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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사법 리스크 털었다…하나금융 회장 취임 ‘파란불’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3-11 19:15 최종수정 : 2022-03-12 07:31

하나은행장 시절 채용 비리 혐의 1심서 '무죄'
14일 DLF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도 승소 유력
이달 말 정기 주총·이사회 거쳐 회장 선임 확정
“재판결과 주주들께 설명…주총 무난히 이끌것”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이 11일 오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울서부지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3.11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이 11일 오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울서부지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3.11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부담을 덜게 됐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 취소소송 1심 선고와 정기 주주총회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채용 관련 재판 승소로 회장 선임을 위한 법률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함 부회장은 이변이 없는 한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무난히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8일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하나금융 회추위는 은행장과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의 최고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직 채용비리 혐의 무죄가 확정되지 않았고 오는 14일 DLF 선고도 남아있지만 이번 재판 결과의 불확실성이 가장 컸던 만큼 하나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큰 고비를 넘긴 분위기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부(박보미 판사)는 이날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부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 부회장은 2015~2016년 하나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함 부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장 시절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로부터 그의 아들이 하나은행 공채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에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함 부회장이 서류전형 이후 합숙면접에서도 인사부에 개입한 것으로 봤다. 함 부회장은 이와 함께 2015년~2016년 공채를 앞두고 인사부에 “남녀 비율을 4대1로 해 남자를 많이 뽑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 1월 결심공판에서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함 부회장이 2015년 하나은행 공채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 대한 추천 의사를 인사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합격권이 아니었던 지원자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하나은행의 남녀 차별적 채용 방식이 적어도 10년 이상 관행적으로 지속됐다고 보이고, 은행장들의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시행돼 피고인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함 부회장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 결과에 앞서서 이번 일로 많은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고 재판장께서 현명하게 판단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함 부회장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둘러싼 법률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됐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채용 비리 의혹 항소심 무죄 선례 등을 감안하면 법률 리스크를 사실상 덜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 부회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과하면 임기 3년의 하나금융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오는 14일 함 부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DLF 불완전판매 관련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점도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신상의 제약이 없고 유사 사례에서 함 부회장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 점을 고려하면 큰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슷한 사례로 열린 재판에서 승소한 선례에 따라 함 부회장의 판결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손 회장의 DLF 관련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의 경우 작년 8월 1심 재판부가 현행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으로는 제재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금감원의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함 부회장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회장 선임안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문책경고를 비롯한 중징계는 3년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해 임원 임명이 불가능하지만, 가처분 신청을 통해 중징계 효력이 정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최종 판결까지는 취업 제한 적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 부회장은 국내외 주요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외국인 주주 일부가 함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이날 함 부회장의 회장 취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ISS 측은 “이번 사안 자체가 지배구조의 중대한 실패를 의미한다”며 “제재 및 기소 결과와 별개로 반대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 보유율은 작년 말 기준 67.5%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재판 결과와 별개로 형이 확정되기 전 기소 사실만을 근거로 해 반대 의견을 내는 ISS의 의결권 권고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 부회장은 이날 DLF 소송과 관련해 “여러 피해자분들이 계실텐데 월요일 재판을 속단하긴 어렵지만 성실히 입장을 소명하겠다”며 “결과를 떠나서 소비자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앞장서겠다”고 언급했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선 “아시다시피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있고 이런 재판 결과를 저희 소중한 주주들께 더 상세하게 보고 드리겠다”며 “주주총회를 무난히 이끌어나가도록 노력하고 다음 기회에 경영계획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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