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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인터넷 은행에 맞불 전략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4-07 14:21 최종수정 : 2017-04-07 14:52

금리 올리고 이용 편의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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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항마로 떠오른 케이뱅크 메인화면

△시중은행 대항마로 떠오른 케이뱅크 메인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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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인터넷 은행 등장에 시중은행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영업전략 변화에 나섰다. 국내 1호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는 출범 나흘째인 지난 6일 오전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국내 21개 금융투자사와 16개 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를 모두 합한 것이 7만 3000여 건이기에 기존 은행들 입장에서 위기감을 가질 만하다.

◇인터넷 은행 2% 특판예금, 시중은행도 내놨다

지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1회차 판매분 200억원이 완판되었다. 이 상품은 금리가 연 2.0%로 시중은행보다 0.4~0.7% 포인트 높다. 초반 흥행 돌풍 요인 중 하나다. 케이뱅크는 인기에 힘입어 곧바로 2회차 판매에 들어갔다. 이런 금리가 가능한 이유는 지점 운영비와 인건비 등이 낮아 이를 고객 금리에 책정할 수 있다고 K뱅크는 밝혔다.

지금까지 케이뱅크에 개설된 예·적금 계좌 수는 10만 건이 넘고 대출 승인도 8000건 이상 일어났다. 체크카드 발급도 9만 건 이상이다. 6일 기준으로 예금 계좌 잔액은 약 730억원, 대출액은 410억원에 이른다. 또 365일, 24시간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점도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다.

시중은행들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고 연 2.0% 금리의 정기 예금과 2.2% 금리의 적금으로 구성된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2’를 출시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품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시장에서도 경쟁 시작

케이뱅크의 대출금리 상품들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1~2% 낮아 경쟁력이 있다. 중금리 대출상품인 ‘슬림K 중금리대출’은 최저 금리가 연 4.19%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 최저 금리(써니모바일간편대출 연 5.65%, 위비모바일대출 5.58%)와 비교하면 1~2% 이상 금리가 낮다. 이 상품은 이번 달 빚을 잘 갚기만 하면 다음 달 대출금리가 연 1%포인트 내려가는 식이다. '직장인K 신용대출'도 최저금리가 연 2.73%다.

다만 케이뱅크의 대출 상품 구성이 대형 시중은행들과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라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대출 규모 및 금리 구성에서 오히려 저축은행이 직접적인 경쟁 상대라는 내용이다. 실제로 김도진닫기김도진기사 모아보기 IBK기업은행장은 “인터넷 은행 등장에 겁이 덜컥 난다”며 위기의식을 보이는 와중에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지나야 인터넷 은행의 위상이 정리 될 것, 금리 경쟁이 지금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2016년말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가계 원화대출금은 616조원, 국내 전체 가계신용은 1340조원 규모인데 인터넷 은행이 이런 규모에 호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외 인터넷 은행들의 경우에도 중금리 대출 같은 은행 영업 중 일부 영역에서 비교 우위를 가질 뿐 대형 은행과 직접적인 맞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시중은행도 비대면 강화 중

