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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 사태에…금융당국, '예금 전액 보호' 검토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3-15 15:00

美 당국 긴급 조치로 ‘시장 불안 차단’ 평가
국내서도 유사시 예금 전액 지급 보장 검토
‘22년째 5000만원’ 예금자보호한도 조정도

美 SVB 사태에…금융당국, '예금 전액 보호' 검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당국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같은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이 발생했을 때 '예금 전액 보호' 조치를 대응책으로 꺼내들 수 있도록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점검에 나섰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예금보험공사 등과 함께 뱅크런 발생 시 정부가 예금 전액을 지급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SVB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면서도 유사시에 대비한 제도적 근거와 시행 절차 등을 컨틴전시 플랜 차원에서 점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연쇄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에 고객이 맡긴 예금을 보험 보증 한도와 관계없이 전액 지급 보증하기로 했다.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등 기업이 주 고객인 SVB는 전체 예금의 90%가량이 미국의 예금자보호한도(25만달러·약3억3000만원)를 넘는 고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의 긴급 조치가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시장 불안 빠르게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에서 예금자보호 보험금의 한도를 1인당 국내총생산, 보호되는 예금 등의 규모를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예금자 보험금 지급 한도는 5000만원이다. 은행 등 금융사 파산 시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예금자가 가입한 금융상품의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해준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융회사 부실 위험이 커지자 정부는 1997년 11월 19일부터 2000년 말까지 은행, 보험, 증권, 종합금융 등 업권별 모든 예금에 대해 원금 및 이자 전액을 정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이며 1998년 7월 조기 종료했다.

금융당국은 예금자보호한도가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유사시 정부가 행정입법으로 한도를 제한 없이 풀 수 있는 제도적 근거는 마련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 경제 규모와 금융 상황 등이 달라진 점을 고려해 미국 당국의 SVB 사태 대응 사례를 살펴보며 비상계획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미국 당국의 정책 결정 배경과 제도적 근거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FDIC 등에 질의서도 보낼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과 예보는 이번 SVB 사태 대응과 별개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예금자보호한도, 목표 기금 규모, 예금보험료율 등 주요 개선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예금자보호 한도가 2002년 당시 국내총생산(GDP) 수준 등을 고려해 책정된 이후 20년 넘게 변하지 않아 이를 1억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TF는 연구용역 결과와 연계해 올해 8월까지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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