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0원 오른 1,22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은 달러/위안 상승과 국제 유가 낙폭확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더해지며 오후 들어 상승 반전한 뒤 장 막판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때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둔화와 미 경제 재개 재료 등 지난 주말 사이 부각된 호재성 재료에 코스피가 상승 반전하면서 달러/원은 내림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점증하며 코스피 지수는 하락 반전했고, 달러/위안까지 재차 상승하면서 달러/원은 결국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달러/위안 상승은 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를 인하한 영향이 크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기준 4월 대출우대금리(LPR)을 3.85%, 5년 이상 만기 기준 4월 LPR을 4.65%로 각각 전달보다 0.2%P와 0.1%P 내렸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62위안을 나타냈다.
■ 외인 주식 순매도가 롱심리 자극
이날 달러/원 상승은 하루 만에 주식 순매도로 전환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롱플레이를 확대한 영향이 크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전 거래일 31일 만에 주식 사자에 나서며 서울환시 참가자들 사이에 팽배했던 롱심리를일정 부분 해소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은 이틀도 채 이어지지 않았고, 이날 매도 규모 역시 5천억원대를 넘어서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빠르게 숏 물량을 거둬들였다.
달러/위안 상승 등 다른 대외 변수도 있었지만, 이날 시장 수급과 심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재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 21일 전망…안전자산 수요 지속
오는 21일 달러/원 환율 향방은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악재가 지난 주말에 이어 또다시 완화되며 자산시장에서 위험자산이 주목받을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추가 부양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2천500억 달러의 추가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소식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하지만 미국내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과 함께 경기 침체 우려 또한 지속되고 있고, 경제 재개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추가 부양 등 단발성 호재로 시장 전반에 확산한 안전자산(달러) 수요 심리를 억제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 기간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중국의 금리 인하에 따라 달러/위안 환율이 글로벌 달러와 무관하게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인 재료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