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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해외법인, 절반 이상 ‘아·태’ 집중

우한나 기자

han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1-03 05:00

성장성 높고 진입장벽 낮은 지역 선점
유럽·북중미 등 선진시장 확장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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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우한나 기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총 37개 현지법인 가운데 20곳이 아시아·태평양에 몰려 있었다. 미주가 11곳으로 뒤를 이었고, 유럽·중동 등에서는 6곳이 영업 중이었다.

최근 인신매매 문제가 불거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이른바 아·태 지역이 금융 선진국이 아님에도 국내 은행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업계에서는 성장성은 높고 진입장벽은 낮은 동남아시아에 핵심 거점을 배치, 시장 개척·선점 효과와 금융수요 확대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한다.

다만 최근에는 아·태 지역 일부 국가들에서 금융사고가 발생,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확대와 겹치면서 지역 분산을 통한 리스크 헤지 수요로 유럽·북중미 등 선진시장으로의 확장 흐름도 관측된다.

국민, 동남아 중심 현지법인 체계

KB국민은행은 현재 5개 현지법인과 11개 해외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남아시아 지역에만 5개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KB뱅크(인도네시아), KB프라삭은행(캄보디아), KB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 KB 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지점 역시 동남아시아 지역 비중이 가장 높다. 호치민·하노이·홍콩·싱가포르·도쿄·푸네·첸나이·구루그람 등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아메리카에는 뉴욕지점, 유럽에는 런던지점을 각각 1곳씩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이 동남아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배경에는 해당 지역의 성장 잠재력과 외연 확장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으며 농업(3.7%), 공업(5.3%), 서비스업(5.5%)이 고르게 성장했다. 부동산을 제외한 고정자산투자도 6.6% 증가하며 성장 기반이 확인됐다.

캄보디아는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관광·무역 수출 증가로 일부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세계은행은 올해 캄보디아 경제성장률을 6%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5%대 이상의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가공산업 성장과 전기차 공급망 확대 등 제조업 중심의 투자 확대가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 전략 거점 공략하는 신한

신한은행은 아메리카신한은행, 캐나다신한은행, 유럽신한은행,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신한캄보디아은행, SBJ은행, 신한베트남은행, 멕시코신한은행,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등 10개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20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이익 창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트남과 일본 법인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 거점으로 강조한 핵심 법인으로, 현지인 채용 확대와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춘 영업 전략을 통해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은 ▲전자세금 서비스 ▲기업 전용 뱅킹 서비스 ▲SWIFT 네트워크 기반 금융 서비스 ▲자금관리 서비스 활성화로 현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SBJ은행은 일본 시장에서 외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법인 인가를 받아 리테일 영업을 전개 중이다.

하나, 유럽·북중미 시장진출

하나은행은 26개 지역에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1개 현지법인과 19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4대 은행 중 현지법인 수가 가장 많으며 추가로 해외 4개 지점 신설도 계획하고 있다.

국내 금융산업이 포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하나은행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022년에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대만 타이베이에 지점을 개설했고, 2023년에는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현지법인 자지점을 확대했다.

지난해 3월에는 유럽·북중미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멕시코 몬테레이에 사무소를 신설하는 등 동남아를 넘어 선진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유럽·북중미 공략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동남아 중심 성장전략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선진시장 내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 지역 분산을 통한 리스크 헤지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남아 현지화 전략도 순항 중이다.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철저한 로컬 기반 전략을 전개 중이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디지털·플랫폼 중심의 리테일 영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알리바바와 제휴해 비대면 소액 모바일대출을 내놓는 등 현지 빅테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1년 출범한 디지털뱅킹 플랫폼 ‘라인뱅크’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2024년 6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630만 건,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현지 주요 디지털 뱅크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베트남·인니·중국 선전

우리은행은 24개국 진출해 있으며 현지법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홍콩우리투자은행·중국우리은행·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캄보디아우리은행·우리파이낸스 미얀마·우리웰스뱅크필리핀·베트남우리은행 등 7곳, 아메리카 지역에 우리아메리카은행·브라질우리은행 2곳, 유럽에 러시아우리은행·유럽우리은행 2곳 등 총 11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법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설립 이후 올해 상반기 기준 28개 영업망으로 확대됐으며 VN페이·잘로페이 등 현지 결제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모바일·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공무원·군경 연금수급자 대출 등 현지 특화상품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으며, 한국계·현지 기업 대상 기업금융과 외환·수신 업무도 병행한다. 은행 수가 많은 경쟁 환경 속에서도 틈새영업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우리은행은 2007년 한국계 최초로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재 20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뱅킹, 위안화 결제, 파생상품, 원·위안화 직거래 청산업무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수익성 확대와 현지화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 진출의 구조적 리스크

시중은행들의 현지법인에서 배임·횡령·사기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동남아 집중 진출 전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에서는 현지 채용 직원이 조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대출을 취급한 배임 혐의가 확인됐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7억6500만 원 규모의 부적절 대출이 적발됐고, 지난 9월에는 전산망 오류로 31억8000만 원 규모의 비정상 자금 인출 사고가 발생했다.

신한베트남은행에서도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7억4880만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드러났다. 현지 채용 직원이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의 준법지원부 임점검사 과정에서 적발돼 현지 수사기관에 고발됐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는 올해 상반기 현지 중견 수출기업이 제출한 수출대금 보증서 성격의 신용장에서 허위 내용이 발견됐다. 이상 거래로 의심되는 신용장 금액은 약 1078억 원에 달했다.

동남아는 경제성장률이 높고 진입장벽이 낮아 진출이 용이하지만 ▲현지 법·제도 미비 ▲정치·정권 교체에 따른 규제 변동성 ▲부패 리스크 ▲외환 변동성과 자본통제 등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본질적으로 높은 시장이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현지 인력 의존도 역시 내부통제 취약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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