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막 오른 금투협 선거…‘우영우’를 보고 싶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112620593209666dd55077bc2175114235199.jpg&nmt=18)
지금까지 출마 뜻을 밝힌 이들은 ▲강면욱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Chief Investment Officer)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가나다 순) 등 총 6명이다. 나재철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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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후보들을 한 명씩 만나보고 있다. 아직 다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들이 쌓아온 경력이나 출마에 대한 포부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배울 점이 많다. 본인이 걸어온 길에 대한 자부심으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이들이 제시하는 세부적 공약들은 먼 훗날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의문점이 생긴다. 어쩌면 100년, 200년의 역사가 이를 지나쳤을 수 있는 문제다. 금융투자협회만의 문제도 아니고 지금 당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꼭 짚어야 할 문제라서 목소리를 낸다. 바로 ‘다양성’의 문제다.
역대 협회장들은 모두 증권사 대표 출신 ‘남성’이다. 지금 후보들 역시 그렇다.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도 있긴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건 모두 건강한 기성세대 남성이라는 것이다. 기성세대 남성을 비하하거나 여성을 무작정 옹호할 생각은 없다. 기자로서 가지지 않아야 할 첫 번째가 ‘편견’이라고 생각하고, 언론사가 하지 않아야 할 첫 번째 행동이 ‘무작정 편들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은 ‘왜?’다.
지난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졌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에 여성 등기이사를 1명 이상 두는 내용이다. 이는 성별을 포함한 장애 유무, 국적, 학벌, 학력, 지역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기업 의사결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가 깔려 있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열광했던 대한민국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 지하철역 시위에 여전히 피곤함을 먼저 느끼고,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것에 관해 마땅한 이유를 찾는다. 그렇게 찾은 답은 ‘여성 중 그럴 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 이사 비중은 지난해 기준 8.7%에 불과하다. 미국(29.7%), 중국(13.8%), 일본(12.6%)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통과된 2020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아직도 10명 중 9명은 남성이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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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변화의 움직임은 있다. 얼마 전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새로 취임했다. 2013년 권선주 전(前) IBK기업은행장과 2020년 유명순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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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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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먹거리를 원한다. 앞으로 경제 성장은 더딜 것이란 분석이 많아서다. 성장엔 ‘혁신’과 ‘창조’가 필요하다. 가죽이 벗겨질 만큼, 우주 만물을 처음 만든다는 각오로 덤벼야 한다. 변화는 다양성에서 출발한다. 새로움은 나와 다른 상대방과의 교환에서 나온다. 사자가 힘이 세다고 밀림에 다른 동물을 다 죽여버린다면, 결국 사자의 생명도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다양한 모습의 우영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 달이면 금융투자협회 선거도 막을 내린다. 그리고 2022년은 모두 끝난다. 우리는 새해를 보면서 어떤 희망을 노래할 것인가? 희망을 가리고 변화를 막는 ‘유리천장’을 금융권이 과감하게 깨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