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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떨어져도 제작비는 받는다…분양 홍보대행사 A to Z [분양의 설계자들①]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1 21:08

수요자들이 올해 초 개관한 견본주택에 방문해 모형도를 확인하고 상담받는 모습./사진=조범형 기자

수요자들이 올해 초 개관한 견본주택에 방문해 모형도를 확인하고 상담받는 모습./사진=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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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은 광고와 모델하우스다. 화려한 홍보영상과 대규모 광고, 언론 보도, 유튜브 콘텐츠, 현장 이벤트 등이 분양 성과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이 같은 마케팅 활동 뒤에는 시행사나 시공사보다 먼저 움직이는 또 다른 주체가 있다. 바로 분양 홍보대행사다.

특히 업계에서는 시행사나 조합의 선택을 받기 위해 수주 PT 단계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광고영상과 홍보 콘텐츠를 먼저 제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 대형 사업장은 최종 선정에서 탈락하더라도 제작비 일부를 보전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대행사라고 하면 흔히 모델하우스에서 계약 상담을 하는 영업조직을 떠올리지만 실제 업계에서는 역할이 더욱 세분화돼 있다. 영업조직과 별도로 언론 홍보, 광고 기획, 콘텐츠 제작,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전담하는 홍보 조직이 존재한다.

이들은 분양 수개월 전부터 홍보 전략을 설계하고 시장 분위기를 분석하며 시행사·시공사의 선택을 받기 위한 수주 경쟁에 나선다. 분양 성과가 사업 수익성과 자금 회수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련 업체 선정 과정 자체가 하나의 수주전으로 인식된다.

◇ 시행사 선택 받기 위한 'PT 전쟁'

홍보대행사는 사업장 수주를 위해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한다. 시행사나 조합, 시공사가 여러 업체를 초청해 제안서를 검토한 뒤 최종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업체들은 사업지 입지와 수요층, 지역 부동산 시장 상황을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제안한다. 단지 브랜드 방향부터 광고 콘셉트, 언론 홍보 계획, 온라인 마케팅 전략, 지역 커뮤니티 활용 방안 등이 제안서에 담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은 사업지마다 수요층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며 "PT에서는 단지의 강점과 시장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홍보할 것인지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대형 사업장이나 수천 가구 규모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PT 준비 과정이 사실상 별도의 프로젝트 수준으로 진행된다. 시장 분석부터 콘텐츠 기획, 광고 전략 수립, 발표 자료 제작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 수천만원 투입되는 홍보영상…수주 못해도 비용은 선부담

PT를 위해 광고영상과 홍보 콘텐츠를 별도로 제작하는 것은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으로 꼽힌다. 대형 사업장의 경우 사업지 입지와 개발 계획, 미래 비전 등을 담은 영상 제작에 수천만원이 투입되기도 한다. 단순한 이미지 편집이 아니라 3D 그래픽, 드론 촬영, 모션그래픽 등을 활용한 프레젠테이션용 영상이 제작된다.

문제는 이 비용이 수주 여부와 무관하게 선투입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업장 PT에는 상당한 제작비가 들어가는데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대형 정비사업이나 개발사업에서는 PT 참여 업체의 제작비 일부를 보전하는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 기간이 길고 제작물 수준이 높은 사업장의 경우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

기사·유튜브·지역 커뮤니티까지…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분양 홍보

홍보 조직의 역할은 광고 제작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언론 홍보와 온라인 마케팅, 지역 커뮤니티 관리, 인플루언서 협업, 현장 이벤트 기획 등이 동시에 이뤄진다.

분양 일정에 맞춰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간담회를 기획하는 한편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광고 집행을 총괄하기도 한다. 사업장에 따라서는 지역 부동산 시장 반응과 경쟁 단지 분양 동향을 분석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여론과 부동산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디지털 마케팅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문 광고와 현수막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유튜브, SNS, 지역 커뮤니티 활용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분양시장도 콘텐츠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모델하우스의 주인공은 영업팀, 설계자는 홍보 조직

일반 소비자가 모델하우스에서 만나는 것은 분양영업팀이다. 하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 사업장 홍보 방향을 설계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은 홍보대행사나 광고대행사, 분양대행사 내 홍보 조직 등이 맡는다.
지난해 10월 견본주택에 입장하기 위해 운집한 수요자들./사진=조범형 기자

지난해 10월 견본주택에 입장하기 위해 운집한 수요자들./사진=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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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급 물량이 많거나 경쟁 단지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초기 홍보 전략이 청약 성적과 계약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분양시장은 단순히 모델하우스를 열고 고객을 맞이하는 단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수개월 전부터 시장 조사와 홍보 전략 수립, 콘텐츠 제작이 함께 진행되는 구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은 단순히 집을 파는 과정이 아니라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준비되는 종합 마케팅 사업"이라며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보 조직은 사업 초기부터 분양 전략 전반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접하는 모델하우스와 광고 뒤에는 수개월 전부터 사업을 준비하는 또 하나의 산업이 존재한다. 분양 홍보대행사는 시행사와 시공사, 수요자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시장 흐름을 분석하고 전략을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화려한 분양 현장의 이면에는 이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과 보이지 않는 준비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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