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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시장 결산(3)·끝] 오비맥주, 맥주 1위 9년 아성 무너질까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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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16 00:00 최종수정 : 2019-12-16 05:56

테라 등장에 올해 점유율 15% 하락
노조 협의없는 구조조정 선택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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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비맥주가 생산하는 ‘카스’ 맥주.

▲ 오비맥주가 생산하는 ‘카스’ 맥주.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주세법 개정부터 리베이트 쌍벌제, 신제품 경쟁, 불매운동 타격, 소주병 마케팅 제 재까지… 올해는 유난히 주류업계에 이슈가 많았다. 해당 이슈들로 인한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 3사의 영향 관계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지난 9년간 맥주 시장 1위를 수성했던 오비맥주에 대한 위화감이 현실화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 출시한 '테라'가 오비맥주 '카스'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자 오비맥주의 견고한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올해 맥주 제품 가격을 인상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재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에 이어 10년차 이상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벨기에 출신 벤 베르하르트 대표로 사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위기감 현실로…점유율 올해 들어 하락세

최근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 출시한 테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카스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스는 그간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국민 맥주' 자리를 거머쥐고 있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오비맥주 모회사 버드와이저 APAC(Budweiser Brewing Co APAC Ltd)는 3분기(7~9월) 판매량과 매출액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6.6%, 4.7% 감소했다고 밝혔다.

동아시아부문은 3분기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버드와이저 APAC의 지역별 구분에서 오비맥주의 국내 매출액은 일본, 뉴질랜드 지역 매출과 함께 동아시아 부문에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아시아 판매량 감소분 대부분이 오비맥주 국내 판매량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3분기 판매량이 최소 15%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메인 브랜드인 카스 판매량 감소 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산토리(Suntory) 이외에 일본에서 수입하는 맥주가 없으므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도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

버드와이저 APAC은 오비맥주 카스가 △가격 인상 △소비 심리 악화 △어려운 경쟁 환경으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가 지난 4월 출고가를 소폭 인상한 바 있다.

어려운 경쟁 환경은 하이트진로 테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버드와이저 APAC 동아시아부문 판매량은 지난 2분기(4~6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비맥주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55~6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2~3분기 합산 점유율은 약 5~6%포인트 하락했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점유율 하락은 대부분 카스 브랜드 매출 감소에서 기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구조조정에 '설왕설래'

오비맥주는 최근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는 올해 카스 판매 부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노동조합에 전달했다. 대상은 2009년 11월30일 이전에 입사한 직원이다. 약 50명 수준 희망퇴직 신청 자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대상 직원 중 10년 이상~15년 미만 근무한 직원에게는 24개월치 급여를,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34개월치 급여를 준다. 정년까지 잔여 근속기간이 34개월 미만인 직원에게는 잔여기간 만큼만 위로금을 지급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에서는 10년차 이상 직원이 50여명이었지만, 실제로 희망 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10여명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희망퇴직 대상 직원 대비 신청자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희망퇴직 목적이 '조직 슬림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측은 "2016년과 2018년에도 노사협의를 통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면서 "희망자에 한해서 받는 것이므로 규모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고, 회사의 권고 사안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희망퇴직 접수를 카스 시장 점유율 하락과 연관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 전 노조에 통보 없이 진행해 내부 잡음이 많았다"며 "올해 매출이 떨어지면서 인력 축소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오비맥주의 대표이사는 내년 1월1일자로 교체된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 남아시아 지역 사장인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를 신임 사장에 임명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1978년 벨기에 태생인 벤 베르하르트 신임 사장은 약 20년간 AB인베브에 재직하며 주로 영업과 물류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글로벌 맥주 전문가다.

2001년 AB인베브 입사 후 벨기에 영업 임원, 룩셈부르크 사장과 남유럽 지역 총괄 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 현재까지 남아시아 지역 사장을 역임해왔다. 벨기에 루벤 가톨릭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고동우 현 사장은 AB인베브 아프리카 지역 담당 CMO(마케팅 총괄 임원)로 자리를 옮긴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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