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 계열사인 BNK벤처투자가 지역기반 혁신 스타트업을 집중 발굴·육성하며 차세대 예비유니콘 배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산업 고도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테스트베드와 사업 검증을 병행할 수 있는 기업에 우선 투자하고, 친환경·우주·푸드테크 등 전방위 산업군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BNK벤처투자는 최근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단행했다.
나라스페이스는 기업가치 1000억원대의 예비유니콘으로 평가받았으며, 올해 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에도 착수한 상태다. 확보 자금은 위성 군집 시스템 고도화 및 메탄 감시 위성 개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다른 포트폴리오로는 신재생에너지 트레이딩 플랫폼 스타트업 ‘씨너지'가 있다.
BNK벤처투자는 2022년 프리밸류 80억원 기준으로 프리A 라운드에 1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프리밸류 270억원 기준으로 시리즈A 후속 투자(12억원)를 단행했다.
북미 전력시장에 정통한 창업진과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역량을 두루 갖춘 점, 미국 PPA·REC 브로커리지 등 실질적인 글로벌 사업기회가 투자 포인트로 작용했다.
BNK벤처투자 관계자는 “탄소중립 흐름과 맞물려 신재생에너지 유통 시장의 급팽창이 예견됐고, 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금융적 해법을 제시한 팀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BNK벤처투자가 가장 주목하는 예비유니콘 후보는 친환경 뷰티 소재 스타트업 ‘루츠랩’이다.
루츠랩은 국내산 농산물 종자에서 추출한 기능성 소재를 기반으로 기존 화학 원료를 친환경 대체재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다.
특히 미백 기능을 지닌 친환경 나이아신아마이드 소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한 사례로, 글로벌 뷰티 OEM 기업과의 계약도 임박한 상황이다.
루츠랩은 BNK벤처투자가 2024년 11월 시드 단계에 투자(당시 매출 2억원)한 뒤, 2025년 1분기에 27억원 매출, 13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충남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지역+기술’ 전략과도 부합한다. BNK벤처투자는 해당 기업을 내부 SI펀드를 활용해 우선 검토했고, 2025년 아기유니콘으로도 선정됐다.
친환경 필터소재 스타트업 ‘뉴라이즌’도 BNK벤처투자가 일찍이 발굴한 지역 유망 기업이다.
부산에 본사를 둔 뉴라이즌은 B2G 사업을 통해 지역 내 수요와 사업성을 검증한 뒤 B2B 확장에 착수, 최근 프리IPO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IMM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VC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BNK벤처투자는 시리즈A 단계부터 투자자로 참여했다.
BNK 측은 “뉴라이즌은 대체소재를 개발하면서도 시장 진입 시점을 절묘하게 포착했다”며 “친환경 시장은 외부 변수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꾸준히 성장 가능한 영역으로, 특히 지방 소재 스타트업이 수도권 투자자에 비해 검증 기반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집중 베팅했다”고 설명했다.
조인앤조인은 ESG·탄소중립 트렌드에 대응하는 푸드테크 모델로, 식물성 원료 기반의 고기능성 식품 개발과 글로벌 유통망 진출 전략을 병행 중이다. BNK는 창업자의 식품기술 역량과 팀워크를 높이 평가해 초기 시점에 기관투자자로 참여했다.
농식품 펀드 역시 BNK벤처투자의 주요 운용 축이다. 고단백·저탄소 트렌드에 부합하는 대체단백질, 생산성·노동력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팜, 비건 푸드 가공 등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특히 농업 SaaS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 등은 향후 정부 보조금과 연계한 구조로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BNK벤처투자는 단순한 자금 투자에 그치지 않고, 그룹 계열사 및 지역 공공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시제품 검증과 초기 고객 확보까지 지원하는 '연계형 성장 모델'을 적극 가동하고 있다. 지역 내 신뢰 기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이 짧은 시간 내 제품·시장 적합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이를 통해 BNK는 단순 재무투자를 넘어 산업 생태계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BNK벤처투자 관계자는 “지역 기반 VC로서 지역 테스트베드를 중심으로 기술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하고, 자금·인력·시장까지 삼각 밸런스를 맞춘 성장 모델을 지속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방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 전국 단위의 스케일업에 성공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