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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진열의 법칙…캔커피 사러 갔다가 감자칩도 사는 이유 [편의점 전격해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3-11 00:43 최종수정 : 2024-03-11 08:33

문을 여는 순간 전략 상품이 ‘딱’
많이 찾는 음료는 더 안쪽에 배치

주류 냉장고에서 맥주를 고르는 모습. /사진제공=GS리테일

주류 냉장고에서 맥주를 고르는 모습. /사진제공=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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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오히려 불황에 강하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편의점은 예외다. 소규모 장보기가 활성화하고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한 덕분이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에 차별화가 중요해졌다.

최근 대표적 차별화 경쟁이 특화점포다. 상품 경쟁력을 넘어 공간 차별화를 통해 고객들을 더 오래 머물게 하려는 전략이다. 편의점이 어떤 전략으로 진열을 하고, 어떤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편의점에 들렀을 때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어디인가. 음료? 담배? 간편 음식? 작은 공간에 알차게 진열돼 있는 편의점에서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기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가 있다. 출입문에 들어서자마자 발길이 닿는 데부터 눈길이 닿는 곳까지 숨겨져 있는 편의점 ‘진열의 법칙’을 알아봤다.

국내 편의점 업계 진열은 대체로 비슷하다. 편의점 출입문에서 가장 잘 보이는 매대는 ‘전략매대’와 ‘행사매대’로 운영한다. 점포에서 한달간 가장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들을 모아 고객에게 가장 잘 보이게 판매한다. 2월에는 밸런타인데이, 3월에는 화이트데이 등 대표적 행사 상품들을 내놓는다. 주력상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느냐가 주요 전략이다.

점포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목적 구매’를 하는 비식품이나 고객 수요가 높은 음료 쇼케이스 등이 점포 가장 안쪽에 배치돼 있다. 음료 쇼케이스나 냉장고 등은 덩치가 큰 기계이기 때문에 진열된 앞면이 노출되는 대신 뒤쪽 공간이 필요해 벽면에 배치된다.

이런 구조적 이유도 있지만 숨겨진 이유도 있다. 음료를 구매하러 안쪽까지 갔다가 출입문 근처 카운터로 나오는 동선 흐름을 고려했다. 즉 ‘충동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상품군들을 이 동선에 배치해 또 다른 상품도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고객 눈높이에 위치한 진열대를 뜻하는 ‘골든존’ 구역도 있다. 통상적으로 매대 최상단과 (위에서) 두 번째, 넓게는 세 번째까지 1, 2, 3단을 골든존으로 보고 있다. 이 구역에는 매달 신상품이나 행사 상품들을 배치하거나 시즌별로 매출이 높은 카테고리를 진열한다.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제공=BGF리테일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제공=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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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별로 매출이 높은 카테고리에 집중해 매대 구성도 달리한다. 예를 들어 개강과 나들이 등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봄과 여름에는 안주류와 감자스낵 등 종류와 숫자를 늘린다. 주류는 하절기엔 맥주 종류를 대폭 확대하고, 소주를 줄이는 반면 동절기엔 소주 종류를 늘리고 맥주 종류를 축소한다.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은 주류 및 신선 카테고리다. 주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수제맥주 수요가 줄고 하이볼이 강세를 띄면서 하이볼 진열을 대폭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또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750ml 와인 대신 가성비를 살린 ‘반병 와인’을 소주, 맥주 옆에 진열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펜데믹 기간 ‘슬세권’ 장보기 채널로 급부상하면서 계란, 콩나물, 두부, 삼겹살 등 신선식품도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삼각김밥 등 간편 식사를 판매하는 냉장 쇼케이스 쪽에 진열해 장보기에 용이한 환경을 조성했다.

담배는 특별관리 대상이다. 판매원 바로 뒤쪽에 있으며 근처에 금연껌이나 금연패치 등도 함께 판매한다.

재밌는 점은 한때 ‘편의점 매출=담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았던 담배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 담뱃값이 인상되고, 금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오히려 신선식품 매출 강세가 눈에 띈다.

GS25는 지난해 식품 매출이 56.9%, 담배 매출이 37%를 차지했으며 CU는 지난해 식품류와 담배류 매출 비중이 각각 56.8%와 37.3%를 기록했다. 양사 모두 식품 매출이 전년 보다 증가했고, 담배 매출은 줄어들었다.

편의점 위치도 중요하다.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판매되는 상품이 달라진다. 주거지 인근에 있는 편의점은 하이볼이나 저도주 면적이 넓다. 또 냉장식품과 신선식품 등 장보기 상품을 한데 모아놓는다. 그릭요구르트와 발효유 등 건강한 유제품 등은 추가하고 냉장커피는 축소진열한다. 아이스크림은 프리미엄 등 집에서 떠먹을 수 있는 홈타입 아이스크림 종류를 주로 많이 진열한다.

회사가 많은 지역에 있는 편의점은 여성용품, 가전, 개인위생 등 비식품 진열대를 키운다. 또 직장인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홍삼, 비타민 등 건강 기능성 식품 카테고리에도 힘을 주는 편이다. 고물가에 따라 ‘런치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점을 반영해 냉동밥, 냉동면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진열도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다. 바깥에서 해먹기 힘든 봉지면이나 통조림, 조미료 등의 종류가 차지하는 면적은 좁다.

편의점 관계자는 “고객 소비트렌드가 지속적으로 변해가면서 큰 틀 안에서 세심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주류나 신선식품 등과 같은 상품들 구색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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