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어느 정도 종식 단계에 들어선 지난해부터 오피스 수요가 늘며 공실률이 줄어든 결과 가격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임대료 급등과 경기 부진이 겹치며 임차 수요는 다소 둔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대표 이용균)가 2일 발표한 '2023 1분기 오피스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의 3.3㎡당 평균 명목임대료(무상임대 등을 적용하지 않은 임대료)는 8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0% 상승했다. 같은 기간 NOC(전용면적당 비용)도 23만7000원으로 7.9% 올랐다.
특히 연면적 9900~3만3000㎡(3000~1만평) 사이의 중대형 오피스 임대료가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올랐다. 최근 수년간의 임대시장 호황에도 임대료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중대형 빌딩들의 임대료가 1년 새 대폭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평균 임대가는 지난 분기 대비 공실률 상승에도 인플레이션과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공급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임대료 상승률로 조사됐다.
컬리어스 코리아 리서치팀 장현주 이사는 “한국 오피스 임대차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대료 및 관리비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경기 불황에도 신규 오피스의 한정된 공급으로 임대인이 협상 우위에 있는 임대인 위주의 시장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권역별로 보면 CBD의 명목임대료는 10만2905원으로 주요 권역 중 처음 10만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상승했다. GBD의 명목임대료는 9만7179원, NOC는 26만2261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1.8%, 10.3% 올랐다. 주요 권역 중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서울 오피스 임대차 시장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임대료 상승과 경기 부진이 겹치며 최근 임차 수요는 둔화하는 추세다.
진원창 빅데이터컨설팅팀장은 "GBD를 중심으로 주요 권역에서 오피스 임대료가 큰 폭으로 상승해 임차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며 “국내외 경기까지 나빠지며 오피스 임차 수요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 팀장은 "임차사들은 사무실 이전 비용을 고려한 지출과 기존 임차빌딩 재계약 조건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6%로 전 분기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진 실장은 “서울역 인근 빌딩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임차인이 업무공간을 비우면서 공실률이 소폭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오피스 거래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 1분기 서울∙분당권역 오피스 빌딩 총 거래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최근 5년 내 최저치다. 거래 면적 역시 5년 내 최저 수준인 3만6000평으로 집계됐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