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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재팬] 불매운동 한달...일본 맥주 매출 60%↓·여행 예약율 80%↓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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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8-01 19:54 최종수정 : 2019-08-02 06:48

"3명 중 2명 동참"...유례없는 장기간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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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 진열된 아사히 등 일본 맥주. /사진=구혜린 기자

이마트에 진열된 아사히 등 일본 맥주.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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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안 사고, 안 먹고, 안 간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초기 식음료, 화장품, 패션용품 등에서 두드러진 불매운동 효과는 자동차, 여행 등 전방위로 확산됐다. 불매운동을 이용해 일부 기업들은 '애국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맥주부터 자동차까지 확산..."보이콧 효과 무섭다"

불매운동 효과는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식음료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의류, 여행상품 등 부문의 매출 급감도 만만찮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동안 불매운동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품은 일본 맥주다.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편의점 CU의 일본 맥주 매출은 평년 대비 49% 이상 쪼그라들었다. GS25와 이마트에서 또한 각각 40.1%, 62.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맥주 성수기인 것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 폭은 현저하다. 캔맥주 매출 부동의 1위인 아사히는 7위로 떨어졌다. 기린, 삿뽀로 등 캔맥주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물러났다.

대형마트 집계에 따르면 일본 라면과 조미료 매출도 각각 53%, 33% 줄었다.

패션 및 뷰티 부문에서도 불매운동은 효과가 발휘됐다. 대표적인 일본 의류인 SPA브랜드 유니클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 나타났다. 이는 카드결제만 집계한 것으로 현금결제 등을 포함하면 감소분이 3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일본 본사 임원의 불매운동 비하 발언과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사과했다. 첫 번째는 언론 매체를 통한 간접사과, 두 번째는 "표현상 오해가 있었다"는 해명을 포함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같은 노력에도 등 돌린 국내 소비심리는 쉽게 전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활발히 유통되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SK-Ⅱ, 시세이도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는 2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2030세대에 인기를 끌었던 무인양품 매장도 지난 6월과 비교해 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범 기업인 미쯔비시 등이 활발히 생산하는 일본 필기구를 구매하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내 기업인 모나미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렉서스 등 자동차 부문도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치가 집계되진 않았으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도요타 구매 예약을 취소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닛산은 신형 알티마 출시를 기념한 언론 행사를 돌연 취소하며 몸을 사렸다.

휴가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 예약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중견 여행사에 따르면 일본 여행 예약율은 지난해 7월 대비 약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소율 또한 지난해 대비 50% 늘었다. 여행 업계에서는 감봉, 부서이동 등의 대책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행 여행객이 줄어들자 항공사는 공급을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할 예정이다.

중소상인·자영업자 단체는 지난달 5일 광화문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판매중지를 선언했다. /사진제공=한국마트협회

중소상인·자영업자 단체는 지난달 5일 광화문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판매중지를 선언했다. /사진제공=한국마트협회


◇국내 기업 등 '애국마케팅'에 불매 열기 고조되기도

유례없는 장기간의 보이콧은 유통 이익단체나 기업들의 '애국마케팅'이 뒷받침하기도 했다. 소상공인들도 일본 제품 발주를 중단하는 등 힘을 더했다.

일본의 수출보복 발동에 가장 먼저 집단행동을 보인 곳은 유통부문 협회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에 소속된 국내에서 마트 등을 운영하는 회원사 200여곳은 지난달 5일 일본 제품 발주를 중단하고, 기존에 매입한 제품도 반품 조치에 나섰다.

연합회 관계는 "단순히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며 "마트에 이어 편의점과 슈퍼마켓도 판매중지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U 등 편의점 5개사는 일본 맥주를 이달부터 행사 가격에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애국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편의점뿐만 아니라 미니스톱, 세븐일레븐까지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에 판매에 소극적 조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떠오른 SPA브랜드 탑텐도 애국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1945'가 새겨진 광복절 티셔츠를 출시하는 등 국내 SPA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있다. 탑텐은 유니클로 전 모델인 배우 이나영을 가을/겨울 시즌 메인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애국마케팅에 동참했다. 경주시는 일본 등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국내 여행을 택한 방문자에게 지역 축제 입장료를 반값에 할인해주고 있다. 전남 곡성군 한 농협의 경우, 일본 여행을 취소한 사람에게 닷새 동안 대표 브랜드 쌀 10kg을 무료로 나눠줬다.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모습도 발견된다. 서울에서 3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일본 제품 식별을 돕는 바코드 앱(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고객들에게 일본 제품을 안내하고 있다. 김씨는 "생각지도 못한 일본 제품이 정말 많더라"면서 "계산할 때 일본 제품이라는 걸 알려주면 국산 제품으로 다시 골라가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어설픈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보는 국내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편의점 미니스톱의 경우, 편의점주는 브랜드 이미지로 인해 매출 타격을 입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집단 불매 열기는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불매운동 참여인원은 2780만명. 19세 이상 국민 4320만명의 64.4%에 해당한다. 조사기관 관계자는 "국민 3명 중 2명이 일본제품 불매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셈"이라며 "지난달 세 차례 조사 동안 상승세는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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