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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네이버…뒤에서 웃는 쿠팡 ‘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1-17 05:00 최종수정 : 2025-12-02 09:44

쿠팡과 네이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
국감서 집중포화 쿠팡, ‘조용한 행보’
네이버, IT 이어 유통서 ‘존재감’ 부각

‘쑥쑥’ 크는 네이버…뒤에서 웃는 쿠팡 ‘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과 네이버가 나란히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쓰면서 이커머스 양강구도를 더 견고히 했다. 다만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들 두 사업자의 표정은 다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각종 이슈로 집중포화를 맞은 쿠팡은 ‘실적 잔치’보다는 ‘조용한 행보’를 택한 반면 네이버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대폭 성장한 커머스 사업을 내세워 유통업계에서도 존재감을 점점 더 확대해나가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8455억 원(92억67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86.16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245억 원(1억6200만 달러)으로 51.5%, 순이익은 1316억 원(9500만 달러)으로 51%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15.6% 증가한 3조1381억 원이다. 여기서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9% 성장한 985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1%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 3분기(27%)보다 4%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사업부로 거듭나고 있다.

두 공룡의 아성은 이미 견고하다. 쿠팡은 직매입(1P) 시장의 압도적 1위, 네이버는 오픈마켓(3P) 시장의 1위 사업자다. 국가데이터처 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이 22.7%, 네이버가 20.7%다.

국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두 회사가 나눠 갖고 있다. 거래액에서도 두 회사는 각각 50조 원을 넘기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의하면 지난해 쿠팡의 거래액은 55조861억 원, 네이버는 50조3000억 원이다.

다만, 쿠팡은 ‘역대급 실적’ 타이틀에도 마냥 웃기 힘든 처지다. 이커머스 선두주자로서 그간 ‘모난 돌이 정 맞듯’ 두들겨 맞은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국감 현장에서는 ▲현직 부장검사 외압 폭로 의혹 ▲과도하게 긴 정산 주기 ▲높은 중개수수료 및 광고 강제 논란 ▲노동 환경 문제 등 부정적 이슈가 연일 터져 나왔다. 업계 1위라는 상징성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는 만큼,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쿠팡의 이런 마음을 알았을까. 미국의 블룸버그는 최근 ‘매출 신기록을 세웠지만 실망스러운 이익을 낸 쿠팡’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쿠팡이 올해 3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5% 증가한 224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월가 애널리스트 예상치(약 2913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그 배경이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에 이어 네이버 등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쿠팡이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했으나 국내 유통업계 전체에서는 독보적인 성과를 낸 것은 분명하다. SSG닷컴, 롯데온 등 경쟁사들이 여전히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목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G마켓은 이번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냈다. SSG닷컴의 매출은 3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3% 줄었고, 영업손실은 422억 원으로 257억 원 늘었다. G마켓 역시 매출이 1871억 원으로 17.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64억 원 불어나며 244억 원에 이르렀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226억 원, 96억 원으로 16.0%, 50% 줄었다.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인 C-커머스(알리, 테무) 역시 상품 신뢰도, 배송 품질 등의 한계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위메프(파산)와 티몬(재오픈 연기) 등 중견 플랫폼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결국 블룸버그의 지적처럼, 쿠팡의 실질적인 경쟁 상대는 네이버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주류 포털인 네이버가 거대한 기존 이용자층과 포괄적인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쿠팡과 경쟁하려 한다”며 “쇼핑 전용 플랫폼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해 쿠팡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매체는 “네이버는 인기 플랫폼인 컬리와 제휴를 맺고 신선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물류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네이버는 연중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행사로 진행한 ‘넾다세일’이 2주간 누적 판매액 1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일 평균 772억 원의 판매액이다. 네이버는 단독 상품부터 최저가 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색의 기획전과 배송 경쟁력, 풍성한 할인과 적립 혜택이 주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향후 네이버의 존재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부터 정부 유통 통계에 포함되는 조사 대상에 오픈마켓 사업자 1위인 네이버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실제 포함된다면 정부 공식 통계에 네이버가 유통업체로 분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는 단기간에 깨지기 어려울 만큼 견고해졌다”며 “다만 쿠팡이 물류와 인프라에 집중하는 반면, 네이버는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커머스를 고도화하고 있어 두 회사의 성장 방향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누가 더 높은 효율성과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느냐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언급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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