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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위해 40대부터 짐 싸는 은행원들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1-11-08 15:23

SC제일은행 지난달 500명 희망퇴직 신청

씨티은행도 1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받아

하나은행 다음 달 희망퇴직 신청받을 예정

올해 은행권 퇴직자만 4000명 초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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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위해 40대부터 희망퇴직하는 은행원이 많아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인생 2막을 위해 40대부터 희망퇴직하는 은행원이 많아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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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인생 2막을 위해 40대부터 짐 싸는 은행원이 많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퇴직 조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데다 희망퇴직 허용 연령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속화한 디지털 금융 전환에 발맞추기 위해 희망퇴직을 인력 재편의 기회로 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달 특별퇴직(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500명가량 퇴직 처리를 단행했다. 이는 2015년 962명이 퇴직한 이후 최대 규모다.

공식적으로 소매금융 철수를 발표한 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영업을 이어가는 기업금융 부문 직원을 포함해 오는 10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씨티은행 직원 3400여 명 중 최소 절반 이상이 신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근속 기간 만 3년 이상 정규직원과 무기계약직 전담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최대 7억원 한도 내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창업‧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추가로 지급된다.

시중은행은 이미 연초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30일 자로 무려 800명이 희망퇴직했다. 2020년(462명), 2019년(613명)보다 수 백명 이상 많고, 2018년(407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신한은행은 이례적으로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1월에 220명, 7월에 130명이 은행을 떠났다. 한 해 두 번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은 신한은행 사상 처음 있는 일로, 그 규모도 2018년(700여 명) 이후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으로 나갔다. 지난해(326명)와 비교했을 때 1년 사이 140명 이상 늘었다.

하나은행도 2019년 369명(임금피크 277명‧준정년 92명)에서 지난해 574명(임금피크 240명‧준정년 334명)으로 크게 늘었고, 다음 달 시행 예정인 올해 희망퇴직 신청이 시작되면,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에서는 이미 3개 국내 시중은행과 SC제일은행을 합하면 2100여 명의 은행원이 짐을 쌌다. 씨티은행 직원의 절반이 희망퇴직에 응하면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자리를 포기하는 주요 은행원이 한해 약 4000명에 이르는 셈이다.

이 같은 은행권의 퇴직 바람은 ▲비대면 금융 전환에 따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점포와 인력 축소 ▲예년보다 좋아진 희망퇴직 조건 ▲인생 2막 설계에 서두르는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직위·연령·근속 기간에 따라 최대 6억원까지 36~60개월분(월 고정급 기준)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산정 기준(최대 38개월)보다 많게는 수억원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40대부터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1965~1973년생까지로, 지난해(1964~1967년생)보다 대상을 확대했고, 희망퇴직자에게 23~35개월치 급여와 함께 학자금(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 또는 지난해보다 600만원 많은 재취업 지원금(최대 3400만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본인과 배우자 건강검진 지원과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도 약속했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은행에 따라 근무 기간과 직급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 인력이 희망퇴직하면 특별퇴직금을 합해 4억~5억원 정도를 받는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특히 최근 핀테크(금융+기술)·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업계가 은행권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는 데다가 사내 인사 적체와 유명무실해진 임금피크제도가 은행원들을 서둘러 짐 싸게 만들고 있다. 지점장이나 부지점장을 달지 못하고 ‘차장’으로 퇴직하는 것보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퇴직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비대면 금융거래 증가로 인해 인력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희망퇴직 조건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지점·출장소)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 ▲2021년 상반기 79개로 줄었다.

가계대출 급증과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 마진 확대 등으로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점쳐지는 만큼, 직원들에게 우호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제공할 여력도 충분하다.

40대 중반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50대 초반에 은행을 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할 일을 찾고 있다”며 “빠르게 바뀌어가는 디지털 금융에 발맞출 수 있도록 청년 인재를 더 고용하고, 중·장년층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희망퇴직 문을 열어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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