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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전자금융 사업자 AML 꼭 해야하나

편집국

기사입력 : 2024-04-03 10:44

자금세탁 위험 낮은 사업자 관련 규정 완화
핀테크, 대부업, 자산운용, VC 등 고려 대상

▲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최근 들어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업권(전자금융, 핀테크, 대부업, 자산운용, 벤처캐피탈 등)이 늘어가며 자금세탁의 위험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금전적, 인력적 부담이 큰 의무 이행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AML 제도의 배경과 향후 전망 그리고 왜 전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들이 자금세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권의 사업자들에게까지 AML 의무 이행을 왜 요구하는지에 대해 알아 보고 꼭 해야 한다면 언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판단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본 기고를 작성하였으며, 기고의 내용은 다분히 필자 개인의 사견임을 전제로 각자의 판단과 결정에 참고하였으면 한다.

AML 제도는 현재 세계 180여 개국이 채택하고 있는 범세계적 국제표준이며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UN 등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국제기준에 맞추어 범죄수익을 차단함으로써 범죄행위 발생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고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을 합법적인 자금으로 세탁하는 것을 차단하여 경제정의와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국제적인 표준 규약을 지키는 것은 국제사회에 강력한 대 북한 금융제재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선도적으로 강력히 추진할 수밖에 없고 2015년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FATF 의장을 역임하며 우리나라의 확고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하였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AML 제도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며 따라서 예외 없이 철저한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FATF는 자금세탁방지의 국제표준을 정하기 위하여 1989년 OECD 산하기구로 설립되었으며, 1990년 40개의 권고안을 채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FATF의 2001년 개정안을 바탕으로 자금세탁 관련 법을 제정하고 의무이행 제도를 도입했다.

2009년에는 FATF 정회원으로 가입했고. 2014년에 위험기반접근법(RBA) 처리 기준을 발표하여 제도 시행에 들어 갔다. 이후 2019년 FATF 국가상호평가를 앞두고 2018년 특금법 개정을 통해 기존 의무이행 대상이 아니었던 ‘소액해외송금업’을 포함시켰고, 2019년 7월 개정에서는 전자금융업자와 대부업자를 특금법 대상에 포함하였다.

2020년에는 가상자산사업자에 의무 부여를 하여 2021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 갔다.

이후 P2P대출 등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 가고 있으며 특히 DNFBPs (비금융전문직종사자: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보석상, 미술품상 등)에 의무부여를 공지하였고 올 하반기 특금법 개정을 통해 보석상(금거래소 등)에 의무부여를 예고하고 있다.

FATF는 국가별 이행 점검을 위해 국가상호평가를 진행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수검하였고 그 결과 가장 높은 평가인 1단계(정규 후속점검)에는 못 미치는 2단계(강화된 후속점검) 평가를 받았다. 2단계 평가를 받은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개선 보고서를 제출하고, 통상 6~8년 주기로 재수검을 받게 된다.

한국에 대한 최근 평가가 2019년에 실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2025년 전후로 재수검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1~2년 앞으로 다가 온 재수검을 앞두고 감독기관들은 미비 점을 보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카지노, 전자금융 업권에 대한 강도 높은 실사가 작년부터 진행 중에 있고, 이후 대부업, 핀테크 등에 대한 의무이행 점검 및 감사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자금세탁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감독 외곽지대에 있던 자산운용, 벤처캐피탈, 교통카드 등에 대한 실태 파악 및 감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지난 국가상호평가의 주요 취약점의 하나였던 DNFBPs에 대한 의무이행 확대를 2024년 보석상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사업의 규모나 자금세탁 위험(혹은 가능성)의 크고 작음으로 의무이행의 가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이며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사업자들에게 AML 의무이행은 필연적 의무이다.

단, 수백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백 명의 전담 요원이 의무 이행을 하고 있는 은행과 전체 직원 수가 10명 안팎에 한가지 혹은 몇 가지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의 의무이행 수준이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해당 업권의 서비스 형태에 따른 자금세탁 위험 및 가능성을 잘 조사·분석하여 업권 상황에 맞는 자금세탁방지 업무규정을 정제하여 감독기관과 협의 하에 최소한의 자원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이자 필자가 앞서 기고했던 ‘레그테크’가 추구하는 개념이다.

때마침 KoFIU(금융정보분석원)도 자금세탁 위험도에 따라 AML 의무를 차등화하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규율체계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 한다.

고객확인의무 (KYC) 이행기준을 상품별·상황별 위험에 따라 차등화하고 가상자산사업자, 전자금융업자, 카지노사업자 등 사업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규율·감독을 계획 중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자금세탁 위험이 작은 업권의 사업자들의 의무이행 요건이 업종 특성에 맞추어 완화되면 대신에 해당 사업자들은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하고 정확하게 이행하여 자금세탁을 막고, 의무이행 행위에 대한 증적을 철저히 관리·보관하여 감독기관 감사에 대비하고, 규정 변경에 따른 AML 시스템 현행화를 충실히 하여 선의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잘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도로교통법을 아무리 잘 지켜도 교통 사고는 일어 날 수 있으며, 경찰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면서 블랙박스를 통해 법규 준수(의무 이행)를 잘 했는지 조사하여 법규 준수 여부에 따라 처벌을 차등화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무리 잘 이행 했더라도 입증할 수 없으면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 될 수 있고 징벌적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자금세탁 위험이 작은 사업자의 AML 시스템을 자동차의 블랙박스에 비유하는 이유이다.

자금세탁방지는 전 업권이 감독기관의 지휘에 맞추어 동일하게 추진하여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누군가의 미이행이나 소홀함으로 인해 그를 통해 자금세탁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업권 전반에 피해를 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금세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권 사업자들은 레그테크가 강조하는 가치에 따라 업종 맟춤형의 AML 시스템을 비용효율적으로 구축하고 현행화와 기록보관을 철저히 하여, AML 의무를 철저히 이행 함으로써 금융 업권 전반의 건전성 유지에 일조하여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고 궁극적으로는 사업자 자신과 그 사업 모델을 보호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AML 의무이행은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사업자 모두가 감독기관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자기 몫을 성실 수행하여 공통으로 추구하여야 하는 가치이자 의무이다. 동일한 업권에서 똑같이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의무이행을 성실히·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있다.

이들이 감독기관 눈치를 보며 의무이행을 하고 있지 않은 동일 업권 사업자들과 대비하여 ‘안 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데, 남들 하는 것 봐가면서 천천히 해도 되는데 왜 먼저 투자를 해서 손해를 보나?’라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면 안되지 않을까? 지금이 의무이행 대상 사업자들이 AML 의무 이행을 서둘러야 할 때다.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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