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70원 급락한 1,22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폭등과 글로벌 달러 약세가 어우러지며 개장 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달러/원은 미 의회가 슈퍼 부양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줄이자 이와 궤를 같이하며 장중 한때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지만, 한국과 미국 양자 간 통화스와프 협정에 따른 달러 공급에 재차 낙폭을 확대했다.
한은은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통화스와프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중 본계약서를 작성하고 다음 주 중 자금을 공급하는 일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막 미국 의회가 슈퍼 부양법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폭을 확대하자, 달러/원은 미끄러지 듯 1,220원대에 자연스레 재진입했다.
중국 위안화는 미 달러화 대비 강세 흐름을 장중 내내 이어갔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54위안을 나타냈다.
■ 연준 달러 공급 재료에 역외 롱스탑 재개
이날 달러/원 급락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한은이 다음주 중 미 연준으로부터 달러를 받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소식이었다.
한미 양자 간 통화스와프에 따른 달러 공급이 개시되면 외화자금시장과 외환시장에도 달러 경색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역외도 지체 없이 포지션에 변화를 가져갔다. 오전 장 내내 롱물량 일부를 거둬들이기는 했지만, 롱스탑을 주저하던 역외는 통화스와프에 따른 달러 공급 소식이 전해지자 빠르게 롱스탑으로 매매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 롱스탑은 역내의 달러 매물까지 끌어내며 오늘 달러/원 하락을 더욱 자극했다"면서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속도를 내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확산세가 진행 중이어서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 26일 전망…美 코로나19 경기부양 법안 표결 주목
오는 26일 달러/원 환율은 미 의회가 합의한 슈퍼 부양법안의 표결 여부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양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서명한다면 글로벌 증시는 또다시 훈풍을 탈 가능성이 크다. 달러도 약세 흐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환시 달러/원 역시 하락 압력 속에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부양법안 관련 의회의 이견이 재노출된다거나, 미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라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바이러스 악재가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상쇄할 경우 시장은 예측과 다른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아울러 유럽지역에서 2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어선 데다, 미국도 이미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세계 주요 기업 공장들이 잇따라 셧다운을 선언하는 상황인 점은 여전히 시장 불안 요인이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 슈퍼 부양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미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세를 타고 있다"면서 "이는 금융시장이 여전히 코로나19 악재에 따른 리스크오프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