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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회장, 계열사 시너지로 전기차 선점 ‘착착’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2-01 00:00

현대차, 약점 보완하고 제조업체 강점 앞세워
모빌리티 진출 선언한 SK는 ‘미래 경쟁자’

▲ 사진 :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 사진 :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분주하다.

현대차의 고민은 미래차 핵심 역량으로 떠오른 IT 기술을 확보하면서 기존 강점인 대량 제조 능력을 발휘하는 일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사업으로 줄어들 수 있는 수익성을 확보해 투자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사업에서 엔진 변속기 등 핵심부품은 직접 만들고 나머지 부품은 외부 협력사에 경쟁입찰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조절해왔다. 미래차 시대에는 완성차가 이처럼 업계 최상위권에 군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전기차 제조원가 50%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외부에서 공급받는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는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선언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흑자시기를 2~3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가 당장 배터리를 만들 기술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일에는 선을 긋고 있다.

설비구축 비용과 제조 노하우 등이 부족한 점을 미뤄볼 때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ECU(중앙처리장치)라는 전장부품 제어장치에 집중하고 있다. ECU는 자동차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모으고,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는 일종의 자동차 두뇌에 해당하는 메인 컴퓨터다.

전기차를 넘어 어떤 동력원에서도 미래차 핵심으로 꼽히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현대차는 과거 공조·타이어·주행보조 등 각 기능을 제어하는 ECU가 별도로 있었으나, 모든 기능을 통합해 관리하는 ECU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만들 때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

현대차가 해당 시스템을 독자개발했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는 여전히 외부에서 공급받는 실정이다.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할 지 관심사다. 실제 테슬라는 엔비디아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았다가 자체 개발로 선회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말 불거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반도체 대란’사태로 핵심부품 확보는 더욱 중요해진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서버·PC·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물량이 부족해지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를 더욱 가속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기업에 비해 비교적 잘 준비됐다는 평가이나 위기감은 느끼는 상태다.

기아 관계자는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이후에 전체 부품현황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부족 문제를 인지하고 대비해왔다”면서도 “당장 생산차질은 없으나 3~6개월 이후 상황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반도체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올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론 공급 확대가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말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트론으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인수했다. 다만 인수 자체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 현대기아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예시. 사진 = 현대차

▲ 현대기아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예시. 사진 = 현대차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부는 규모가 작고 고성능 반도체 개발 역량도 부족하다. 향후 현대모비스가 추가 투자를 통해 육성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오트론 반도체부문은 당초 자사 인력 50명이 이동했던 것을 120명으로 발전해 다시 합병하는 것”이라며 “추가적인 인재 확충해 미래차 전장 분야에서 차별화된 통합 제어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제품 운용 방향성 등 구체적인 전략은 논의 초기 단계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당장은 전기차 부품에 집중한다”며 “반도체는 이제 막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 사이 IT기업들이 미래차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들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이 IOS와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업계를 장악한 것처럼 미래 모빌리티를 겨냥한 새로운 생태계를 꿈꾸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T맵 모빌리티’를 출범시킨 SK그룹이 대표적이다.

T맵 모빌리티는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점유율 1위(55%)T맵을 기반으로 한‘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추구한다. 구체적으로 택시, 대리운전,주차 등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모은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조만간 이 회사에 투자자로 참여한우버와 가맹택시 서비스도 선보인다. 향후 SK그룹이 보유한 AI·반도체 기술(SK하이닉스), 렌터카(SK네트웍스), 배터리(SK이노베이션) 등이 더해질수록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현대차의 강점은 역설적으로 전통 자동차 제조기업이라는 점에 있다. 규모의 경제는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미래차 산업에도 적용된다. 핵심은 ‘데이터’ 확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기업이 정교한 서비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논 테슬라, 현대차그룹의 아이덴티티’에서 이를 지적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경쟁자인 구글, 애플, GM 보다 앞서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데이터 확보를 위한 차량 판매 확대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구글 웨이모의 시장 가치는 2018년 1750억달러에서 2020년 3월 300억달러까지 추락했다”면서 “데이터 확보를 위한 디바이스(자동차·누적판매량)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제조기술과 신기술 분야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현대차가 테슬라에 대항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와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수요 위축을 대비해 택시·차량공유·물류 등 B2B(기업간거래)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공개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는 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다. PBV는 스케이트보드라는 차량 플랫폼에 용도에 맞는 차체만 제작해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를 목표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소형 상용차를 개발할 예정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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