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콘텐츠의 힘]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성공기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11-13 00:00 최종수정 : 2017-11-13 08:11

43년 국민 바나나우유 ‘스토리마케팅’ 재탄생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콘텐츠의 힘]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성공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빙그레의 장수제품 ‘바나나맛우유’가 콘텐츠를 만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체재 증가와 주 소비층인 유아동 인구 감소에도 판로 다변화와 스토리를 더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식품업계의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12일 빙그레에 따르면 지난해 바나나맛우유의 매출액은 수출 포함 195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로 올해에는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억 내외의 매출을 올린 국내 식품 브랜드 가운데 연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장수제품의 친숙한 이미지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스토리를 접목시키며 과감한 변신에 나선 빙그레의 도전이 숨어 있다.

◇ 43돌 ‘뚱바’ 탄생기

일명 ‘뚱바(뚱뚱한 바나나우유)’로 불리는 바나나맛우유는 올해로 출시 43주년을 맞았다. 일평균 약 80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기준 바나나우유 시장에서 약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의 탄생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우유 소비를 적극 장려했지만 다수의 국민들이 흰 우유에 대해 정서적이나 신체적으로 거부반응을 나타내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빙그레는 유제품 소비 촉진 방법을 고민한 끝에 고급과일인 ‘바나나’에 주목했다.

당시 수입과일인 바나나는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고급과일로 인식됐다. 연구팀은 주 소비자인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바나나를 우유에 넣기로 하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개발에 성공한다.

바나나맛우유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단지’ 모양의 용기다.

당시 연구팀은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바나나맛우유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용기 외형을 고집하던 중 한 도자기 박람회에서 우연히 본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얻고 개발에 착수한다.
‘달 항아리’는 일명 ‘백자대호’라 불리는 조선시대 후반 백자로 완만하면서도 풍만한 곡선에 특유의 단아함이 돋보이는 조선백자다. 여기에 연구팀은 마실 때 부주의로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입구 부분에 턱을 만들고, 바나나의 노란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반투명으로 제작하는 등 실용성을 더했다.

이렇게 탄생한 바나나맛우유의 ‘배불뚝이’ 패키징은 출시 이후 용량 240ml와 모양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해당 설비 제조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용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빙그레 뿐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바나나맛우유 용기 자체를 특허로 등록한 뒤 올해 1월 유사한 디자인의 ‘바나나맛젤리’ 제품을 제조·판매한 회사들을 상대로 진행한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콘텐츠의 힘]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성공기


◇ ‘아재’ 재도약기

바나나맛우유의 강점은 누구나 한 번쯤은 목욕탕에서 맛본 경험이 있을 만큼 소비자들과 40여년을 함께해온 친숙함이다.
“대부분의 입사 지원자들이 ‘어릴 때 목욕탕에서 먹던 바나나우유의 맛을 떠올리며’라고 적어 지원동기 문항을 지원서에서 삭제했다”는 일화가 화제일 정도로 바나나맛우유는 많은 소비자들의 기억에 녹아있다. 실제 빙그레는 2014년부터 지원동기 문항을 삭제했다.

이 같은 ‘아재(40·50대 기성세대)’ 바나나맛우유가 스토리를 더해 빙그레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지난해 3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개점한 ‘옐로우카페’다. 옐로우카페는 빙그레 최초의 테마형 카페로 입구에 설치된 커다란 바나나맛우유 조형물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끈다.

매장에서는 바나나우유를 넣은 라떼·아이스크림 등 각종 음료 메뉴를 판매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바나나우유 모양을 한 캐틱터 상품도 옐로우카페로 발길을 끄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바나나맛우유 열쇠고리를 사기 위해 매장 오픈 전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몇 달간 계속되기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현대시티아울렛에 입점한 14개 카페 매장 가운데 옐로우카페는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제주도에도 문을 열며 영토를 확장했다. 동대문 매장보다 약 10배 크기로 일평균 600~700명, 주말에는 약 1500여명의 방문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발돋움했다.

빙그레는 단순 카페를 넘어 옐로우카페를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브랜드로도 출시했다. 올해 3월 출시한 ‘옐로우 카페 컵’은 바나나티라미수와 소금라떼 2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소금라떼는 출시 전 실시한 자체 소비자 조사에서 최근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단짠(달고 짜고)’에 가장 부합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빨대를 활용한 ‘마이스트로우(My straw)’ 캠페인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꼽힌다. 마이스트로우는 연인끼리 사용할 수 있는 ‘러브 스트로우’와 병원 링거 모양의 ‘링거 스트로우’, 일반 빨대보다 직경이 4배 큰 ‘자이언트 스트로우’, 분무기 형태인 ‘SOS 스트로우’ 등으로 구성돼있다.

빙그레는 지난 7월 바나나맛우유 ‘마이스트로우’ 영상 5편을 SNS 상에 공개했고, 조회 수가 3000만 뷰를 넘어서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링거 스트로우’ 등 3종은 출시 일주일 만에 3만 개가 전량 판매됐고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 생산·판매하기도 했다.
[콘텐츠의 힘]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성공기


◇ ‘국가대표’ 해외진출기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장차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부터 미국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10 여개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바나나맛우유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 약 7억원이던 매출은 2016년 약 15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빙그레는 2014년 상하이에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15일의 유통기한을 확보한 오리지널 바나나맛우유를 통해 중국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등 동부연안 주요도시에 판매망을 갖춘 빙그레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신규 채널에도 진출해 나가고 있다.
또 국내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늘리고 중국어로 “한국의 1등 바나나맛우유”라는 광고 문구를 노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트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와 할랄 시장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1974년 출시한 바나나맛우유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 국내 가공유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이제는 바나나맛우유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제품이 되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KT&G, 그로스 트랙 IR 피칭데이 개최 통해 청년 창업지원 나서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