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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인력 구조조정...업계 확산 신호탄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18-11-08 21:55

수수료 인하, 그룹 리스크 요인으로 ‘이중고’ 겪어
검토 단계지만 구조조정 현실화 우려 목소리 커져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현대카드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 컨설팅에서 인력 감축을 제안받았다. 내년 수수료 인하에 따른 업황 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룹 리스크까지 이중으로 겹쳐 경영 어려움이 가중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구조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인원 감축으로 허리띠를 꽉 졸라매야 하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카드업계 역시 정부 정책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돼, 현대카드를 신호탄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확산된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구조조정 카드 손댈 수 밖에 없는 이유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반기순이익(연결 재무제표)은 77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08억원보다 40.9%(535억원)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순이익이 1308억원으로 전년 동기(949억원) 대비 37.8%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사실상 세금 환급 효과로 이익이 늘었다. 세금 환급분 383억원을 제외하면 현대카드도 2016년 상반기보다 10억원가량 이익이 줄어든다. 현대캐피탈 역시 일부 일회성 수익에 기반한 이익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성 지표는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카드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흔들리는 중이다.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31일 S&P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일제히 떨어뜨렸다. 대주주 신용등급 하락을 반영해 현대카드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 역시 'BBB+'에서 'BBB'로, 현대캐피탈은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현대캐피탈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이후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일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신용등급(AA+)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달았다. 현대카드와 캐피탈의 신용도 대비 상향 조정요소였던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을 더 이상 반영하기 힘들다는 것이 근거다.

수수료 인하와 기업 신용도 하락은 현대카드의 실적 악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카드업 관계자 A씨는 “그동안은 현대카드와 캐피탈이 모기업 현대자동차를 업고 있어 신용등급이 높았던 것”이라며 “당국에서 자꾸 수수료 인하 규모를 늘리는 마당에 기업 신용도까지 떨어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수직 상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꼬집었다.

수익은 줄어드는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하는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 실적은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 또 코스트코 결제 주관사가 되며 전용 전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카드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역행하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결정

BCG의 경영 컨설팅에는 현대카드에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의 규모로 인력을 감축하라는 제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의 정규직 직원 수는 각 1775명, 1855명, 469명이다. 제안된 감원 기준으로 보면 현대카드가 11.3%, 현대캐피탈이 5.4%, 현대커머셜이 21.3%를 감원하게 된다. 또 BCG컨설팅에는 ‘디지털 부문 강화’라는 경영 기조에 맞춰 기존 인력을 감원하는 대신 IT 인력을 150명가량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해진다.

이 감축 규모로 갈수록 악화하는 경영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 IT 인력은 일반 직원 대비 인건비가 두 배는 높은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일반 직원보다 인건비를 두 배 더 지출하게 된다”면서 “일반적으로 비용 절감이 되는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IT 인력을 확충하면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전통 카드 업무의 인력 감축 폭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또 “현대카드의 인력 감축 전략으로 거론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CEO플랜)으로는 감원 목표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며 “지원자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EO플랜’은 현대카드가 2015년부터 운영한 퇴직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으로 창업해 퇴직한 사람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 70명 정도다.

◇ 필수가 된 비용 절감...‘구조조정’ 눈치게임 카드사

현대카드는 “BCG로부터 인력 감축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확정 짓지 않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카드 업계에서는 ‘사실상 구조조정 돌입’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부터 적격비용을 재산정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업황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내년도 수수료 인하 규모를 1조7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올해 8개 전업계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내년에는 이 수익의 두 배가량이 축소될 수 있는 셈이다. 또 대출 금리 인하 압박에 제로페이 도입 등으로 영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과 카드사의 구조조정 문제가 대립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보호’를 내걸고 팔 걷어붙인 수수료 인하 정책이 카드사 내외부 환경과 맞물려 인력 구조조정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카드업 관계자 C씨는 “업계가 어려워지다 보니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현대카드는 노동조합이 없어 직원들이 거부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다른 카드사들도 ‘구조조정을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로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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