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코오롱 오너 4세 이규호닫기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승계 요건으로 ‘경영성과’를 강조한 터라 이규호 부회장으로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확실한 성과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에 경영 전문가는 물론 신사업으로 점찍은 중고차 사업 인사까지 영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이사회는 기존 6인 체제에서 올해 8인 체제로 확대됐다. 2023년 출범 당시 4인 체제에서 약 2년 만에 두 배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코오롱그룹 핵심 계열사로 위상이 점차 격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사내이사에 기존 이규호 부회장을 비롯해 올해 새롭게 선임된 강이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자동차 사업 부문 대표와 최현석 신사업 부문 대표가 합류했다.
강이구 대표는 2003년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시작으로 20년 넘게 코오롱 그룹에 몸 담고 있는 인물이다. 자동차 사업 각자 대표로서 기존 사업들 안정화에 집중한다. 최현석 대표는 SK엔카, 케이카 등 중고차 기업 출신 인물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신사업으로 중고차를 낙점한 만큼 회사 미래 동력 확보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사외이사에는 김학훈 와이케이 대표변호사, 김경우 오토링커스 대표 등 기존 멤버에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합류해 3인 체제를 구성한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세일즈와 고객 관리에 일가견 있는 김현진 코오롱모터스 대표가 선임됐다. 코오롱모터스는 코오롱모빌리티에서 BMW, 미니 판매를 맡은 핵심 계열사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사회를 확대해 기존 수입차 사업 안정화는 물론 신사업으로 점찍은 중고차 사업을 성장시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경영성과는 이규호 부회장 승계 요건과 맞닿아 있다. 코오롱그룹 회장직은 지난 2018년 이웅렬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약 7년째 공석이다. 이웅렬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자식이라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단 한 주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규호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뿐만 아니라 올해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주요 상장계열사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경영 능력 검증을 위한 본격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2년 코오롱그룹에서 수입차 부문이 통합돼 출범했으며 이규호 부회장이 당시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를 맡았다. 코오롱그룹이 수입차 부문을 주요 신사업으로 점찍고 육성해 온 만큼 그룹 외형 확대에 중요 임무를 맡은 것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그룹 수입차 사업 중간지주사 성격을 띄고 있다.
▲코오롱모터스(BMW, 미니)를 비롯해 ▲코오롱아우토(아우디) ▲코오롱오토모티브(볼보) ▲로터스카스코리아(로터스) ▲코오롱라이프스타일컴퍼니(폴스타) ▲코오롱제이모빌리티(지프) 등 수입차 브랜드별 자회사를 통해 딜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월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 분할로 독립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차 시장 성장과 함께 약 2년 만에 코오롱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올라섰다. 지난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2조2600억원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4조8347억원), 코오롱글로벌(2조9041억원) 등 그룹 핵심 계열사 뒤를 이어 3위로 올라섰다.
다만 지난해 수입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회사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 영업이익은 50%나 급감했다. 신차 판매도 전년보다 13%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조직을 자동차 사업 부문과 신사업 부문으로 개편하고 각자 대표를 선임한 것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경영성과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고차 사업에서는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중고차 판매량은 4510대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올 1분기도 130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7.5% 성장했다. 올 3분기 중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점차 사업 경쟁력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문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 확실한 강자는 없다”며 “유통 브랜드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대응을 강화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으로 수익성 확보, 볼륨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