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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때 사두자”…환율 하락에 달러 금융상품 인기몰이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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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1-25 06:00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달러 금융상품이 인기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싼 가격에 달러를 쌓아두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자 은행들은 각종 상품을 출시하며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527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놨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되면 원화로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일반 예금처럼 이자 수익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환율이 오를 때 달러를 팔면 발생하는 환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달 올해 들어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한 뒤 꾸준히 늘고 있다.

달러예금이 빠르게 불어난 건 원·달러 환율이 하락에 저가매수 수요가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학생 자녀나 주재원 가족을 둔 실수요 고객들이 송금해야 하는 달러를 미리 사두거나 개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를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원·달러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백신 개발과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 18일에는 1103.8원까지 떨어지면서 종가 기준 2018년 6월 15일(1097.7원) 이후 2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달러예금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의 달러 예금은 636억7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62억9000만달러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던 수출입이 최근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수출입 대금 예치가 늘어난 게 달러예금 증가로 이어졌다.

은행권은 잇따라 달러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출시한 ‘일달러 외화적금’은 3개월 만에 가입 계좌 수 3만좌를 넘어섰다. 이 상품은 1달러부터 1000달러까지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5회까지 분할 인출도 가능하다. 가입 기간은 6개월이다. 가입 후 1개월만 지나도 현찰수수료 없이 달러 지폐로 바로 찾을 수 있고 지정한 환율을 알려주는 환율 알림 기능도 있다.

신한은행은 24일 비대면 전용 달러 외화적금 상품 ‘썸데이 외화적금’을 신규 출시했다. 1달러부터 1만달러까지 횟수에 제한 없이 입금 가능하고 자동이체 주기와 금액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적금 기간은 6개월부터 12개월까지 정할 수 있고 분할 해지도 최대 3회까지 할 수 있다. 특히 입금 시 최대 90%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고 해지할 때는 현찰수수료 없이 외화 현찰로 찾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환테크와 달러 현찰 보유에 관심 있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말 비대면 전용 외화적금 상품 'IM외화자유적금'을 내놨다. 미국 달러, 일본 엔화, 유로화로 개인 고객에 한해 통화별 1계좌씩 최대 3계좌까지 가입 가능하다. 원화로 외화를 매입해 적립할 경우 최대 70% 환율 우대가 적용되고 달러 기준 일일 최대 1000달러까지 입금할 수 있다. 환율 알리미 서비스 신청을 통해 원하는 타이밍에 추가입금 거래도 가능하며 해지하지 않고 10회까지 분할 인출할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원화·외화패키지 상품 가입시 교차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NH주거래우대외화적립예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0달러 이상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적립식 외화예금상품이다.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며 가입통화는 미 달러다. 이달 말까지는 입금·지급 거래 시 환율 우대를 90%까지 적용한다. 기존 NH주거래우대적금(원화) 가입 고객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0.1%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두 상품을 동시에 신규 가입하면 각각 0.1% 우대금리를 준다.

달러 상품은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의 약세 추세와 한국·중국 경제의 상대적 견고함 등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까지 점차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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