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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자화자찬 일색 부동산 정책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6-15 00:00

▲사진: 장호성 기자

▲사진: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번 주거실태조사 결과,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관리와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 주거복지 정책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국토부가 이달 초 발표한 ‘2019년 주거실태조사’를 통해 내놓은 자평이다. 자가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의 비중이 2006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전세에서 자가로 이동하는 등 주거 상향이동하는 가구 비중(28.6%)이 하향 이동하는 가구(8.2%) 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마련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2018년 7.1년에서 2019년 6.9년으로 감소했고, 무주택 가구의 무주택 기간도 2018년 11.9년에서 2019년 11.2년으로 줄었다는 지표도 제시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임차가구의 RIR(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중)이 15.5%에서 16.1%로 상승했다. 전월세에 사는 임차인들의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서는 향후 정책적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는 짧은 코멘트만을 남겼다.

세부지표를 살펴봐도 국토부의 이 같은 자화자찬에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부동산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를 살펴본 결과, 2017년 5월 이후 전국 주요 아파트들의 가격은 평균 3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그간 숱한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시행했음에도 집값의 우상향 곡선을 꺾지는 못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이었다.

이후 8개월 뒤인 2018년 1월 7억500만원, 2018년 9월(8억2975만원) 8억 원대까지 상승했으며, 올해 5월에는 9억 2000만 원대까지 뛰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며 9주 연속 하락하는 듯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은 2달 만에 하락세가 꺾이며 보합세로 돌아섰다. 급반등 조짐은 없다지만 오를 때는 무섭게 오르다가 내릴 땐 ‘찔끔’ 내리는 집값이 야속하게마저 느껴지는 대목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서울에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아직까지 전국 아파트의 중위가격을 따져보면 서울보다는 훨씬 저렴하고 넓은 주택도 많다.

하다 못해 수도권인 경기도나 인천까지만 나가도 서울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아파트들이 제공되고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주거 목적이라면 빌라나 오피스텔을 택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국토부가 말한 주거안정 역시 이 부분을 말한 것이리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하지만 국토부의 자평대로 국민들의 주거 환경이 이것으로 정말 개선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 직장은 종로에 있는데 내 집은 경기도 하남에 있다면? 단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한 것만으로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런가하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간 암암리에 떠돌긴 했으나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전거지(전세거지)’,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 등 주거 환경을 두고 어린 학생들이 서로를 비방하는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하우스 디바이드’라는 이 신조어는 주택 유무, 집값의 격차에 따라 계층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주택의 유무, 집값의 차이가 계층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씁쓸한 현실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주로 투기수요 근절 쪽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지표에서 드러나듯 성과 역시 시원치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후반을 맞이한 지금, 국토부의 자화자찬대로 과연 국민들의 주거 환경은 제대로 개선되고 있을까.

단순히 표본 집단의 수치로만 나타나는 통계에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수준에 따른 계층 간 갈등과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지 돌아봐야 할 때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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