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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BDC’로 열린 비상장사 투자…개인투자자 관심 집중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19-02-03 08:35

SPC 설립해 상장, 거래소서 BDC 매수하면 끝
주식 이외 채권 등에도 투자 가능
‘고위험’ 투자… 제2의 코스닥 벤처펀드 우려도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올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이 비상장 혁신기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창업 초기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당국 주도로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가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BDC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 시장에 상장하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70%를 비상장기업이나 코넥스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충분한 사전조사나 인력확보 없이 도입된다는 지적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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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팩(SPAC)’ 관심 고조

BDC는 지난해 11월초 국내 벤처투자 업계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금융위원회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 혁신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BDC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해 투자금을 모은 뒤 비상장사와 코넥스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다.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BDC를 설립해 투자자금을 모아 상장 절차를 밟게 된다.

BDC는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상장한 후 투자 대상을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성격이 비슷하다. 하지만 스팩처럼 하나의 비상장기업과 인수합병(M&A)하는 게 아닌 다양한 비상장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같은 BDC는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1980년 미국 의회에서 소기업투자촉진법안(Small Business Investment Incentive Act)을 마련하며 사모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투자체인 BDC를 활용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말 기준 96개 BDC가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7년말 기준 전체 자산규모만 900억달러(한화 약 101조 1,150억원)에 이른다.

미국 BDC는 시가총액 2억 5,000만달러 이하의 상장회사에도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BDC는 비상장사나 코넥스 기업에만 투자를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보험업, 사행성사업 등 일부 업종은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다.

또 한국 BDC는 총자산의 70% 이상을 투자 대상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주식뿐 아니라 어음·채권·대출·이익참가부증권 등 폭넓은 투자 방식을 허용할 방침이어서 회사 형태지만 사실상 펀드와 큰 차이는 없다.

금융위는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데서 오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펀드처럼 동일 기업 투자한도(10%)를 설정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이나 기업당 투자한도, 레버리지 한도 등 구체적인 세부안은 올해 1분기 확정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 비용적 이점 존재… 세제혜택 지원도 검토 중

BDC는 기존 벤처펀드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여지가 존재한다. 시장에서 BDC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해놓지 않고 모집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고액의 자산을 보유한 개인들이 늘어나면서 벤처투자에 나서려는 개인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자금을 유치하려는 개인과 접촉하거나, 펀드를 조성하는 벤처캐피탈과 접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나마 증권사의 PB센터 등을 통해 신탁 형태로 벤처펀드에 투자하거나, 개별 기업 지분을 매입하는 사례는 종종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신탁 수수료와 펀드 운용보수 등을 이중, 삼중으로 지불해야 한다. 반면 BDC를 통한 투자의 경우 약간의 중개 수수료만 내면 된다는 점에서 비용적 이점이 존재한다.

게다가 유통 시장을 활용할 경우 회수 시점을 펀드의 청산이나 투자상품의 만기와 상관없이 투자자 임의대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그간 개인투자자들의 벤처투자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유동화의 어려움이 꼽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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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인이 직접 벤처기업 지분을 매입하거나 벤처펀드에 출자할 때 제공되는 수준의 세제혜택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금융 당국은 일단 BDC 자체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을 단행한다는 전제 아래 법인세 등을 감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에선 매년 이익의 90% 이상 배당하는 BDC에 한해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시장에선 법인세뿐 아니라 소득세 감면 혜택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개인들의 벤처기업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소득공제 혜택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BDC의 성공은 결국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도가 얼마나 큰지에 달려 있다”며 “기대 수익과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금융 당국이 마련한 인센티브가 기존의 벤처투자 수단들에 비해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고위험 상품 등장, 투자자 손실 우려 제기도

다만 BDC 투자는 곧 비상장사 투자인만큼 투자위험이 높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알리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다. 일단 금융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투자자 정보 제공이 어렵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나 은행에서는 고위험군 투자 금융상품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지만 상장종목인 BDC에 대해선 제대로 된 사전지식 없이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면서 “BDC를 스팩이나 고배당주로만 인식하고 투자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할 경우엔 배당을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예상대로 투자금 회수가 안될 때는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힐 테고, 특히나 BDC 제도가 자리잡지 못한 초기에 이런 손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원칙적으로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규제를 적용해 공모펀드 수준의 투자자 보호의무가 부과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BDC는 분산투자의무(10%한도), 펀드재산 별도 보관, 회계감사의무, 손익·결산 등 주요사항에 대한 공시 의무를 갖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019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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