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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의 약속...믿음과 의심, 그리고 모호함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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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연준이 9월 FOMC를 통해 적어도 2023년말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로부터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전략으로 "최대고용을 이루고 장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 2%를 웃돌도록 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선 "최대고용에 도달하고 인플레이션이 2%로 상승하는 가운데 상당기간 완만하게 2%를 상회하는 기조를 달성할 때까지 현재의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연준이 상당히 도비시하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하지만 동시에 이미 예상됐던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입으로 떼운다'면서 이를 평가절하는 시각도 많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금융완화 촉진, 신용흐름 지원 등은 경기회복에 긍정적일 것이나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의 모호성 등으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단 2023년말까지 제로금리

연준은 상당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FOMC는 성명서에서 "미 경제 경로는 코로나19 향방에 크게 달려 있다.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완전고용과 인플레이션 2% 달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를 완만하게 웃도는 경로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점도표를 보면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오는 2023년 말까지 현재와 동일한 0.125%를 나타냈다.

2022년에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 위원은 1명, 2023년에 인상을 지지한 위원은 4명이었다.

일단 기준금리 결정이 위원들의 다수결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통화정책 중심이 된 AIT

이번 FOMC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평균물가목표제(AIT)와 관련해 구체화될 내용이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장에서 AIT라는 새로운 정책 체계와 관련, "연준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moderately) 오르도록 용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를 통해 △ 완전고용 △ 물가 2%까지 상승 △ 일정기간 2%를 완만하게 웃도는 궤도 도달 필요성을 거론했기 때문에 AIT는 통화정책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지난 7월 회의에선 "위원회는 경제가 최근 이벤트를 이겨내고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로 들어섰다고 자신할 때까지 이 목표 금리 범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으나 큰 변화를 주면서 AIT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성명서는 또 "완전 고용과 장기적으로 2%의 물가를 달성하는 것을 추구한다. 물가가 지속해서 이런 장기 목표를 밑돌고 있어서 위원회는 일정 기간 물가가 2%를 완만하게 웃돌아 향후 물가가 평균 2%가 되고, 장기 물가 기대가 2%에 잘 고정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고 했다.

이는 이전 성명에서 '대칭적인 2% 물가' 달성이 목표라고 규정했던 데서 큰 변화를 준 것이다.

■ 경기, 예상보다 선방했지만 코로나 대응 천명

9월 회의의 경제와 금리에 대한 전망엔 모두 17명(금리 16명)이 참가했다.

전망엔 FOMC 투표권자 10명(연준 이사 5명, 뉴욕 연은 총재 + 지역 연은 총재 4명)과 나머지 지역 연은 총재 7명이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성장률 전망은 -6.5%에서 -3.7%로 대폭 개선됐다. 하지만 연준은 경기 불확실성에 초점을 뒀다.

파월 의장은 "2분기 대비 경제활동이 개선되고 있으나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면서 "회복 속도는 자연스럽게 둔화될 것이며 최근 지표에서 재정정책 효과가 입증된 만큼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 제로금리 약속..장기 시장금리 상승 이어가

연준이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시사했지만, 시장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반등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16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6bp 오른 0.6961%를 기록했다. 금리는 3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0.7%에 바짝 붙었다.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9bp 상승한 1.461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4bp 오른 0.1410%, 국채5년물은 0.96bp 상승한 0.2802%를 나타냈다.

장기금리 상승은 우선 연준이 AIT를 통해 물가 상승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볼 수 있다. AIT 시스템을 도입한 이상 상당기간 2%를 웃도는 물가 상승을 용인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이벤트가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오른 데엔 물가 상승 수준에 대한 모호함, 채권 매입을 통한 금리상승 제어 의지의 불확실성 등에 기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리세션 이후 기대물가가 2%를 상회하고 코어 물가 역시 2%에 근접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시장은 물가의 오버슈팅 수준에 대한 언급이 있길 바랬는데 연준은 모호한 답변으로 마무리했다"면서 "또 포워드 가이던스와 이 가이던스를 실현할 QE 계획을 원했으나 이 부분 역시 미흡했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시장은 기대물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명목금리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연준이 자산매입을 통해 시장금리를 낮춰줄 의지가 있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큰 변화를 꾀했지만, AIT 등 변화 방향은 알려진 상태였다. 특히 금리 제어를 위한 연준의 실제 액션이 미흡하다는 점이 금리 상방을 열어뒀다는 평가도 나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선 YCC(YCT) 등과 관련해 연준이 뭔가 내놓길 바랬는데, 실제 액션은 별 것 없었다는 지적도 보였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부에선 여전히 YCC 등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액션은 부족했다"면서 "연준이 뭔가 대단한 변화를 준 것처럼 포장했지만 포워드 가이던스 등을 봤을 때 모호한 면도 있다"고 밝혔다.