기존 은행권도 긴장하면서 모바일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은행권 주요 경쟁은 모바일 플랫폼 대전이었다. 리브(국민)·써니(신한)·위비(우리)·원큐(하나)·올원(농협) 등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구축한 시중 은행들은 이를 통한 상품 판매 확대에 나섰다. 단순히 예·적금 상품 뿐 아니라 신용대출, 주택담보 대출, 전월세 대출까지 세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세 또는 반전세 고객에게 전(월)세 자금을 지원하는 ‘Sunny 전월세대출’을 출시했다. ‘Sunny 전월세대출’은 아파트 임대차계약후 보증금 5% 이상을 계약금으로 납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은행 방문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상담후 신청하고 필요시 은행이 직접 고객을 방문해 직장인 등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객도 이용가능하게 만들었다. 부동산중개사를 통해 임대차계약 체결 후 신한은행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써니뱅크’ 앱(App)에서 ‘Sunny 전월세대출’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지방은행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올 초부터 비대면예금`펀드센터 오픈, 아이M뱅크2.0버전 출시, 복합생체인증 도입 등 핀테크 서비스를 강화했다. 개인화뱅킹 시스템을 강화가 핵심인데 고객 개인별로 주로 쓰는 뱅킹 서비스를 직접 설정하면 이후에는 개인화 영역에 고정 배치되고 로그인 후 총자산, 카드 결제 예정 금액, 예`적금, 대출 만기일, 펀드 수익률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비대면 예금`펀드센터를 새롭게 오픈해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비대면 상담원과의 화상`채팅 등을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 상담 및 가입이 가능하다. 금융권 최초로 화상과 채팅을 동시에 구현하는 시스템을 갖춰 편의성을 더했다. 신규 고객인 경우에도 비대면 실명확인제도를 통해 예금`대출`신용카드 발급 등 금융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2, 3일 만에 주택담보대출과 교통카드`스마트폰 충전까지 가능하다.

◇경제활동인구가 인터넷 은행이용에 관심

현재 인터넷뱅크 이용자 층은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이 없으며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30대가 3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30.4%, 20대 16.9%, 50대 10.9%, 60대 이상 2.0% 순서였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층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선 인터넷 은행이 자리를 잘 잡을 경우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또 가입 시간대는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6시부터 밤 12시 사이(31.9%)가 가장 많아 낮 시간대에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은행 이용에 편의성을 높인 점도 고객을 모으는 요인다. 대표적으로 실물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를 아예 없앤 ‘스마트폰 OTP’가 있다. 일반 시중은행은 ‘공인인증서 암호 입력→계좌 비밀번호 입력→실물 OTP 인증→공인인증서 암호 입력’을 거쳐야 이체할 수 있다. ?케이뱅크에선 스마트폰에서 계좌 비밀번호 입력과 지문 인증 뒤 자신이 정한 OTP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면 이체가 된다. 전자거래에서 잦은 비밀번호 요구는 금융 소비자들이 대표적으로 개선을 바라는 점인데 인터넷 은행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줬다.

◇문제는 보안, 초기 열풍이 이어질까

지난 2015년 1월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범 금융권 신년 인사회에서 “시장에 가볍고 빠른 플레이어가 진입하게 해 금융산업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변화를 촉진할 만한 ‘메기’를 풀어놓겠다는 취지였고 이는 인터넷 은행을 의미했다. 1992년 평화은행 설립 이후 25년 만에 이뤄진 민간 상업은행의 출현이지만 인터넷 은행의 열풍이 얼마나 이어질 지는 의견이 갈린다.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가 설립 준비 당시 기존 시중 은행원들도 많이 지원했었다. 안정보다 성장을 원한 과장급 등에서 이탈 움직임이 일었다. 이들은 시장 주도권이 앞으로 인터넷 은행으로 쏠릴 것이란 예상을 했다. 더욱이 고객 기반이 더 많고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카카오 뱅크가 6월 출범하게 되면 지금보다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터넷 은행이 보인 영업방식이 예상대로 진행되어 생각보다 영향이 작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비대면 금융 거래 등이 현재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와 차별성이 유의미하지 않고, 개점 효과가 사그라 들면 기존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영업망과 보안성을 이길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또 중금리 대출시장에 초반 집중한 만큼 주요 고객 범위가 크게 겹치지는 않는 점도 인터넷 은행을 덜 위협적으로 여기는 요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인터넷 은행이 금리를 올린다고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이것이 수익이 언제 날 것인지 사업 모델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며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체리피커(이익만 취하고 떠나는 고객층)와 보안성 등이 유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케이뱅크에 대한 불만 중 하나가 오류 발생률이란 점을 볼 때 고객에게 신뢰감을 쌓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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