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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경제 악화에 보험 해지환급금·보험약관대출 눈덩이 증가세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10-04 09:58

가구당 평균 12개 보험, 매월 103만 원 지출… 보험료 부담 커

△상반기 생명보험 해약, 효력상실 계약건수 증가 추이 (자료: 생명보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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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경제성장률 저하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장기보험의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의 초회보험료가 급감하고 해약률이 늘어나는 등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생보사가 주로 취급하는 연금보험, 종신보험 등의 상품들은 통상적으로 납입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긴데다 보험료도 비싼 편이라 서민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편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 해 연말 전국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소득대비 보험료 부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12개의 보험에 가입하여 매월 지출하는 보험료가 103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가구의 평균 가계소득 557만원의 18%를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보험협회는 소비자들이 가계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가장 먼저 깨는 것이 ‘보험’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이은 고용쇼크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올해에는 실제로 생보사들의 보험계약 해지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 해약건수는 248만9018건으로, 전년 동기 232만8706건보다 6.8% 늘었다.

보험 해약이 늘어나며 해지환급금 규모가 함께 늘어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상반기 기준 생보사들의 해지환급금은 13조78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조5263억 원보다 19.6% 늘었다. 임의로 가입자가 해약한 것이 아니라, 보험금을 내지 못해 보험사 측에서 계약을 해지하는 ‘계약 상실’을 포함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 전문가들은 보험을 중도 해약할 경우 해지환급금의 규모가 납입한 돈보다 적은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제언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계약상실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므로 이러한 현상을 반가워하지 않고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장기간 큰 돈을 납입하는 상품이므로 가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해약을 하면 손해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분기별 보험사 가계 보험약관대출 증가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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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형 대출’ 보험약관대출도 증가세

보험약관대출은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해 돈을 빌리는 대출 형태로, 평균 이율이 연 6.0~10.0%에 이를 정도로 높은 편이다. 다만 단기간에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어 은행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쏠쏠한 인기를 끌고 있다.

상반기 기준 보험사들의 약관대출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잔액이 60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8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보험계약대출이 8.7%나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3.2%, 신용 대출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보험약관대출은 신용등급이 낮아도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받을 수 있어 ‘불황형 대출’이라고도 불린다. 직접 보험사에 방문하지 않아도 전화 등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챗봇 등을 도입해 24시간 내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신용등급조회가 없어 대출심사가 자유로운 편이고, 빌린 돈을 수시로 상환해도 중도상환수수료도 붙지 않는다. 대출이 연체돼도 신용도 하락이 없는 것은 덤이다.

하지만 이 같은 편리함에 ‘함정’이 숨겨져 있다. 먼저 보험계약대출의 이자가 미납될 경우, 해당 금액이 원금에 가산되므로 대출 약정 시 소비자가 예상한 것보다 높은 이자율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 연체이자율이 없어 신용도 하락도 없다는 점에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한 장기간 미납으로 인해 대출 원리금이 해지환급금을 초과하게 되면 약관에 따라 보험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될 수 있다. 만약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금을 청구하더라도 보험사는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여기에 각 보험사에 공시된 바와 같이, 약관대출은 은행에 비해 높은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쉬운 절차에 현혹돼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이 역으로 높은 이율로 인해 허덕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보험료와 보험약관대출의 이중고에 못 이겨 아예 보험을 해지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실질 소득이 줄면서 보험계약대출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하반기 부동산대책으로 주담대가 막히면서 보험계약대출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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