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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나무 심는 마음으로 주식투자 해야”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1-04-05 00:00

“차곡차곡 지분늘려야” 퇴직연금 출발 추천
좋은 기업 고르는 우선순위 “경영진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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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 사진= 한국금융신문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 사진=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나무를 심는 이유는 열매를 따기 위한 것이죠. 주식을 사자마자 언제 팔까 먼저 걱정하는 것은, 나무를 심자마자 언제 땔감으로 만들까 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존리(John Lee)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금융신문과 인터뷰에서 “주식(펀드 포함) 투자의 유일한 목적은 경제독립과 노후준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락했다가 코스피 3000포인트 시대로 진입한 지난 역동적인 1년 동안 존리 대표는 ‘동학개미 선봉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사실 “아껴서 하루라도 빨리 투자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꾸준했다. 존리 대표는 인터뷰에서도 “투자는 마라톤”이라며 장기투자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 “‘주식투자 하면 안 된다’ 선입견 감소가 성과”

2021년 3월 16일 서울 북촌에 위치한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존리 대표에게 가장 먼저 한 질문은 역시 동학개미 1년에 대한 평가였다.

미국에서 2014년 한국으로 와서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나서부터 그는 쉽고 명확하게 “주식하라”고 전파했고, 특히 최근 상승장 가운데 이름이 더 ‘잘 알려진’ 자산운용사 대표가 됐다.

존리 대표는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정상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까지 젊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특이했던 것이고, 코로나19가 계기이자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주식투자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는 것, 주식투자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리 대표는 “자본을 가장 열심히 일하게 하는 게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방법론은 단기시계가 아닌 장기투자에 맞춰져 있다.

그는 “노후준비를 한다면 20~30년이 남은 것인데, 지나치게 단기적 수익률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는 100m(미터) 달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주식(펀드) 투자를 나무 심기에 빗댔다. 존리 대표는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며 “나무를 심자마자 매일 몇 cm(센티미터) 자랐는지 잴 필요는 없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할 때는 늦게 자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무를 심었다는 자체가 기쁨이 돼야 한다”며 “물론 나무를 심은 사람과 심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 나무를 심는 것조차 안 하면 전혀 기대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주가가 휘청일 때 ‘다른’ 나무를 심어버린다면, 나무가 더 자랄 수 없다고 비유했다. 이른바 ‘손절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존리 대표는 “1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투자했으면 8만원이 됐을 때 오히려 더 사야하는 게 정상적”이라며 “주식은 기업의 펀더멘털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지, 도박처럼 접근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이 실천해야 할 것은 “지분을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1만원에 사서 1만2000원에 팔고 8000원에는 손절매하고 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8000원에도 사고, 1만원에도 사고, 2만원에도 매수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은 전문가가 없고 확률게임이라 분산을 해야 한다는 게 존리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경영진의 자질”이라며 “경쟁자가 쉽게 나오지 않고, 진입장벽이 높아야 하며, 이해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을 사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래서 이른바 팔아야 할 때는 바로 “더 이상 갖고 싶지 않을 때”라고 정리했다.

존리 대표는 “다리를 예로 들면, 갑자기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나오면서 다리가 유명무실해진다거나, 정부에서 통행료를 못 받게 규제를 만든다거나, 다리 만드는 기술이 너무 발달해서 10~20개씩 생긴다거나 할 때에만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 관련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게 중요하다“고 꼽기도 했다. 그는 앞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일명 ‘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 운용을 맡은 바 있다.

존리 대표는 “그동안 망한 기업들을 보면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기업지배구조 때문”이라며 “하나의 회사만 망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인 만큼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주주의 이익이 반영되지 않는 경향은 아직 여전히 한국기업의 기업지배구조 문제점”이라고 짚고 “그것이 변해야 기업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증시 악재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존리 대표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바로 주식(펀드)을 사라는 것이다. 그는 “주식은 가격이 폭락해도 다시 올라간다, 왜냐하면 기업은 자기 스스로 돈을 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부동산의 경우 소유할 지, 빌릴 지 옵션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기업은 다시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을 하는 반면, ‘일하지 않는’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존리 대표는 “집 산 것을 평생 갚느라 노후준비를 못하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오게 되면 정말로 위험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가격이 버티려면 가치가 버텨야 하는 것인데, 무조건 집을 사면 올라간다고 믿으면 일본 부동산 버블에서 보듯 큰 코 다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서 존리 대표는 “내재가치(intrinsic value)를 알 수 없어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공개했다. 그는 “가격이 왜 올랐는지, 또는 떨어졌는지 알 수가 없는 만큼 투자를 할 수 없다”며 “알 수 없는 데 투자한다는 것은 도박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증시와도 밀접한 인플레이션(inflation) 이슈에 대해서도 “오히려 다행”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존리 대표는 “증시에 진짜 악재가 되고 걱정해야 하는 것은 디플레이션(deflation)으로, 인플레이션 조짐은 어느 정도 다행인 셈”이라며 “금리를 올리더라도 조금씩 올리게 될 것인 만큼, 큰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연금저축펀드로 세금 혜택 챙겨야”

존리 대표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강연을 하면서 금융투자 교육을 직접 전파하는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 막 주식투자에 나선 사람들을 최전선에서 만난다. 신문 인터뷰나 TV방송에서도 자주 모습을 비추고 있다. 증시가 좋았던 때도, 나빴던 때도 한결같았던 그는 작년 상승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는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무조건 퇴직연금으로 주식투자에 나서야 하고, 세금혜택이 있는 연금저축펀드를 가입해서 주식형펀드에 넣는 것이 좋다”며 “그러고 나서도 돈이 남았을 때 개별 주식을 사는 순”이라고 말했다.

존리 대표의 대외활동을 기반으로 메리츠자산운용은 펀드 직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적립식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메리츠자산운용의 2020년 영업수익은 171억원, 영업이익은 37억원, 당기순이익은 29억원으로 집계됐다. 화려한 데뷔 이후 경영성과가 다소 기대해 못 미친다는 평가를 점점 해소해 나가고 있다.

주식투자 열풍으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오히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 자금 이탈을 불러온 것을 두고 절반의 성과로 평가되기도 한다.

존리 대표는 “펀드를 팔고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은 원했던 방향은 아니다”며 “주식투자는 펀더멘털을 볼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한 만큼, 처음 투자를 한다면 작은 돈으로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부터 하는 게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본가를 키우는 금융교육 필요”

존리 대표는 젊은 사람들에게 주식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그리고 한국에 투자할 것을 권할 만큼,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증시가 좋았을 때도, 아니었을 때도 꾸준하게 ‘주식 희망론’을 전파하며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일하게 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이쯤 되면 하나의 철학이라고 할 만하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돈을 멀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는 게 존리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그룹은 바로 유대인인데, 그들은 돈이 일하게 하는 것을 가장 빨리 이해했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창업, 성장, 그 기업이 위험을 극복하는 과정을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체험한다면 굉장히 밝은 미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자본가를 키우는 교육을 통해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존리 대표는 “하루라도 일찍, 온 가족이 다같이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저녁을 먹으면서 함께 투자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주식 투자자가 크게 늘었는데, 좀 더 지나면 아이들에게 사교육비를 쓰는 대신 주식을 사줘야 한다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He is…

△ 1958년생 / 여의도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4학기 수료, 미국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회계학과 학사(BA Accounting) / 1991~1994년 스커더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Portfolio Manager) / 1994~2005년 도이치투자신탁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Portfolio Manager) / 2005~2013년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 / 2014년 1월~현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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