■ 이벤트 모호함과 자산매입 불확실성 속 평가절하 시각도 많아

파월 의장은 "새 포워드 가이던스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이며 룰보다는 정성적 평가(judgmental assessment)를 중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잭슨홀 미팅에서 천명한 AIT를 통해 대단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미국 현지 시장에선 알려진 것 외에 신선한 내용이 없었다는 평가들도 많았다.

씨티는 "도비시한 서프라이즈라기 보다는 분식(cosmetic change)"이라고 평가절하했고 BoA는 "성냥불 켜고 어두운 방을 걸어가는 모양새"라는 인상을 적었다.

JP모간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으며, UBS는 "정책금리 변화를 이끌 지표 레벨을 밝히지 않아 모호했다"고 했다.

연준이 자신들도 크게 확신이 없는 일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일었다. 연준이 룰보다 '재량'을 강조한 것 역시 자신들 역시 스스로의 전망을 못 믿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연준이 완화적 금융여건 조성을 위해 채권을 살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언제, 어떤 채권을 살지 애매하다는 진단들도 나왔다.

골드만삭스 등은 "단기간 내에 현재의 매입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노무라는 "향후 연준 통화정책 초점은 자산매입 속도나 만기구성 등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향후 MBS 매입을 자제하고 대신 국채를 늘릴 수 있다거나 장기채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들도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자산매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는 모습이다.

■ 연준의 이상한(?) 약속..물가 보면 금리인상 가능할지 의문이란 평가들도

연준이 용인할 수 있는 물가 상단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연준이 물가 궤적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PCE 지수의 최근 4년간 평균 상승률은 1.63%였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아예 금리 인상을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계획을 내놓은 것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PCE 물가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의 물가 상승률 타겟은 사실상 기존 2%에서 2.4~2.5%로 상향 조정된 셈"이라며 "이번에 업데이트 된 물가 전망에서는 외삽을 제거한 레인지의 2023년까지 상단은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외삽을 포함하더라도 2021년 단기적으로 2.4% 전망이 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상단이 다시 각각 2.2%, 2.1%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결국 연준의 정책 목표가 ‘상당기간 2%를 넘는 물가상승률이 유지되는 것’인데 2022~2023년으로 넘어갈수록 연준 목표 달성이 오히려 어려워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 스스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연준은 무제한적 완화 스탠스를 천명한 것"이라며 "물가지수 타겟팅 방법을 활용할 때 2.5% 물가상승률을 가정하면 2028년에 물가 추세선 회복된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고 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상 우려를 통제해 명목금리 상승 속도를 제어하는 동시에 BEI 확대를 통해 실질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도"라며 "기준금리가 2023년까지 동결 전망인 가운데 물가 전망치 중간값은 2023년까지 꾸준히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AIT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과연 연준이 기대 만큼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많았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전망대로라면 PCE 물가지수가 2023년이 돼야 비로소 연간으로 2%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연준은 평균 인플레이션 산정에 있어 공식적인 규칙과 공식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2023년 이후 몇 년 간 2%를 초과하는 물가상승률이 지속돼야 평균 2%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 점도표에 제시된 2023년보다 더 오랫동안 현재의 제로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준이 AIT를 한다고 했는데, 물가전망을 보면 아예 금리인상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면서 "연준이 대대적인 변화라고 선전은 했는데,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연준, 카드 아끼면서 상황 관찰할 가능성

9월 FOMC 내용은 도비시하다고 볼 수 있다.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시사, 파월이 표명한 강력한 완화적 스탠스 등을 그 근거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예상에서 별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이나 불확실한 요인을 많이 남겨 둔 데 중심을 둔다면 연준 스탠스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실제로는 행동을 상당히 조심하고 있어 제로금리 약속을 곧이 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현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한 한마디는 ‘우리는 아직 정책의 탄약이 많이 남아있다’는 부분"이라며 "이는 여지는 있지만 당장 쓰지는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연준의 현재의 통화정책 수준에 만족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입으로는 도비시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상황을 주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시장 일각에선 AIT를 실시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자산매입(QE)이나 일드커브 컨트롤(YCC)같은 정책을 시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파월은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윤 연구원은 연준이 뜸을 들이는 이유와 관련해 "전염병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써야 할 탄약을 아끼는 부분과 당장 경기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면서 경제관련 수정 경제전망(SEP)은 6월에 제시한 수치보다 성장, 물가, 실업률 공히 개선여건을 반영하여 상향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 연말까지 연방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나 현재 완전고용 레벨로 판단되는 실업률 4%대 진입과 연간으로 물가가 2% 이상을 상회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정책변화 가능성을 주목한다"면서 "연준 정책은 완화적이지만 시장친화적 스탠스가 강화될 가능성은 낮아 연내 미국채10년 금리는 0.9% 상단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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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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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의 약속...믿음과 의심, 그리고 모호함

자료: 대폭 변화된 연준 스테이트먼트..출처: 국제금융센터

자료: 대폭 변화된 연준 스테이트먼트..출처: 국제금융센터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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