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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힘실은’ 메리츠·하나, 우발채무 먹구름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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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8-26 00:00

메리츠종금증권 우발채무 9조 업계 1위
증권사 채무보증 중 PF 관련 비중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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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 부침에도 주요 증권사는 견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투자은행(IB) 부문이 증권사 실적 호조를 견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중심으로 우발채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발채무는 장래에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실제 채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성질의 채무를 말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라도 빚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잠재적인 빚’이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주요 증권사 10곳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상반기 우발채무 금액은 9조43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43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KB증권(3조9802억원), 하나금융투자(2조6351억원), 미래에셋대우(2조4623억원), 신한금융투자(2조3906억원), 키움증권(2조2673억원), NH투자증권(2조1770억원) 순이었다. 삼성증권(1조646억원)과 대신증권(1조627억원)은 1조원대에 그쳤다.

작년 말 대비 증가 규모 역시 메리츠종금증권이 2조532억원(29.37%)으로 가장 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개발 관련 시행사와 건설사 등에 대한 한도대출이 크게 확대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한도대출은 약정금액 기준 지난해 말 5조5739억원에서 6월 말 7조1647억원으로 1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투자의 우발 채무 증가 규모는 1조5381억원(140.21%)으로 두 번째로 컸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총 1조8646억원 규모의 매입확약을 체결했다.

롯데손해보험 인수금융 관련 LOC(3800억원), 광명 의료복합클러스터 선순위대출 LOC(2500억원), 대구 도원동 주상복합 토지 담보대출 사모사채 인수확약(1700억원) 등이다.

매입확약은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투자자 이탈로 인해 차환조건 달성 실패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가 대신 대출을 상환하거나 차환 부족분 전체를 매입하는 형태의 신용보강을 의미한다.

증권사가 자금조달과 관련한 전 과정을 책임지다 보니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위험도도 그만큼 상당하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에 이어 키움증권(5201억, 29.77%), 신한금융투자(3884억원, 19.40%), 한국투자증권(3580억원, 8.79%), 대신증권(2조9900억원, 39.13%) 순으로 우발채무가 크게 늘었다. 우

발채무가 줄어든 곳은 NH투자증권(-8633억원, -28.39%)과 미래에셋대우(-3668억원, -12.97%) 두 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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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의 채무보증 규모(잔액 기준)는 2017년 말 28조원에서 2018년 말 38조2000억원으로 10조2000억원(3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52.7%에서 66.3%로 13.6%포인트 상승했다. 채무보증은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늘었다.

증권사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은 2017년 말 13조원에서 2018년 말 19조6000억원으로 6조6000억원(50.8%) 증가했다. 증권사 전체 채무보증 중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51.4%에 달했다.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 이외에 공사대금채권 채무보증 등 기타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을 모두 포함한 규모는 2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채무보증 증가세는 2017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PF 관련 보증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수익원인 신용공여형 보증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가 채무불이행 위험까지 부담하는 신용공여형 보증 규모는 2017년 말 20조3000억원에서 2018년 말 31조3000억원으로 11조원(54.2%) 증가해 채무보증 확대를 이끌었다.

통상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는 아파트 착공 전에 신축 자금 마련을 위해 PF 대출을 받은 뒤 공사가 끝나면 분양대금을 받아 이를 상환한다. 증권사는 이 과정에서 유사시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보증을 서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2013년 이전 주로 시공사가 맡아왔던 역할이지만 이제는 증권사의 고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공사들이 신용등급 하락 등에 대한 우려로 채무보증을 꺼리면서 증권사를 통한 채무보증이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부동산 경기 확장기에는 증권사 수익 확대 수단으로 작용해 긍정적이나 경기 침체기에는 부실위험을 확대하는 요인이 된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시행사가 PF 상환대금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증권사는 관련 우발채무를 그대로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이 급증하자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증권사의 채무보증이 부동산 PF 관련 신용공여약정을 중심으로 증가함에 따라 부동산시장 여건 악화 시 증권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신용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며 “증권사는 채무보증에 따른 제반 리스크를 부동산시장의 주요 여건 변화 등을 반영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증대상 기초자산 부실화로 보증채무에 대한 증권사의 지급의무가 발생하게 되면 이는 자본적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증권사 순자본비율은 올해 1분기 말 527.5%로 전년 동기(582.9%) 대비 55.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사모사채 매입, 대출 등 기업금융이 확대된 영향이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위험액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총 위험액 대비 영업용순자본 비율(별도 제무제표 기준)은 2015년 말 345%에서 2019년 3월 말 163%까지 급락했다.

안나영·박광실 한기평 금융2실 연구원은 “대형사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고 현재 수준이 AA급 자체신용도를 유지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며 “위험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지표의 절대수준과 저하 속도는 대형사 신용도에 하방압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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