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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금리 대출 멸종과 인터넷은행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3-08 21:44 최종수정 : 2015-03-11 01:10

[기자수첩] 중금리 대출 멸종과 인터넷은행
지난 달 인터넷 전문은행 시리즈 기사를 세 차례에 걸쳐 쓰면서 ‘성공이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4월 인터넷 전문은행 TF 결과를 반영한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소리다. 이제 막 도입 논의가 일고 있어 전문가는 물론 현업종사자 중 누구도 성공 여부를 확답하지 못했다. 대신 해외 사례를 통해 가늠할 뿐이다. 세계 최초인 미국에 이어 2000년 첫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했던 일본이 주요 사례로 거론되지만 일본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률은 높지 않은 것 같다.

한국금융연구원이 3일 주최한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일본 은행들의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오노 유지 미즈호리서치연구소 금융산업연구담당 이사는 핀테크 관련 문답 중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 중 ROE가 높은 건 세븐은행과 라쿠텐은행 뿐”이라며 “예금은 모이는데 대출처 찾기가 쉽지 않아 자금운용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세븐은행은 유통업체인 세븐일레븐이 대주주고, 라쿠텐은행은 온라인마켓 라쿠텐에서 100% 출자했다. 모회사의 고객기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한편 국내 금융권에선 중금리 대출의 실종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오노 이사의 코멘트와 묘하게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 공백을 메꿀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리면서 사상 최저치인 2%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 금리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통계에서 2월말 기준 은행별 일반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7~10등급의 최저신용자도 대부분 10% 미만으로 내려왔다. 기준금리 2% 시대에 10%도 고금리로 보인다. 정책금융의 일환이긴 하지만 1%대 수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도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중·저신용자에게 은행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고 주택담보대출은 LTV·DTI 규제 등으로 신용이 좋아도 제2금융권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은행권 중금리 대출이 사라지면서 중신용자들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가계대출 비중을 살펴보면 6% 미만이 96.8%다. 6~10% 중반까지의 중금리 대출은 실종이라 부를 만하다. 은행이 중신용자들을 ‘잠재적 저신용자’로 분류해 꺼리는 탓이다. 그사이 저축은행들은 은행 접근이 어려운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대부업에서도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에서 중신용자들이 상대적 우량고객이라도 대출 금리는 20~30% 초반으로 초고금리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금리도 10% 후반부터 형성된다.

KB저축은행 등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에서 6.5~19.9% 수준 대출상품을 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지만 은행만큼 심사가 까다로워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신용자는 물론 신입사원이나 이직한 직장인 등도 은행 저금리 혜택에선 여전히 사각지대다.

금융당국도 중금리 대출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전문은행 성공전략으로 특성화나 틈새시장 공략을 꼽는다. 기존 은행과 똑같은 영역에서 경쟁한다면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이 놓치고 있는 서비스 분야를 찾아야 한다.

핀테크를 비롯한 IT·금융 융합에 정부의 드라이브가 거세다. 그러나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후 성공 여부는 정부가 아닌 시장에 달려 있다. 금융소비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하지만 부재한 ‘그 무엇’을 찾아야 훗날 성공사례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중금리 대출이 그렇듯 시중은행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여전히 많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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