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일수록 수요자들이 상품성, 입지, 관리 효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안정적 선택'을 추구하게 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대단지 아파트는 다양한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구조적 장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단지 아파트의 가장 큰 강점은 '규모'에서 오는 다양성이다. 입주민 수가 많기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 부대시설, 조경 공간 등에 보다 과감한 설계가 가능하고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소규모 단지보다 우위를 점한다.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게스트하우스, 독서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은 단지 내 생활의 질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가구 수가 많을수록 관리비 부담이 분산돼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단지 유지·보수 비용까지 안정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수요자 대상 ‘가치 투자’ 수단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대단지의 경우 인근 지역 주거 수요를 흡수하고 생활권 중심축으로 기능하며, 결과적으로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로 위상을 빠르게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최근 공급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들은 평균 청약 경쟁률에서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보이며 강세를 나타냈다. 일례로 올해 2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는 1097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단지는 26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635명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151.6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또한 비슷했다. 올해 1월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분양한 '더샵 라비온드'는 2601가구 규모 대단지로, 평균 2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두 자릿수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자들은 단순한 분양가나 평면보다도 단지 규모와 브랜드, 커뮤니티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러한 시장 변화는 앞으로도 대단지 중심 주거 트렌드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건설은 내달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파주금촌 금호어울림'을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7개 동, 총 1055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중소형 면적인 전용 26~59㎡, 850가구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단지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공급되는만큼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계획돼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도 내달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일원 에코델타시티 11블록에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트레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4층, 13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1370가구로 구성된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동 일원에 짓는 ‘시티오씨엘 7단지’는 이달 23일부터 5일 간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47층, 9개동, 전용 59~137㎡ 총 1453가구 규모다.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일원에서 '고양 더샵포레나'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7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260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