시아 유망 시장 내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등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전략을 조화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맡게된 허영택 부행장은 은행 채널 플랫폼을 기반으로 그룹사 공동 글로벌 사업전략을 구현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허영택 부행장은 “은행의 노하우와 그간 시행착오에 대해 전하느라 요즘 바쁘게 보내고 있으며 조만간 코로케이션(colocation)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주로 은행·카드·금투·생명이 협업(cowork)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계 은행들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교민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는데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허영택 부행장의 전략은 현지 고객 리테일을 중심으로 사업 모델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허영택 부행장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각각 현지 법인들이 어떻게 하느냐를 보면 은행별로 다르고, 고객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에 따라 그 나라 은행들이 경쟁자다”며 “이미 현지 고객 중심으로 성장하겠다고 전략을 잡고 있는 만큼 지점이 수 백개인 대형 로컬 은행과 외국계 글로벌 은행이 어떻게 하는 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신한이 지향하는 글로벌 사업 전략을 묻자 허영택 부행장은 ‘진정성’을 언급하며 해당 국가에서 자기 영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진정성 있게 그 나라에서 수익모델을 찾고 한 번 해보려면 근본적으로 틀(frame)을 바꾸어야 합니다. 신한은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이뤄왔습니다. 정확히 무엇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신한은 글로벌 진출에 진정성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여겨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허영택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은>

-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신한은행 입행(1987)- 신한은행 뉴욕지점 차장(1998)- 우즈베키스탄 주재원(2004)- 신한은행 뉴델리지점 지점장(2006)- 신한은행 글로벌전략부장(2011)- 인도네시아 법인설립 TF(2012)-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2013)-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부행장)(2016~현재)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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