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21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2026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내년 보험산업의 변화 속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보험 공급 방식과 산업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산업 전체가 내실을 다지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한층 고도화시키고 새로운 기술과 가치 변화에 열린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내년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 성장률을 2.3%로 전망하며 전체 보험료 규모는 약 265조원으로 추정했다.
생명보험은 보장성보험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감소로 전체적으로 1.0% 증가할 것으로 봤다.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세 둔화와 자동차보험 저성장 지속으로 인해 3.5% 수준에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이러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명보험 CSM 증가율은 올해 3.7%, 내년 -0.6%로 추정했다. 손해보험은 올해 7.0%, 내년 2.1%로 추정했다.
건전성 전망도 밝지 않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K-ICS비율은 올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내년에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리 하락과 해지율 및 손해율 상승 등 비우호적인 가정 변경이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급격히 하락했던 지난 2024년과 달리 향후 완만한 금리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요구 자본 관리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인창 실장은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보험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건전성을 시작으로 수익성, 성장성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건전성과 수익성 저하는 위험보장 역량과 미래대응 여력을 감소시켜 성장성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내년 보험산업 과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위한 '경영 대응 과제'와 성장성을 위한 '정책 대응 과제'로 구분했다.
먼저, 보험산업의 경영 대응 과제로 ▲적극적 부채관리 ▲자산운용 고도화 ▲비용 효율화를 제시했다.
적극적 부채 관리를 위해 신계약은 상품 개발 및 판매 단계부터 자본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고, 보유계약은 계약 이전 제도를 활용해 재무 건전성 개선, 리스크 분산, 운영 비용 절감 등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 고도화를 위해 보험사 투자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해 '자산집약적 재보험'과 '파생상품' 활용을 세부 과제로 지시했다. 자산집약적 재보험(AIR)은 자본관리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파생상품은 금리위험 관리 및 고수익자산 투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비용 효율화 부문에서는 영업효율성과 성과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사업비 지출의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업비 지출 경쟁이 보험사의 장래 이익 훼손과 부당상환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 규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건엽 실장은 신정부의 국정 과제와 연계해 즉시 대응해야 하는 정책 과제로 ▲인공지능(A, Artificial Intelligence) ▲지속가능성(S, Sustainability) ▲고령사회(A, Aging Society) ▲생산적금융(P, Productive Finance) 등 A.S.A.P를 제시했다.
인공지능 활용은 '파일럿 단계'를 넘어 '실질적 운영 단계'에 진입한 만큼 AI 활용을 통해 고객 편의를 강화하고 효율 상승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과제인 지속가능성과 대응되는 국정 과제가 전환 금융 가이드라인 마련과 2032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기후 위험 영향 평가다. 보험사는 투자자와 보장자의 역할을 제시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고령사회의 경우 고령화로 의료 및 요양 수요가 급증하면서 요양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지출 효율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보장 중심의 모델을 넘어 건강 관리, 요양, 주거, 신탁 등 인적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고령자의 생애 후반부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생태계의 주체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정책은 보험사,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자금 공급 역할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생산적 참여를 통해 장기 투자자로서의 역할 증대와 수익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건엽 실장은 "보험 산업이 단순히 위기를 버티는 산업이 아니라 ASAP 과제 등을 통해 변화 속에서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상황으로 재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