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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설계사 떼어내는 보험사의 성공 전략은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2-15 00:00

▲사진: 유정화 기자

▲사진: 유정화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설계사 없는 보험사’가 올해 보험업계 최대로 화두로 떠올랐다. 보험사는 상품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전문성을 갖춘 판매조직이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맞춤형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최근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 같은 대형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공식화했다. 한화생명은 판매 전문회사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는데, 한화생명 내 전속 판매 채널을 물적 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미래에셋생명도 오는 3월을 목표로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하는 ‘제판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은 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7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증자하기로 했다. 제조와 판매 채널의 분리를 통해 상품 개발과 고객서비스·자산운용에 집중하고,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종합금융상품 판매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사실 제판분리 논의는 10년도 더 전에 이뤄졌었다. 2000년 이후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아 교차모집제도가 도입되고 GA가 성장하면서다. 최근 제판분리가 다시 떠오른 배경은 뭘까. 먼저 전속영업조직의 비용 효율성이 하락하고 있다. 대면영업조직의 영향력은 여전히 압도적인 가운데 대면영업의 운영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포운영비(투입물) 대비 설계사채널의 초회보험료(산출물) 비율이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또 매년 3~4만 명가량의 대규모 인력들이 이탈하면서 보험사들은 조직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화된 보험시장 환경,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모집수수료제도 개편,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자책임 강화 등도 제판분리를 촉진시키는 환경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보험사들이 앞서 보험사의 비용 효율화, 판매조직의 영업 경쟁력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적으로 움직임을 꾀하고 있다. 고비용구조의 전속설계사 채널을 보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채널 혁신을 앞세운 보험사들이 얼마만큼의 비용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판매조직은 어떤 전문화된 판매 시스템을 구축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제판분리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한다. 점차 소비자들이 금융상품 구매 과정에서 판매자의 전문성에 대한 요구와 더불어, 상품 복잡성이 심화될수록 독립채널 활용에 대한 금융회사의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영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국내의 GA와 같은 독립채널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제판분리의 두 가지 핵심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보험사의 자구적인 노력이 첫째다. 보험사들은 내부 조직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선행해야 한다.

감독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서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 내 제판분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판매자책임 문제, 판매회사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등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제판분리가 확산될 경우 GA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GA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책임능력 확보와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보험상품 제조자와 판매자 간의 이해상충문제 발생 소지가 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문제를 보다 명확히 해야한다는 분석이다.

감독당국 역시 보험업계의 제판분리 움직임을 주시하고 보험회사 및 GA에 대한 내부통제 점검 등을 통해 보험설계사에대한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적용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자회사형 GA의 불완전판매 위험에 대한 책임문제와 소비자 보호에 대한 정책적 고민을 서둘러야 할 때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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