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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돌아왔다” 전영현의 자신감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3 08:30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50조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히 업황에 기댄 회복을 넘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회복을 통해 '기술 삼성' 자존심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D램 전문가’ 전영현닫기전영현기사 모아보기 HBM4 초격차 전략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HBM4가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전례없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고객들과 함께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던 과거 삼성전자의 신년사에 비해, 올해는 상당히 공격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어조로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HBM 개발에 뒤쳐져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HBM 시장 주도권을 내줬다. 2024년 10월 전 부회장은 "많은 분들께서 말씀하시는 삼성의 위기는 저희(경영진)에게 있다"며 위기 극복 의지를 담은 사과문을 이례적인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이번 신년사는 '삼성 위기론'이 시작된 HBM 등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원년이 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내비쳤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는 HBM3E용 D램 재설계 끝에 엔비디아에 제품 공급을 성사시켰다. HBM4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 한단계 앞선 최신 공정 기술인 10나노미터 1c(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2010년대 초중반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전성기를 이끈 D램 전문가다. 2017년 삼성SDI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반도체 업계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전 부회장은 위기론이 지속된 2024년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수장인 DS부문장으로 7년 만에 삼성전자로 복귀했다. 그는 취임 직후 HBM 재설계를 원점에서부터 재설계 하라고 지시하고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을 위해 토론 문화를 부활시키는 등 조직 재정비에 힘써왔다.

역대급 슈퍼사이클...추정치 따라가기 급급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국내 기업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20조원이라는 실적을 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AI 시대 본격화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공급이 크게 줄어든 범용 D램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이 같이 전례 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올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분기보다 40~50% 올랐는데, 올해 1분기엔 여기서 55~60%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초호황 여파는 삼성전자가 압도적 1등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낸드플래시에도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 확대로 데이터 저장에 유리한 고성능 eSSD로 수요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다.

자료=에프엔가이드, 각사

자료=에프엔가이드,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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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반영해 2026년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앞다퉈 상향 조정하고 있다.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회사의 기업분석 보고서를 새롭게 낸 증권사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평균 130조~140조원 정도다. 3개월 전 추정치 74조3000억원보다 거의 2배 상향됐다.

대신증권(150조2000억원)과 IBK(151조3000억원) 등이 150조원 이상을 전망했다.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하나증권도 112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것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들 증권사들은 DS부문이 파운드리 적자에도 전사 영업이익의 85~92%를 담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가격 부담으로 스마트폰을 포함한 DX부문이 역성장할 전망이지만 반도체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HBM3E 롱런과 중국 시장 기회

HBM 실적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엔비디아가 HBM4를 탑재할 루빈 양산 일정을 올 1분기말이나 2분기경으로 연기하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HBM3E 수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등은 올해 HBM 출하량에서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도 HBM3E 탑재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3E 시장 선점에 실패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 H200

엔비디아 H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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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엔비디아 AI칩 구매 여부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H200'의 중국 수출을 조건부 허용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술 견제를 위해 자국 기업의 고성능 AI 칩 판매를 막아왔다. 엔비디아도 실적 가이던스에 중국 매출을 '0'으로 처리하고 있다.

H200은 HBM3E를 탑재한 호퍼 아케틱처 기반 제품이다. 블랙웰·루빈에 이전 세대 라인업이다.

다만 중국 물량과 관련해 미중 양국 정부도 민감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제 사업 규모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 수출 승인 소식 이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초 CES 2026에서 "(중국) 고객 수요가 매우 높다"며 "H200이 생산 라인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서는 엔비디아가 중국 기업들로부터 올해까지 200만개 이상의 H200 주문을 받았다고 추정하고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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